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한테는 첫사랑이 소중한 추억이라는 거, 저도 잘 압니다.
둘다 서로가 첫사랑이었고, 그 첫사랑이 남자친구한테 어떤 존재였는지도 알구요.
남자들한테 첫사랑은 늙어 죽을때까지 잊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제가 보기엔 제 남자친구가 좀 유별난 것 같아요.
그 사람을 아직 잊지 못하는건지, 아니면 옛감정에 흔들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내 남자친구의 첫사랑은 제가 보기에도 털털하고, 여자답다기 보다는 중성적인 부분이 많은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 얘기를 들어 봐도 주변에 친구 처럼 지내는 남자가 많았고, 여자친구들 사이에
서도 인기가 많은 타입이었다고 해요. 그 사람이랑 직접적으로 얘기 해보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 싸이를 훔쳐보다 보면 그런것 같습니다.
남자친구는 첫사랑이랑 헤어진 이후에 너무 힘들어서 나를 만나기 전까지 여자를 사귄적이 없습니다.
지금 나는 남자친구와 1300일이 다 되어가지만, 실제로 만나서 연애한 시간은 얼마 안돼요. 사귀게 된지 얼마 안돼서 군대갔었거든요.
첫사랑이랑 헤어지고 4년 동안 서로 연락을 안했었는데, 어느날 남자친구한테 그 여자가 먼저 연락을
했대요. 잘 지내냐고, 물었다더라구요. 그래서 뭐 싸이일촌 맺고, 가끔 연락을 주고 받았대요.
그런데 그 여자는 다른 도시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서 가끔씩 저와 남자친구가 살고 있는 도시에 옵니다. 그런데 그때 마다 남자친구가 그 여자를 만나는 거 같더라구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다 같이 술을 마시거나 둘이 그냥 밥 한끼 한다거나 그런 걸로요.
처음엔 모르는 척 해줬는데 남자친구 싸이나 그 여자 싸이를 보면 너무 재미있게 노는 것 같은 거예요.
나하고는 일주일에 한번 만나면서 (사실; 지금 간호대학 졸업반이여서 실습으로 좀 바쁘긴 해서지만;)
그래도 별다른 거 없을거라고 믿고, 그냥 말 안했습니다. 서로 친구처럼 지내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
했거든요. 그런데 얼마전에 남자친구 핸드폰을 봤는데, 그 여자한테 온 문자가 있더라구요. [햇살좋다. 이럴때 학교 째버리고 여행이나 갔음 좋겠다] <- 이런식의 문자요. 남자친구가 뭐라고 보냈는지 이런 답이 있었어요. [니랑 하도 돌아다닌데가 많아서 이젠 갈만한데 생각안난다] =ㅂ=! 순간 제가 어떻게 생각했겠어요. 예전에 사겼을때 둘이 자주 여행가고 그랬을거란 생각을 했죠. 덧붙여서 지금 내 남자친구가 이 여자한테 같이 여행가자고 한걸까? 라는 생각도 했구요. 그래서 울었습니다.
남자친구가 왜 우냐고 묻더라구요. 그냥 암말 안하고 울기만 했어요. 남자친구가 제 손에 있던 폰을
보더라고요. 근데 이러데요. "걔 아니야. 다른 사람이야." 하구요. 딱 그여자 전화번호가 찍혀 있는데도 말이예요. (그 여자 뒷번호가 8419인데 그 여자 생일입니다.)
그 일이 있은 뒤에 남자친구가 그 여자한테 '다시는 연락하지 말자'고 하긴 해서 서로 연락은 안하는 것 같은데 여자의 직감이라는 게 있잖아요. 아, 서로 보고 싶어하는구나. 아직 서로를 못 잊었구나 뭐 그런거요. 남자친구한테 헤어지자고 얘기는 꺼내 봤는데, 싫대요. 그런건 아니래요. 나도 아직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싶진 않구요. 그런데 자꾸 미안해지는 그런거 있잖아요. 나만 아니면 서로 만나서 사랑할 것 같은데 중간에 내가 낀 그런 느낌.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