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을 써도 될만한 장소
영국의 하이드파크에 가보면 재미있는 장소가 하나있다.
이름하여 제멋대로 떠들어도 좋다는 속뜻을 지닌 스피치 라운지가 있는데 여기서 벌어지는 행태는 실로 가관이다.
그 대상이 지구상의 어느 국가이든 을 막론하고 사상, 이념, 종교, 도덕, 정치, 문화 등의 차원을 초월하여,
자기가 떠들고 싶은 어떠한 내용이든 실컷 떠들어대도 문제를 삼지 아니한다는 규약을 가지는 그야말로 완전한 언어적 표현의 자유를 구가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별의별 이상한 소리로 악을 쓰는 흑인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옹알거리며 기도를 하는 이도 있고, 눈알을 까뒤집고 입에 거품을 잔뜩 머금은 채 온갖 욕설을 지껄이며 자기네 정부체제를 비난하는 마르크스 추종자와, 신 나치의 세계는 꼭 재현되어야 한다 독일인이여 다시 한번 어쩌고 하는 이상한 논리를 피력하는 친구들도 등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장소에서 확성기 따위의 음량 확대 보조장치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오로지 육성만을 사용하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주변의 구경꾼이다.
그까짓거 관심도 없다는 표정으로 지나치는 행인이 있는가 하면 화자가 바뀔 때마다 일일이 그 사람의 주장을 녹음기로 녹취하기에 열을 올리는 부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