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깔입니까? ... (11)
니가 죽었을 때.. . 평생 너만을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리고 그럴 수 있을거라고.. 아니 그럴거라고 믿었었는데.
하지만.. 어느날 어떤 여자아이가 하나가
여름날의 소나기처럼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나서 물었어.
너의 사랑이..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다고....
그렇다고 대답해야 하는데..
그런데.. 점점 자신이 없어져.... ...
나 어떻해야 하지.. 지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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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스치는 바람이.. 호수의 표면에 아름다운 물결을 새겨넣고 있었다.
이제 겨우.. 아침잠을 깬 햇살에 비친 호수의 풍경은 아마 그 어떤 화가가 어떤
물감으로 표현한다해도 절대로 표현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아름답고 여유로웠다.
지혜가 잠든 이 곳.. 그래서일까?.. 재훈은 이 곳을 보며 지혜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처음 지혜를 보내던 날부터... 지금까지 몇 번이나 보았던 풍경이였다..
하지만 아무리 익숙해지고 익숙해져도 변함없어서.. 언제나 함께 있을 때..
변함없이 자신을 편안하게 해주던 그녀와 같아서... .... 그래서... .... .
여기에 올때면.. 지혜와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곤 했었다.
하지만 그래서.. 오늘의 호수는 그 어느날의 호수보다 불편하게 느껴졌다.
여기에 오면 조금 기분이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갑갑하기만 했다.
지혜가 옆에 있었다면.. 그랬다면 좋았을텐데... ...... .... ......
“ 역시.. 여기 있었구나. .. . ... ”
목소리가 들렸지만.. 재훈은 돌아보지 않았다. 굳이 돌아볼 필요도 없었다.
목소리의 주인 역시 재훈의 행동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듯..
재훈의 옆에 털썩.. 걸터앉았다.
“ 미경이한테 물어서 겨우 알아냈어.. ”
“ .......... ......... ........... ......... .............. ....... ”
“ 아마 혼자 있고 싶어할 거라고 미경이는 말렸지만... ... ”
그렇게 덧붙이고는 크게 기지개를 한 번 켠다.
“ 와.. 정말 멋있다.. 이런 곳이 있을 줄 몰랐네.. ”
“ .......... .............. ............. ......... ............. ”
하지면 여전히 재훈은 목감기라도 걸린 것처럼 입을 닫고 있었다.
“ 역시 미경이 말처럼 괜히 온건가?.. 나 갈까??. ”
“ ................ .......... ....................... ........... ......... ”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설아의 팔을 재훈이 다시 잡아서 끌어내렸다.
“ 그냥 앉아있어.. ”
“ ... 고마워.. 그럴거라고 생각했어. 혼자 있고 싶지 않을거라고..
정말로 혼자 있고 싶은 사람같은 건..없으니까.. ... ....... ”
그제서야 설아에게로 얼굴을 돌리는 재훈... ...
무슨 부끄러운 말이라도 한듯이 설아는 재훈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 모습에 재훈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지었다.
“ 너랑.. 안 어울리는 말이야.. ”
“ 알고 있어... 후훗.. ”
그렇게 재훈을 따라 웃고는 다시 말을 잇는다.
“ 혼자 궁상떠는거 안 좋아.. ”
“ 가끔씩은 괜찮잖아..? ”
“ 하긴.. 여기 너무 분위기 좋다..
혼자 궁상떨기 안성맞춤!!
아 지혜한테 인사해야 하나? 안녕? 지혜야~!!!!! ”
반말해도 되겠지? 동갑이니까??.. 라고 조그맣게 덧붙이는 설아의
모습에 재훈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흘렀다.
“ 지혜가 싫어할 거 같은데??..싸가지 없다고.. ”
“ 아!..그래?.. 그럼그럼 알았어.. 안녕하세요? 지혜씨. “
“ 그건 좀 나이들어 보이는군.,. ”
“ 그럼 어쩌라고!?!!! ”
“ 푸훗.. 미안 미안... ”
한껏 가느다른 눈으로 뜨고 재훈을 째려보는 설아였지만 그 모습
역시 무섭다기 보다는 귀여워서.. 또다시 웃어보이는 재훈.. ..
