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소에 얻어맞을 위기에 놓인 나는 무조건 동생과 엄마 뒤에 숨었다.
"엄마아아아 아빠 좀 말려줘 ㅠㅠ"
그런데 이게 왠 일 -_-;
엄마가 내 등짝을 세게 후려쳤다. -_-;;;
"엉덩이는 조선반만한 년이 아버지 말을 왜 안들어쳐먹어!"
헉.
우리 엄마는 열받으면 엉덩이가 조선반만하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_-;;
사태가 이게 아니구나 ;; 라는 걸 깨달았다.
"아 엄마 함 생각을 해봐. 비싼 등록금 보내서 4년 대학 보내서 졸업했는데,
고작 핸드폰가게 판매를 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안 그래? ;; 앙? ;;
나 취직해서 돈 벌면 핸드폰가게 한달 수입보다 많을 수 있어..;;;"
"시끄러 이년아. 이년이 이거 회사 들어갔다하면 때려치고 때려치고 하는 주제에
입만 살아가지고!!! 까불지 말고 아버지 가게 나가!!!"
그리고 옆에서 동생의 한마디.
"내가 생각해도 누나는,
회사체질이 아니야.
그냥 몸으로 뛰는 핸드폰가게에 종사해."
쿠쿵 -_-;;
순간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는 단소를 들고 있고,
동생은 무시하고 컴퓨터 하고,
엄마는 손바닥으로 등짝을 내려칠 태세.
이 때 내가 뭔가 대들면 좋겠지만 그럴 수가 없다. -_-;;;
우선
내동생.
매달 과외를 세탕씩 뛰면서 학생 신분으로 돈을 90만원씩 벌어온다.
그리고 그 돈 중 50만원을 생활비로 내민다.
가끔 내게 용돈도 준다. -_-;;;;
그리고
엄마.
유치원에서 서무선생님으로 활동 중. -_-;
한 달에 월급 70만원씩 받아서 생활비로 낸다.
... ...
여기서 내가 대든다는 것은 아무리 내가 싸가지가 바가지라고 해도 -_-;;;;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래도 한번 더 튕기는 척 하고.... -_-;;;
나... 안....해... .라고 하려는데
아버지가 든 단소가 무서워서,
"내 내 내일부터 출근하겠습니다. 충성!"
이라고 해버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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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작년 8월,
처음 핸드폰가게에 나가라고 했을 때 제가 했던 발악의 기록입니다.
저는 그 이후로 아버지 밑에서 온갖 구박을 받으며
3개월동안 용팔이 취급 받으며 --;
핸드폰을 팔아서 어느정도 핸드폰을 파는데 기술이 생겼습니다.
그러고나서 아직도 팔리지 않은 가게 두군데 (숭인동과 수유리) 중
수유리 가게에 혼자 나와 가게를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맨날 울었습니다.
하루종일 서서 정신없이 말 하고,
설명 못한다고 손님한테 쿠사리 당하고,
물건 잘못 팔았다고 머리도 붙잡혀봤습니다.
그 때마다 울면서 나 안한다고 했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은 그 때마다 제 등을 때려주시며,
참 착하다.
넌 잘 하고 있다.
넌 잘 할 수 있다 라고 말씀해주시곤 했습니다.
처음 핸드폰 가게 나갔을 때,
아버지가 한달에 80만원씩 월급을 주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나가서 일을 하며,
아버지가 왜 그렇게 아침일찍 나가서,
새벽에 들어와야했는 지 이해하고나서 부터는
감히 그 돈을 달라는 말을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첫달 받은 이후로는,
아버지의 폰뱅킹 계좌번호를 알아내서,
은근슬쩍 아버지 통장으로 다시 돈을 옮겨놓곤 했습니다.
(물론 아버지는 그 사실을 아직도 모르십니다. -,.-)
그전에 썼던 카드 석장을 더이상 안 쓰게 되었고,
통장에 돈도 모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만나 쓸데없이 술집에 가거나,
밤늦게 돌아오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에 돈이 조금씩 붙었습니다.
쓰지 않으면 돈이 모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돈은 거저 굴러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요즘 핸드폰 업계는 불황입니다.
아니, 요즘 경제상황 전체가 불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 나름대로 긴축경제입니다.
오늘도 수유리 가게에서 혼자 앉아서 손님을 기다렸지만,
하루종일 두명 왔습니다.
열심히 입심을 팔아보지만,
역시 헛탕쳤습니다.
일주일째 한대도 못팔고 있네요.
가게를 내놓은 지는 1년이 다 되어가지만,
팔리지 않고,
한달에 10대를 팔기가 힘들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웃으며 핸드폰을 팔기 위해 출근하고,
가게를 청소하고,
점심을 도시락으로 때우는 이유는,
나보다 더 힘들게 새벽까지 고민하며 티비를 보고,
엄마 몰래 여기저기서 돈을 꾸어서 밑진 장사 돈을 갚기 위해 노력하고,
딸내미가 장사를 잘못해서 욕을 먹을 때,
대신 머리를 숙여주시는 우리 핸드폰 가게 사장이신,
아버지 때문입니다.
이제 더이상 철없이 대들거나,
팬다고 화내거나,
쓸데없이 술마시고 돌아다니지 않습니다.
주말에도 거의 핸드폰 가게 일에 전념하는 편이죠.
예전에는 아버지 어머니가 다 밉고,
대학교 졸업한 나를 왜 그런 데에 밀어넣느냐고 화도 냈지만,
정말 쳘이 드려나봅니다. -_-
아버지,
어머니,
동생놈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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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글의 조회수를 올려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좋은 일만 있기를 빌며...
마지막으로!
핸드폰 오래오래 소중하게 써주세요!!
장사 못해도 쓰다가 잃어버리시거나,
술마시고 망가뜨려서 새로 사러 오셨다는 분 보면 속상해요. ㅠㅠ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