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속에 비친 바다의 모습이 보고싶어서 찍었습니다. 그런데 잘나온 것 같아 기쁘네요^_^;; >
![]()
What R U Looking At?
나는 대체 무얼 보고 있는걸까?
2006년 제 1회 목포해양문화축제가 열리는 첫날인 4월 8일 아침.
우리나라의 유일한 범선이라는 코리아나호를 타기 위해 일찍 일어나 신안비치호텔 앞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했다. 혹시나 배멀미를 하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걱정을 안고 도착했을땐 9시 40분 조금 지나 있었다. 주관하는 도서문화연구소 측 조교선생님과 항해체험을 담당하는 지도자분, 그리고 몇명의 교수님들이 먼저 와 계셨다. 모두 학교 과 선배님, 교수님들이셨기 때문에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뱃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다.
저 멀리서 시험항해를 하는 코리아나호가 보였다
![]()
범선은 생각보다 작았지만, 나의 기대감은 그것보다 커졌다.
코리아나호를 타려는 다도해사업단 소속의 학생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고, 다들 벌써부터 촬영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범선의 닻은 내려지고 배에 오를때, 햇살이 목포 앞바다에 부숴지는걸 볼 수 있었다. 선장님의 코리아나호 소개와 러시안부선장님, 그 외 한국해양대학생들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출항하는 범선은 학생들의 환호와 즐거움으로 가득찼다.
![]()
범선안엔 처음 보는 것들이 참 많았다. 영화에서만 보던 키잡이와 나침반, 돛이 매어있는 철사로프라던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밧줄들과 로프들은 어디에 쓰이는지 궁금했다.
![]()
![]()
배에 오른지 약 20여분이 지나자 드디어 Main Mast를 올리게 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촬영 도구라곤 700만 화소의 캐논 IXY 디카뿐이였다. 때문에 화질이 좋지 않지만, 내눈으로 직접 본다는데 의미를 두고 찍었다. 다른 마스트도 올릴 줄 알았는데 날씨가 매우 화창하고 바람도 적당하기에 메인만 올리는 것 같았다.
![]()
가운데 중앙키를 잡고 계신분이 러시아에서 온 부선장님이다. 해양대생들이 그분을 둘러싸고 계속 질문을 해대는 통에, 난 그들이 잠시 정신을 판 순간 겨우 말을 걸 수 있었다. 배에 오른지 약 25년이 되었다는 그는 한국에 대해 매우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러시아 사투리가 섞여 무슨말인지 정확히 알아들을 순 없지만, 강한 어투로 자신이 한국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탈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자신있게 어필했다. 러시아 여자들은 참 아름답다는 나의 말에 즐겁게 한국여자들은 마음도 착한 참 예쁜 사람들이라고 했다.
![]()
바람이 살짝 차갑게 느껴져, 갑판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역시나 이런저런 장비들과 함께 선원들의 휴식처가 있는 복도가 보였고, 항해일지와 지도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책상들, 코리아나호의 설계도는 내가 범선에 타긴 탔구나!라는 실감을 하게 했다.
![]()
회의실의 창문을 통해 고하도가 길게 뻗어있는 모습을 보고 다시 갑판위로 올라왔다. 내가 잠시 아래 내려가 있는 동안, 선장님께서 노래를 가르켜주시면서 몇몇 학생들을 시키셨다고 했다. 아쉽기도 하고, 다행처럼 느껴지기도 하니 참...아무튼, 배에서 보는 평화광장의 축제 모습과 유달산의 바위들은 색다르게 보였다. 또한 목포 팔경중 유산기암(儒山奇巖: 유달산의 기묘한 바위들의 아름다운 현상을 말함)을 제대로 볼 수 있었다. 배터리 부족으로 찍을 수 없어 매우 아쉬웠다.
![]()
햇살은 눈부시게 비치고,
나는 배의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가볍게 몸을 흔들고,
여학생들은 여기저기 사진찍으며 개나리꽃 처럼 화사하게 웃고,
남학생들은 선원이 된 것 마냥 신나게 떠들기에 바쁘다.
![]()
전반적으로 참 좋았다. 선장님은 정말 친절하게 설명해주셨고, 날씨는 따듯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생각보다 멀미도 덜했다. 배의 속력도 적절했으며, 신기해 할만한 것들이 기대했던 것만큼 많진 않았지만, 범선 항해 체험에 딱 좋은 조건들로 가득차 있었다. 아쉬운게 있다면, 우리가 탔던 범선은 유럽형이었다는 점이다. 가능하다면 목포해양문화축제 행사장 앞에 띄어놓은 가거도배나 이순신의 역사가 있는 곳이므로 거북선을 재현하여 탈 수 있게 한다면 많은 관광객들을 부를 자원이 될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타기엔 보호자 없이는 당연히 승선이 힘들 것으로 보이며 조금 위험해 보였다. 배의 양 옆으로 통로는 좁았고, 난간은 무릅위로 겨우 올라오는 정도였다. 그리고 어른만이 걸터 앉을 수 있는 갑판이었다.
![]()
아무튼, 내겐 정말 즐거운 범선 항해였으며, 아직 신청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피아니스트의 전설'이란 영화에 보면, 주인공 1900은 말한다.
"바다는 분명 소리가 있어.
그건 말이지, 굉장한 비명과 같아!
그 소리는 이렇게 말하지, 삶은 무한하다고."
1900이 말한 바다가 외치는 소리를 듣진 못했지만,
적어도 난 바다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무한하다고 느끼고 돌아왔다.
코리아나 홈페이지 주소: www.yachtschoo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