조금은 가벼워진 듯한 재훈의 표정에 설아 역시 금방 표정을 되돌렸다.
“ 나 물어봐도 돼? ”
“ 어떤거? ”
“ 지혜에 대해서 물어봐도?.. .
알고싶어.. 말하기 싫으면 안해도 되고... ”
그냥 예전부터 쭈욱... 궁금했었다. 어떤 사람일까?...
이렇게 한 남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여자는.... .....
“ .......... ............. ........... ................. ......... ”
갑작스러운 설아의 요청에... 딱히 답이 떠오르지 않는 재훈이였지만..
마법이라도 걸린듯이.. 어느 순간.. 지혜의 얘기를 ...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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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지혜를 봤던 건.. 신입생 환영회 때였다.
처음으로 대학생활를 시작 하던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하기만 하던 그 때.....
선배들을 소개받고.. 또 앞으로 같이 대학생활을 할 친구들을 알게됐던 그 때
지혜는 그 많은 친구들 중에 하나였다..
눈에 띄는 외모의 소유자였긴 했지만.. 첫눈에 반하거나 한 건 아니였다.
아니 오히려 첫인상은 좋지 않은 편이였다고 할까?..
그다지 표정의 변화가 없는 그 얼굴이 웬지 거리감이 느껴졌다.
많은 남자선배나 동기들이 말을 걸고 싶어했지만 그 딱딱한 분위기에 모두들..
눈치만 보고 있었다. 용기를 내서 말을 걸었던 녀석들도 하나같이 몇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는 그냥 돌아서고 말았다. 사교성이 많지 않은 듯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던 거였다. 나 역시.. 그런 녀석 중 하나였고.. 지혜와는 그저 지나치면서
인사나 하는 정도의 관계였다. 그리고 굳이 그 이상의 친분을 쌓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냥 그 정도의 거리면 되는 아이였다.. 처음의 지혜란 아이는..... .....
하지만 정말 인연이라는 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타나는 것인 듯 했다.
그녀와 친해지게 된 계기... 그건 단순히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서였다.
어느날.. 고양이 한 마리를 줍게 되었다. 아니 주웠다기 보다는 발견했다고 할까?
특별이 할 일이 없던 공강시간에 친구들을 기다리기 위해 잠시 앉았던 벤치.. 옆에..
자그마한 고양이가 한 마리 있었다. 보통의 고양이라면 사람을 보면 도망가기 마련인데..
어렸을때부터 사람손에 키워진 고양이 인 듯... 그 녀석은 나를 보고도 전혀 도망가지
않았다.거기다 목에는 목걸이 까지 걸려있었고. 때마침 심심했고.
동물을 좋아하는 편였던 나는 고양이를 안아들고는 장난을 치고 있었다.
. 그 때... 어디선가 나타난 지혜가 말을 걸어왔었다. 어디선가 급하게 뛰어온 듯
조그맣지만 빠르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 하아..하아.. 여기 있었구나....없어져서 찾고 있었는데... ”
“ 아!!..이 고양이 니거야? ”
“ 아니 그런건 아닌데... 가엾게 집을 잃어버린 것 같아.. ”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손에는.. 작은 참치통조림 한 개가 들려있었다.
그리고 그 때..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사람의 첫인상이라는 건..
믿어서는 안된다는 걸.. .그 날 우리 둘은 함께 그 고양이의 주인을
찾아서 돌아다녔다. 난.. 수업까지 빼먹고서.. .... .........
저녁 늦게서야.. 겨우 고양이의 주인을 찾아주고.. 주인에게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와.. 괜찮다고 손사레를 쳤지만 억지로 손에 쥐어주던
사례금을 들고 같이 저녁을 먹었다.
평소와 같이 말이 없고.. 웃음이 작은 그녀였지만... 같이 다녀줘서
고맙다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웬지 정의의 사도라도 된 듯한 기분이였다.
