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이제야 미래를 설계하는 재미를 느끼는 군요.

박쥐대장 |2006.10.19 05:26
조회 91 |추천 0

 언제나 글만 읽다가...

 

 느끼는 것이 많아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방에 사는 27 먹은 늦깍이 대학생입니다. 4학년이라서 이제 취업을 목전에 두고 있죠.

 

 저는 군대를 전역하고 부터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찾았던 길이 공모전이었습니다.

 

 학과 공부로는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았고, 영어는 성적이 오르지 않고(재능이 없었던 거겠죠^^;;)...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길, 또는 재미를 느끼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을 찾아야만 했기에 공모전을 생각했습니다.

 

 이끌어 주는 사람 없이 2년 간 죽어라 공부를 하고 밤잠 안자면서 야간 작업을 해서 겨우 겨우 몇 몇 공모전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뿌듯한 상금도 그럭저럭 받았고요.

 

 하지만 그렇게 번 돈을 모으지 못하고... 너무나도 쉽게 쉽게 써버렸었습니다.

 

 몇 년만에 생긴 여자친구와 커피숍, 패스트 푸드점, 레스토랑 등등을 자주 자주 들리며 썼고, 괜히 친구들을 만나면 허세 부린다고 술값을 계산하고 바도 다니고... 어쩌다가는 분에 넘치는 양주도 사 먹고...

 

 그렇게 2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모전 덕이였는지 그럭저럭한 프리랜서 일도 하게 되어서 집에서 용돈을 받지 않고 2년을 보냈지만, 제 주머니는 마르지 않았지요.

 

 그러던 올 해 초.

 

 문득 통장을 봤습니다.

 

 잔액 0원.

 

 프리랜서로 일을 자주 맡아서 했기에 항상 월 중순에는 꽤나 많은 돈이 입금되었지만, 핸드폰 요금과 인터넷 사용료가 인출되는 날 이후에는... 항상 0원이였죠.

 

 그래서 체크카드 내역을 봤습니다.

 

 술집, 인출, 베니XX, 아웃X..., 무슨 무슨 레스토랑...

 

 예쁜 후배들 보면 항상 분위기 좋은 곳을 찾게 되었고, 소개팅을 하게 되어 애프터를 나가게 되면 휘황찬란한 곳만 찾았었습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기에... 여자를 좀 좋아라 했습니다...-_-;;;) 또한 그리 안면이 없는 후배들에게 친해지자는 명목으로 자주 술도 사주고,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들과도 자주 바를 가면서 지갑을 꺼냈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내 마음이 우울할 때면...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몇 없더군요. 친한 친구 몇 명과 나를 잘 따르는 후배 몇 명...(모두 남자죠ㅎㅎㅎ)

 

 이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중순부터는 달라지기 시작했죠.

 

 주택부금도 넣고 적금도 넣고. 최소한의 쓸 돈만 쓰고, 사치라고 생각하는 일은 과감하게 절약하고...

 

 친구들과 술을 마실때도 대포집과 호프집을 이용하게 되고...

 

 자연스레 대인관계가 정리되더군요. 나를 지갑으로만 여기던 안타까운 대인관계와는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허다해졌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쌓여가는 소중한 노동의 대가들.

 

 왜 이런 것을 진작에 몰랐는가를 느낍니다.

 

 특히 주택부금을 넣으며 부금이 만기가되면, 몇 년후에 적금을 타고, 몇 년후에 어떤 준비를 하고, 그리고 또 몇 년후에 소중한 내 인연을 만나 결혼을 하고 나의 집을 장만하고... 지금은 이런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사치로 일관하던 제 씀씀이에서, 이제는 미래를 설계하는 씀씀이가 되어가는 저의 모습이 너무 설렙니다.

 

 미래를 설계하는 재미가 이것이구나...

 

 요즘에는 면접 준비를 하며, 프리 일을 하며, 장만한 사진기로 사진을 찍으러 다니며, 마음 맞는 친구와 낚시를 하며 대학교 4학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키가 작은 제 콤플렉스를 덮기 위해 돈을 쓰면 멋있어 보인다는 강박관념을 가졌던 제가, 이제는 홀가분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치와 낭비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저의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세상은 준비하는 사람에게 더 큰 미소를 짓는다는 것을 깨달으며...

 

 새벽녘에 저축은행을 뒤져보다가 이제야 후회섞인 넋두리를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