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야.
오빠 사랑해...
사랑한다구...
예전에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
그 사람은 아니었고, 내게 큰 상처를 줬었지... 그 이후로 남자의 사랑을 믿지 못했어.
나도 가식으로 대했어. 너도 똑같겠지... 이런 생각...
그게 나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
이런 내가 싫으면 떠나라... 그래서 좋아하지 않아도 사귈 수 있었어.
어차피 인생 뭐 있나... 다 자기 살 길 찾기 바쁜 세상에... 한낱 감정 놀음에 지나지 않겠지...
내가 하고 있는 공부, 연애,,, 다 우습게 봤다.
친구들에게도 상처받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두고 싶어했던 거 같아.
그래도 남자에 매달려 상처받느니 정말 맘에 위안이 되는 친구를 위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어.
남자는... 내게 아픔이었거든.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게 덜 아픈 거라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나봐.
오빠한테도 그런 맘이었지. 처음엔...
그냥, 나중에 헤어지게 되더라도 덜 죄책감 느끼고 덜 미련 가지기 위해서...
한 마디로 나 편하자고...
오빠한테 잘 해줬던 거 같아... 옷도 사 주고,,, 약도 사 주고,,, 기다리고,,, 부모님도 챙겨드리고...
그래도 행복했다... 참 착하고 좋은 사람이어서...
오빠 자체도 좋았지만... 내가 이런 '연애'라는 걸... '좋은 사람'이랑 하고 있다는 게
더 좋았나봐...
그래서, 내가 준 만큼 기대하게 되고, 실망하고, 미워하고, 안타까워하고,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느라 흘려보낸 시간들...연극같았던 시간들
그래, 나중에 나 없으면 후회하겠지... 이런 생각들...
참 잔인한 생각들...
오빠에게 좋은 여자 생기면 보내준다는 말.
이젠 예전처럼 자신있게 못할 거 같아.
왜냐하면.
이젠 오빠를 만나고 오빠의 크고 따뜻한 손을 잡는 게...
너무 좋거든... 안 보면 보고 싶고... 연락이 없으면 너무 속이 상한데... 내가 무시당하는 거 같아서라기
보다, 오빠가 잘 있나. 밥 잘 먹나. 내 생각 좀 해주지... 이런 생각 땜에 아프고...
나 아픈 거보다 오빠 아픈 거 더 속상하고...
나 어쩌냐...
오빠 정말 좋아하나보다...
힘들면 때려치우지 뭐... 이런 생각 잘 못하겠다...
이거 사랑인 건가...
오빠의 그 착하고 순수한 마음... 예쁜 마음... 너무 사랑스럽다.
오빠를 만나고 , 이제
나도 욕심을 내서 살아보고 싶어졌다.
오빠랑 행복하게 잘 살아보고 싶어졌어.
인생 뭐 있나... 사는 게 다 그게 그거지... 내 처지에 대한 합리화, 변명... 지겹지만
쉽사리 벗어날 수 없었어.
좌절하고 절망하고 우울해하느라 흐지부지 흐리멍텅 지나가버린 20대 초반.
이제 20대 중반을 넘기고.
나 아무것도 해 놓은 거 없지만.
그래서 의기소침, 자신 없었지만.
오빠가 옆에서 힘을 준다면. 따뜻하게 손 잡아 준다면.
나 다시 해보고 싶다.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
괜한 세상 원망, 나약한 변명, 자기 합리화 따위 벗어나서,
괜한 피해망상에서 벗어나서
멋진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오빠랑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
참 좋은데. 오빠도 조금만 더 좋아해줬으면 좋겠는데.
내가 다시 일어나서 달리는 모습
응원도 해 주고, 격려도 해 주고 그랬으면 좋겠어.
오빠.
너무 고맙고, 좋다.
이런 말 정말 하기 힘들지만. 이런 말들로 인해 내 감정이 포장되고, 빛바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사랑한다는 말. 정말 커다란 말이구나.
다시는 , 예전처럼 바보 같이
패배자처럼 살지 않을게.
혼자 세상 근심 걱정 다 짊어진 듯, 초라한 모습으로 살지 않을게.
힘들어도 부딪치고,포기하지 않고 내 꿈 이룰게.
오빠를 만나서. 부모님께 감사하고, 고민 들어준 친구들에게도 고맙고,
개과천선해서. 열심히 잘 할게.
씻지 못할 실수도, 상처도 많은 20대였지만, 다시 시작할게.
이번이 마지막,,, 이라는 생각 수도 없이 해서 이젠 염치도 없다.
그래도 정말 이번엔 잘 해 낼거야.
그게 나를 지키는 길이고, 내 사랑을 지키는 길이고, 오빠에게 사랑하는 사람으로 당당히 설 수 있는
길인 거 같다.
오빠. 사랑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