그리고 그 때 그녀의 엷은 미소가.. 얼마나 따뜻한지 알았다.. .
과학적으로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4분이라고 한다..
마법의 4분.. 그녀의 그 서툰듯한 미소가 내 마법의 4분의 시작이였다.
하지만 처음으로 시작된 사랑이라는 것에..난.. 너무 서툴기만 했었다.
혹시 내 마음을 그녀가 눈치챌까 언제나 조마조마 하고..
괜시리 말을걸어 볼 핑계거리를 만들려고 일부러 레포트를 안 하기도 하고..
단체문자를 보내놓고.. 그녀가 아는 다른 녀석들의 답문이 오면 짜증내기도 하고..
그리고.. 그녀에게 들킬까 언제나 그녀의 대각선 뒤에 앉아 그녀를 쳐다보고... . ..
그렇게 가슴 졸이던 시간을 보내다.. 결국엔..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했다.
어떤 선배가 그녀에게 고백을 했다가 거절을 당했다는 말을 들은 후였다.
이렇게 멍하니 있다가는... 그녀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 저기.. 너.. 좋아해도 돼?.. ... ”
너무 막무가내였고.. 너무 멋없었던 그 고백. .....
그 흔한 꽃한송이 사는 것조차 부끄러웠던 나의 어설픈 고백...
“ 무슨 남자가 그렇게 소심해? 너..정말 나 아니면 연애도 못하겠다.. ”
그녀는 내가 귀엽다는 듯이 말했다. 한없이 어리고 귀여운 동생을
바라보는 누나같은 표정..... 아마 그게 맞을지도 몰랐다. ....
그렇게 시작된 사랑속에서.. 그녀에게 난...
언제나 투정부리는 동생같은.. 그런 존재였으니까... ..
항상 그녀와 같이 있고 싶어서 그녀를 보채고..
다른 남자와 같이 있으면 불안해서... ...
그녀를 구속하고.. .작은 일이라도 그녀를 의지하게 되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도.. 부끄러워서 잘 하지 못하던
그 때의 날.. 그녀는 말없이 지켜봐주었다.
하지만 갈수록... 난 그녀에게 소홀해졌다..
아마.. 그랬던 것 같았다. 나에게 그녀는 공기같은 존재니까.. ....
존재하지 않으면 나 역시 존재하지 않는 거니까..
그녀가 내 옆에 있는게 너무나도 당연히 여겨졌으니까...
난 그녀가 영원히 내 옆에 있을거라고..멋대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 게 된 건..그녀가..
병원에 입원했다며 연락 해 왔을 때였다..
“ 어디 아픈거야?? 심한 병은 아니지? ”
“ 그냥.. 단순한 배탈이야... .... .
간단한 수술만 하면 된대.. .몇일이면 나갈거야.. ”
“ 병문안 갈까? ”
“ 아니야.. 가족들도 많고..괜찮아... 후후 나가서 보자.. ”
“ 그래 알았어.. 빨리 나아.. 맛있는거 사줄게.. ”
하지만.. 몇일이면 된다는 그녀의 퇴원소식은..
몇일이 지나고... 몇주일이 지나도..들려오지 않았다.
불안해졌지만 그녀는 병문안을 가겠다는 나를 한사코 말렸다.
“ 괜찮아.. 그냥...환자가 좀 밀려서 그렇데.... ”
“ 정말이야?.. ”
“ 그럼 내가 거짓말 하겠냐?.. 공부나 해..시험기간이잖아... ”
“ 빨리 나와.... ..... ”
“ 알았어.. 알잖아??.. 나 건강한거 빼면 시체야..후후.. ”
그녀가 없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
얼마나 그녀가 내게 소중한 존재인지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다.
작은 것 하나도 그녀에게 기대기만 했던 난... ..그제서야 깨달았다.
내가 그녀에게 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 .
그래서 그녀가 없는 시간동안 준비했다.
그녀에게 다른 내가 되어주겠다고.. 조금 더..
그녀에게 좋은 남자가 되어줄 수 있도록.. ..
