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와 간미연을 비교할수 밖에 없다.
취재를 잘하고 기사를 잘 작성해야 기자이고, 사람을 잘 고쳐야 의사이고, 튼튼하고 멋진 건물을 지어야 건축가란 소리를 듣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수란 노래를 잘 불러야 가수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아무리 봐도 이효리란 사람이 왜 저렇게 몸값이 많이 나가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빼어난 얼굴과 섹시한 외모와 서글서글한 성격 때문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전혀 동의하진 않지만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 일단 그렇다고 칩시다.
그런데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은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는 직업으로 자주 소개될 때입니다.
예전에 무슨 쟁반 노래방인가 하는 곳에서 이효리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음정, 박자, 성량은 물론 가수로서의 차별점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노래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니 여성그룹 핑클의 멤버였다는데? 그녀가 무슨 '10분'인가 뭔가 하는 노래로 이름을 날렸다는데, 도대체 노래 실력이 왜 저 모양이지? 그래서 그녀의 음반 노래를 여러개 들어보았는데 전자공학의 기술을 빌려 사운드를 믹싱 처리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이효리가 '가수'라는 이름으로는 소개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고 있습니다. 그냥 연기자나 쇼 진행자라고 하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IMF를 전후하여 국민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인지 핑클, SES, 쥬얼리, 베이비복스 같은 여성 아이돌 댄스 그룹이 줄을 이어 나왔습니다. 그중에는 "떼~ 떼~" 소리를 내는 얼치기도 있었지만 옥주현, 바다, 박정아 같은 실력파 리더가 끼어있어 해당 그룹의 인기를 이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베이비복스는 멤버가 5명인데다 모든 노래를 거의 5분의1씩 토막내어 부르는 바람에 그저 야한 외모를 무기로 하지 노래실력은 그저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어느날 SBS 였던 것 같은데, '도전 1000곡'인가 하는 프로그램을 보니 베이비복스 멤버 간미연은 압도적인 발라드 실력으로 승승장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은 완전한 라이브에다 다른 가수의 곡을 부르는 것이어서, 가수들의 진정한 노래실력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곳입니다. 정말 그때 댄스 그룹에도 저렇게 감칠나게 노래를 부르는 친구가 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간미연이 이효리보다 덜 예쁘고 덜 매력적이고 연예인으로서의 '끼'도 훨씬 적은지는 모르겠지만, 국내 가요계에서 오랫만에 실력파 가수를 뒤늦게 발굴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녀가 예전에 어느 TV 오락 프로그램에서 '장미'의 스펠링을 'lose'라고 잘못 적었든 어쨌든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녀가 얼마나 노래를 잘 부르느냐가 중요합니다.
얼마전 베이비복스의 해체에 따라 간미연은 솔로로 독립했고 첫번째 음반을 내놓았습니다. 대표곡인 '옛날여자'에는 간미연 특유의 감성어린 보이스 매력이 드러납니다. '옛날여자'는 아일랜드 민요인 'O Waly Waly'(오 불쌍하다 불쌍해)의 도입부를 원용해서 개인적으론 친근감이 더욱 듭니다.
노래 이외의 측면에서 이효리와 간미연을 아는 바 없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입니다. 가수는 노래를 잘 불러야 가수입니다. 춤만 잘 춘다면 백댄서로 나가야 되고, 노래는 못부르는데 얼굴이나 다른 요소로 엉성한 가창력을 숨겨보고자 한다면 빨리 배우나 쇼 진행자로 진출해야 합니다. 그것이 노래를 사랑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