유치원때에는 그럭저럭 어리니 집 동네 자체가 놀이터라 몰려 다니며 놀았다 해도...
꽤 머리도 커갈 초등학교 때부터 저는 친한 친구들을 마음대로 집에 데리고 온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큰 맘 먹고 용기내어 한번씩 친구들을 데려오면...
아무리 어리다해도 그때에는 그 것이 사회생활이고 우리 딴엔 하나의 인격체로 크게 보이잖아요.
친구들이 동정을 하고...
더 잘해주고...
약속시간에 늦어도 난 친구들이 봐주고...
먹을 것을 싸주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였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 친구가 참 대견스럽기도 고맙기도 하고 선명하네요 아직도...
어머니 아버지 두분 다 계시지만, 어머니는 애최 일을 안하셨고 아버지 혼자 버셨었는데,
제가 성인이 된 지금 22살까지 전세집 한번 못 구한 아버지를 원망도 솔직히 많이 했었고,
지금도 됩니다. 안된다면 거짓말이고...
아버지가 건축일을 하시면서 심하게 적게 버는 것도 아니고 바람을 피울 인물도 더더욱 아니신데...
일꾼들 사이서 나름 성실하다고 소문도 자자한데 왜 그렇게 돈을 못 모았는지는,
외가쪽 친척이 나 어릴적 한마디 하는걸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렇게 돈 좋아하시는 양반이 애들 다 커가는데 여적지 전세집 하나 못 마련을 했을까??'
그렇습니다.
난 그 말을 그 어린나이에 듣고 정말 왜 그럴까? 왜 그렇게 능력이 없으실까?
다른 집은 부모 하나라도 잘만 살든데 나에 비해서...."
언제나 길가집 반지층에서 살아왔죠. 1층에서 살아본 적이 없네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지금 성인이 된 지금에도 제 나이 22살임.
게다가 아버지가 술을 무지하게 좋아하시고 어머니도 그닥 열악한 환경에 헌신하여 대처할 그런
인물이 못되시기에... 부모님 두분 몸싸움도 무지 잦았고, 그러니까 별로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내가 가난에 질려버렸다고 해야 하나? 그런걸 보고 자란 내가 성격이 순탄케 자라지만은 않았을...
그래서 왜 결혼할 때 집안을 본다는 말이 이해가 이제 조금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 스스로 부모에 대한 기대는 버리고,
나 열심히 살면 내가 일으키면 되지 않겠나! 하면서 아둥바둥 해보지만,
그 역시 쉬운게 아니기에...
그래도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남들 고등학교 때 남자친구 하나둘씩 사귈때
저도 인연이 닿아 사귀기도 하고 지금까지 여러번 사귀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사춘기가 왕성할 고등학교 처음 남자친구를 사귄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연애를 하면서, 남자친구가 집에 데려다준다고 했을 때, 또는 우리집에 놀러 오고 싶다 할 때,
오히려 전 거절했었습니다. 완강히
남자들 입장에선 이상했겠죠.
아끼는 여자친구 집까지 데려다준다해도 항상 마다하는 모습, 당황하는 모습....
왜 항상 집 앞까지가 아니라 동네에서 가라고 하는 것일까? 라고 말이죠.
한번은, 동갑내기 남자친구를 사귈 때 일입니다.
너무나 데려다주려고 하는겁니다. 항상 거절하니까, 남자친구가 호기심이 발동하여 날 미행한 모양.
제가 남자친구 가는 뒷모습을 보고 헐레벌떡 달려 내 반지층 길가집으로 쏙 들어가는 것을
남자친구가 봤나 보더군요...
그때의 그 챙피함 당황스러움 비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더 어려서 그랬던게 아니라 지금도 그렇구요.
그런 나의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고 그 때 남자친구가 말하기를,
본인은 가난하고 그런 것 게의치 않으니까... 그런 것 때문에 맘 졸일 필요 없다... 라고 위로하더군요.
그 말에 용기를 얻은 적이 있었고...
한번은, 나이차가 많은 연상을 사귀었었는데
그 남자친구도 집안 형편이 저처럼 열악한 편에 속하여 길가 반지층 같은 상황이라
아마 제가 후에 힘들게 용기 내어 집에 데리고 올 수 있었던 기억도 있구요...
