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졌습니다. 아니,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 입장에서는 어떤 말도 할 수가 없네요.
4년을 맴돌다 시작한 인연이 있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서로의 마음을 열고, 시작되었죠.
4년간 서로가 서로를 놓아버리고 싶었던 순간이 수십번은 있었지만,
너무나 잘 맞는 그사람과 나 사이에 존재하는, 사랑의 가능성이 그걸 막았죠.
시작한지 두달째, 고시생인 그사람이 그러더라구요.
연애를 위한 감정유지가 너무 힘들다구요, 이대로 연애를 계속하면 미친듯이 싸우고, 헤어질게 뻔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사람을, 그사람의 과거를, 그리고 그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간인지를 알기에 웃기지만 "연애중지" 라는 명칭으로 서로의 관계를 정의했습니다.
사귀는 그것은 그대로 두되, 감정만 좀 중지하자는거지요.
그래도 3일이상 연락안된적은 없고, 생일날은 선물도 챙기고 그렇게 안정감있게 지냈죠.
문제는 접니다,
그사람이 연락이 안될때면,
가끔 본 그사람 핸드폰에 대수롭지 않은 여자들과의 통화기록과 문자가..
그리고,
아직은 열정적일 나이의 저에게,
감정의 부재는..
너무 힘들더라구요.
이해하지만, 외롭기도하고.
그래도, 이렇게 나마 우리사일 붙잡아 두는건,
이런 상황이 아닐때에 만났으면, 충분히 행복할 인연이라는게 안타까워서,
그냥저냥 지냈습니다.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하고, 과외도 2개씩 하고,
종교생활도 열심히 하고.. (성당 교리선생님.. 이런걸 했어요.)
그리고.. 요 한달정도는, 중간고사 후에 과제가 너무 많아서 그냥 학교생활에 치여서 살았습니다.
그러니 외로움도 잊고지내는듯 했구요.
제가 우울증이 좀 있습니다.
어젯밤이 그랬죠. 새벽 3시반쯤에 과제를 끝내고,
일요일 아침엔 성당을 가야하니까.. 어서 잠들려고했는데,
잠이 안오더라구요. 4시반..다섯시.
아침미사를 가는건 포기했습니다. 집앞에 슈퍼에 나가서 술을 사왔습니다.
그사람 만난 이후로, 혼자 술을 가끔 먹게 되더라구요.
술이 약해서.. 많이 먹지도 못하지만, 잠을 청하는덴 좋더라구요.
혼자서 먹지도 못하는 소주를 뜻었습니다.
어젯밤에 그사람이 집에 다녀갔었거든요, 왠지 그사람 향기가 남아있는듯도하고.
그냥, 이 상황이 너무 서럽더라구요.
그사람만큼 나랑 맞는 사람은 없는걸 잘 아는데,
지금 그사람은 날 받아주질 못하고.. 정말 그사람이 아니면 안되는데.. 그사람이 아니면 채워줄 수 없는 허한 마음이 자꾸 느껴지더라구요.
전화를 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한때 절 좋아했던 사람이 근처에 살거든요.
그리고 자고있던 사람을 깨웠죠. 왔습니다. 저희집으로. 같이 술을 마셨습니다.
별 이야기도 하지않았고, 그 다른 사람 역시, 제가 단지 외로움 때문에 찾았단 것을 잘 알고있는지,
기분이 그닥 좋지 않아보이더라구요.
그리고 눈을 뜨니 아침이었습니다.
문이 덜컹거리는 소리에 깻는데, 연애중지의 남친이 제 방문을 열고 잇더라구요.
세이브키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남자와 있는 절 보더니, 문을 닫고 나가려 합니다. 그걸 간신히 잡았습니다.
담배를 한대피더니, 열쇠를 던지고 가더라구요.
오해라고 해도, 싫다고 가더라구요.
무슨말을 해도 듣지 않으려는거 같아 보냈습니다.
문자가 오더라구요. " 끝, 잘살아라. "
전활 했습니다. 아니라고 이야기했죠. 그냥 연애중지로 지내면 안되냐고.
연락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전화를 끊었습니다.
남친도 저도, 소위 sky라는 대학에 다닙니다.
남친이 줄줄이 안되는 고시 붙잡고 있는 사람도 아니고,
저도 남자하나 잘 만나 어떻게 해보려고 고시생 뒷바라지 하는것도 아닙니다.
우울증. 겪어본적 있으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그냥.. 그랬습니다. 그냥 우울해서 그랬습니다.
내자신이 너무 서러워서, 늦은밤 과제를 끝내고 난뒤의 공허함이 더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서.. 그냥 그게 너무 싫었습니다.
전 그사람이 아니면 안됩니다.
인연이면 꼭 다시만날꺼라 스스로를 다독여 보지만, 그사람이 이대로 떠나버릴까봐 손이 덜덜떨리게 무섭습니다. 절 받아줄 그릇은 그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렵습니다.
어렸을떄 만나서, 제 연애관을 형성시켜준 사람이라 더 때어내기 힘들죠.
잡을 수도 없겠죠. 제가 무슨 권리로 그사람을 잡겠어요.
겁이납니다.
정말 오핸데..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을 주는게 나을지, 아님 지금당장 오해를 푸는게 나을지...
힘들어서 다른사람과 술을 먹었다는거.. 말이 안되지요..
어떻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