간단한 요리도 배우고.. 노래연습도 했다..
그리고 같이 갈 수 있는 장소도 찾았다..
맛있는 요리집도 열심히 찾아다녔다.. ..
그러던 중 그녀의 수술날짜가 잡혔다.
“ 다음 주 토요일이래... ”
“ 그래?? 다행이다.. ”
“ 수술 하고 금방 퇴원할거야.. 후훗.. 기대해.!! ”
“ 그래 빨리 퇴원해.. 보고싶다.. 많이.. ”
겨우 안심이 되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그녀를 다시 볼 수 있다.
난 기대에 부풀었다. 그동안 연습했던 것들을 그녀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
그리고.. 그녀와의 마지막 통화 ... ...
잔뜩 기대에 부푼 나와는 달리...
그 날 그녀의 목소리는 유난히도 차분했다..
“ 나 없으니까 좋지? ”
“ 그래 좋아 죽겠다..다음주부터 또
그 지겨운 얼굴 봐야 하는 거야? “
“ 그래.. 나 없어도.. 그렇게 잘 지내야지.. ”
그녀의 담담한 목소리가 이상했다.
왜 갑자기 그런 얘기를 하는 걸까?..
니가 없으면 안되는 날.. 누구보다 니가 잘 알잖아.. ..
“ 갑자기.. 왜 그래?.. ..... ”
“ 재훈아..나 사랑해? ”
그동안 내게 한번도 물어보지 않았던 말.. ....
서툰 날 알기에.. 언제까지나 기다리기만 했던 말... .
“ 당연하지.. ..알면서 왜 물어.?. ”
“ 사랑한다는 말... 지금 해줄래? ”
갑자기 불안해졌다. 한없이 불안해져서 그래서......
방학숙제를 한껏 뒤로 미루는 꼬마아이처럼.. ...
“ 에이 왜 그래?? 갑자기...
빨리 퇴원해 퇴원하면.. 얼굴보고 많이 말해줄게./. “
“ 그래... 알았어...쓸데없는 부탁해서... 미안해.. ”
“ 뭐가??.... 에이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수술이나 잘 해..... ”
“ 그래.. 재훈아..미안해..정말.. 그리고 사랑해.. .. ”
다음 날 들을 수 있었다.. 지혜의 수술이 실패했다는 걸.. ..
죽기 직전의 사람의 예감은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다고 한다.
나조차도 한없이 불안하게 만들었던 그 날의 전화...
유난히도.. 수화기를 내려놓지 않던 그 날의 지혜는 아마
느낌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와의 마지막 통화를.... ....
그렇게 담담하게 나와 통화하기 위해서.... ......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지혜는......
뒤에서야.. 알게되었다.. 지혜의 병은 심각한 병이였다는 걸..
무균실에서.. 가족들은 물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한 체.......
그 오랜시간을 혼자서 싸웠다는 것도... 끝까지 병문안을
못 오게 했던 건..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라는 것도.. .
하루에 한 번씩 하던 나와의 통화가..
지혜에겐 유일한 낙이였다는 것도..
그리고..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었는지도... ....
하지만 난.. 바보같이 느려터지고 둔해빠져서.......
결국엔.. 그녀를 보내고서야..전부 알게되었다..
눈물이 빗물같이 흘렀다.
너무 미안하고 너무 아팠다...
마음이 아팠기에 몸도 아팠다.
그녀의 마지막 소원... ....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그녀의 그 작은 소원조차도 들어주지 못했던.....
내가.. 너무 밉고 싫었다......
말해줬으면 좋았을껄.....
사랑한다고... 과거에서 지금도..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한다고.. 말해줬더라면....
그랬다면..... .
마지막 나와의 이별이...
조금 더 편했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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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마음에 걸려... 마지막.. 그 전화...... ”
한없이 쓸쓸한 눈으로 재훈은 호수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 사랑한다는 말.. 해주지 못한거... 너무 후회돼... ”
그때는 알지 못했다. 작은 것 하나하나들이.. ...