그 외에 사귀던 남자분들은 집이 다 저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잘 살고 그런게 아니라, 적어도 햇빛이 들지 않는 습기찬 어두운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또 제가 경험한 문제는,
나의 집을 알아야 어디 함께 모임을 하고 술자리를 하고 내가 좀 취해도
남자친구가 날 집 앞까지 데려다 줄텐데, 내가 절대 집을 알려주지 않고 보여주지 않으니
남자친구가 난감해 한다는 사실...
그러나 그 때를, 기회라고 생각을 하는 미성숙한 비인간적인 남자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 정상인 남자라면, 날 생각하는 남자라면, 날 좋아한다면
기회라고 생각을 하기 전에 빨리 집에 데려다 줘야 한다는 책임감 의무감을 갖죠.
그러나 집을 뭐 알아야 데려다주지.
여자친구는 술이 과했지... 꾸벅꾸벅 길가에서 졸지...
핑계가 아니라 그러다가 모텔을 갈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생기는...
처음엔 핑계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좀 이해가 되는 부분이구요...
그래서...
나의 집을 아는 친구는,
나와 정말 친한 동성 친구 동창 2명 뿐입니다.
그 친구들 또한 데려오기 정말 힘들고 많은 용기를 필요로 했었죠.
'뭐 그런걸 다 용기를 가져?' 라고 할 게 아니라, 어릴적에는 나도 그런 생각으로 많이 데려왔었지만
그럴 때마다 역시나... 나를 동정하고 바라보는 눈초리... 성인이 된 지금도 선명합니다.
상처가 된거죠... 가난이...
암튼 친한 동창은 데려올 수 있고 편한데...
앞으로 문제죠...
지난 이별을 뒤로하고...
현재 새로 막 사귀게 된 남자친구가 있는데, 역시나 헤어질 때 데려다주려고 합니다.
물론 자기를 만나러 가는 그 길이 궁금하고 내가 사는 곳이 궁금하겠지만, 저는 아직 정말
보여주거나 데려오고 싶은 맘이 없습니다.
사귄지 오래 되고 정말 확신이 서면 데려올까 말까인 우리집인데...
거절을 하면 할 수록 더 궁금해 하고 솔직하게 '나 집이 가난해서 싫어 나중에 초대할게' 라고 말하면
알아들어야 하는데, 나이차가 많은 남자분이면 이해를 하죠.
건들지 말아야 할 부분이라는걸 감지를 할텐데...
그게 아니고 또래 별 나이차가 안나는 남자를 사귀면 그렇게 떼를 씁니다.
왜 집을 안보여주냐...
가난이 무슨 상관이 있냐... 난 다 이해 한다... 꼭 알아내고 말거다... 그래야 데려다 준다... 등등
헤어질 때마다 그 힘들게 합니다. 화가 나죠.
그냥 이쯤에서 가줬으면 하는데... 굳이... 그렇다고 내가 내 안에 있는 문제를 챙겨주려는 남자친구에게 화를 낸다면 그건 남자친구에게 내는 화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내는 화 인데도 불구하고
사태가 안좋아지고 정말 속이 상하죠...
어련히 때가 되면 마음을 완전히 열텐데... 꼭 가난한 우리집을 보여줘서...
설레이고 타오르는 애정보다 동정이나 이해심을 더 유발시키는 것이 난 싫어서.
자존심이 세서... 근데 자존심 안 챙길 수가 없어요.
사람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하지만, 나도 털털 다 보여주고 싶고 편하게 생각하고 싶지만, 그게 되나...
친척은 말합니다.
'그래도 너 결혼할 때, 남자도 데리고 오게 하려면 빨리 돈을 모아 이사를 가야겠다라고
아버지가 자주 말씀을 하신다라고.....'
맘이 아프죠...
하지만 가난은 싫죠...
그래서 내가 열심히 살아야죠...
그러나 어린 나이를 핑계삼아 방황하는 내 모습이 참...
지금은 직장다니고 있구요.
언제쯤... 벗어날 수 있으려나요? 얼마나 노력을 해야... 얼마나 열심히 살아야...
나도 당당하게 기지개를 펼 수 있으려나...
집이 그래서 연애를 안하는 것도 웃기고 나도 나중엔 또 연애해서 결혼을 할 시기가 올 것 아닌가?
데이트 하고 헤어질 때마다 남자친구에게 핑계 대는 것도 지겹네요...
하도 거절하니까 나중에는 먼 거리라도 데려다주지 않는 것이 또 당연시 되어버리더군요.
참 난감하고 갑갑하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