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게시판지기의 공개일기2] 인터넷에서 만나는 여자에게 용기를

게시판담당자 |2003.03.15 21:38
조회 3,961 |추천 0

읽는다는 행위를 무척 좋아하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읽을 거리는 신문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신문을 읽지 않는다.
신문을 볼 시간이면, 단 몇 페이지라도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사실적인 거짓말,이라는 느낌 때문이다.
신문이 언론의 횃불? 이라는 그런 표현은 거부감이 든다.

엄연히 신문 또한 비즈니스이다.
신문의 모든 눈에 잘 띄는 지면은 광고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나는 신문을 보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 나에게 인터넷은 신문을 읽는 유일한 곳이 되었다.

내가 일하는 사이트(네이트)에서 메인 화면에 실시간으로 뜨는 뉴스들은 거의 본다.
물론 제목만 보는 것도 있지만...

그래서, 신문을 읽지 않는 나도, 신문을 읽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상식 수준은 유지할 수 있다.

 

전철을 타고 출퇴근 하는 나는 지하철 안에서 좀처럼 신문을 보는 일이 없다.
대부분은 책을 읽는다.
나의 독서는 거의 전철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내가 전철을 타지 않았다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오늘은 신문을 한 장 샀다.
이렇게 가끔 신문을 살 때가 있는데, 그 때는 정말 읽을 거리가 없을 때이다.

 

신문을 펼쳐든 순간, 오늘부터 2030이란 섹션이 생겨서 신선한 기사를 제공한다는 광고를 발견했다.

그리고, 2030 섹션을 읽는 동안 나는 은근히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의 기사는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관이 변해 간다는 것이었는데, 그 내용은

 

"요즘 여자들은 결혼 자체를 원하지 않을뿐더러 남자친구와 옆집에서
평생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남편이 아닌 파트너로 생각하며
애도 낳길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좋은 관계로 평생을 유지한다."

라는 내용이었다. 계약결혼 혹은 선동거 후결혼보다 더 파격적인 방식이라며
근사하게 소개하고 있었다.

거기다 실제로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을 가명으로 소개하며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언론 출연을 하지 않는다는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여 있었다.

 

그러나, 나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상처받은 여자]들의 글을 본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위의 기사같은 삶을 꿈꾸지 않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더 다가가고 싶어하고,
같이 살고 싶어하고, 그 남자의 아내로 평생을 살아가고 싶어한다.
그것이 불행한 삶인지, 행복한 삶인지 모르지만....

그리고, 난 그것이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여자들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기사는 기사처럼 살지 않는 다른 여자에게
마치 '당신은 생각을 바꾸지 못해 불행한 삶을 살지 모른다'라는 독설을 퍼붓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평범한 꿈을 꾸는 여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생각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며, 많은 사람들도 당신과 같은 상처를 받고 있다고
때론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을 받아 행복해 하고, 또 사랑을 받지 못해 슬퍼하고
사랑하는 남자에게는 평생 아내가 되어 주고 싶은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고.

난 오늘 그 기사를 읽으며 자신이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고
상처를 받았을 여자들을 떠올리며 그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이 세상에는 사랑하는 남자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평생 살겠다는 여자보단
좀 더 사랑하는 남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눈물 흘리는 여자가 더 많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난 그들이 솔직하게 게시판에 올리는 글을 읽고 있는
성실하고 마음 따뜻한 독자가 될 것이다. 영원히....

 

 

 

 

 

☞ 클릭, 아홉번째 오늘의 talk보기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