이렇게 사무치게 가슴에 남을 줄은....
“ 알았을거야.. 지혜도. ..... "
설아 역시.. 재훈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햇살이 비쳐서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호수의 정경.....
“ 전해지지 않았을까?. 그토록 소중한 마음이라면... ... ”
“ ............... ................. ........................... .. ”
“ 그럴까?.. ”
“ 응 .. 그럴거야.. 틀림없이.. ”
근거도 이유도 없는 발언이었지만 특유의 밝은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는 설아의 모습에...재훈 역시 그렇게 믿어버리게 된다..
이 아가씨의 말이..어째서 그토록 ... 힘이되는 걸까?.
“ 하지만 난 여전히 지혜한테 너무 많은 걸 잘못했어..
기억을 더듬어 봐도.. 온통 잘못한 일밖에 없는데.. ..
갚을 길이 없어.. 이렇게 언제나 지혜를 사랑하는 일 밖에는.... “
“ 부럽다.. 정말... ...... ”
설아는 모은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은 체로.. 재훈을 바라봤다.
“ 너 같은 사람을. 먼저 만났다면 좋았을텐데..
그 사람보다 먼저.. 그랬더라면....난..... ...... “
마음이란건.. 제멋대로라서.. 아무리 숨겨두려고 해도..
가끔씩 입으로 나와버리고 만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금 설아의 말이 그랬다.. 너무나 오랫동안 묻고 있어서...
마음을 막기에는.. 더 이상 힘이 부쳐서 그래서...... ....
“ 그랬다면.. 믿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사랑이라는 걸.... .... ”
“ 설아야..... ... ....... ”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자신도 모를 눈물에 자신조차도 놀라서..
“ 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
금방 몸을 일으키면서 눈물을 닦았다.
“ 그냥.. 예전에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어.. ......
그런데... 날 버렸어.. 그냥.. 내가 싫대...
내가 싫어졌대.. 질렸다고. .. .. ...... “
- 사진 속의 그 남자...
“ 하하.. 그냥 평범한 얘기야.. 누구나 다 겪는 그런 거.. ”
- 그런데.. 왜 난 잊지 못하는걸까?.. 그 사람을...... .
설아는 자신의 마음을 더 이상 들키기 싫어서 급하게 시선을 옮겼다.
몇 마리의 철새들이 호숫가를 떠도는 모습이 보였다.
풍경이란 마음을 비추어서.. 그 모습이 한없이 처량해 보였다.. ..
“ 나 말이야... 사실은. 사과하러 왔어..
그 때 미경이 생일 파티에서의 일... ... ”
“ ............... ........... .............. ............. .......... ”
“ 나 때문에 많이 곤란했지? 하하 “
왜 이리 신경 쓰이는 걸까..?
이 재훈이라는 아이는.. ..... .......
처음엔.. 그저 오기반 호기심반이였다.
자신은 한 여자만 바라보겠다는 이 녀석의 생각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꺽어보이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사랑은 없으니까....그렇게 믿어왔으니까.. ....
아니 그래야만 했으니까 .. ......
- 어쩌면 난.. 억울했는지 몰라.. 나혼자만 상처받는게..
내가.. 버림받아야 한다는게..너무나 억울해서... .
너의 사랑이라는 것도.. 거짓이길 바랬는지도..
너무나.. 이기적이지.. 나란 사람......
하지만 너랑 있으면 자꾸만 욕심을 가지게 돼..
나도 사랑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그 아이처럼.. 나한테도.. 그런 사람이 나타날까 하는 마음......
나 한테 그런 행운 같은게 있을리 없는데 ... ........
“ 지혜란 아이보다 먼저 널 만났더라면. 좋았을텐데..... “
마지막 말을 하며.. 후후.. 작게 웃음 짓는 설아...
- 그랬다면... 상처받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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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잼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인데도 낮에는 여름수준의 더위를 자랑하는 군요;;..
감기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 ..
그리고 다음주엔 중간고사 기간이라서..
업이 안 될거 같네요..^^ 이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