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김장하던 날... 이 남편을 죽여? 살려?

쭌아맘*^^* |2006.11.27 14:24
조회 1,976 |추천 0

드뎌 김장의 계절이 다가왔다.

지지난주부터 시어머니가 25일 김장할꺼라 노래부르셨다.

안산에 있는 형님 오시라 했다고...

넌 애기들 둘(23개월, 8개월) 데리고 친정가 있으라고...

처음에 그말 들었을때는 앗싸~ 했다.

 

사실 우리 애기들 둘이 집에 있으면 김장하는데 절대 도움은 안된다.

하지만, 애들을 보는것두 최소 1명이 전담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어차피 난 손도 못댈것, 차라리 친정에 피신해 있는게 도와주는거다 싶었다.

 

하지만, 며칠 지나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영 께름직했다.

김장하는데, 애기들 핑계(?)로 나만 빠져나가는게...  넘 미안한 맘이 있었다.

그래서 신랑에게 상의했더니, 땅땅 큰소리쳤다.

신랑왈, "친정가지마.  애기들 둘다 내가 전담해서 봐줄테니까, 너두 같이 김장해."

그래서 난 천군만마를 얻은듯한 기분으로 어머니께 김장때 친정안간다구 했다.

 

어머님왈, " 애기들을 어쩔라구 그러냐?"

나 왈, " 어머니, 애들 아빠가 그날을 애기들 전담해서 알아서 봐준대요."

김장 전날,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이마트에 들러 소고시 안심거리가 싸게 행사하길래

4근을 사고, 또 맛있게 생긴 대봉 홍시도 20개나 사고...

나름대로 김장하러 손님(형님네랑, 일욜날 이모님) 오신다고 준비도 했다.

 

토욜날 안산에서 형님이랑 아주버님이 오셨다.

형님도 초등학교 선생님이신데, 감기로 골골하시는데도 오셨다.

역시 나도 친정 안가고 있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이 사놓으신 배추(50포기)랑 무 40개...  헉...

많이 하는집은 뭐 천포기도 한다지만...  어쨋든 내눈에 그것도 많아 보였다.

우선 배추를 칼집내어, 반으로 쪼개 소금을 뿌려서 절이기 시작했다.

집이 주택이라지만, 마당도 없고, 정말 좁디좁은 계단 아래 위에서 엉거주춤 앉아서

허리를 계단 아래로 굽혀서 배추를 들었다 놨다...  넘 힘들어 뽀개질것 같다.

 

어케 하다보니, 형님은 안에 들어가 식사 준비를 하게 되셨고

난 어머님이랑 배추를 다 다듬자 마자 또 무우를 씻기 시작했다.

뭔 무우를 이리 많이 하셨나 했더니만, 깍두기를 담그신단다.

그 무우도 다 씻어놓고 나서 집에 들어와서 점심을 먹었다.

 

울 신랑은 애기들 델꼬 10시까지 자다가 일어나 아랫층 내려왔다.

당근 그때 신랑 밥이랑 애기들 우유, 밥은 내가 챙겨줬다.

얼렁 챙겨주고, 먹이고, 다 먹은뒤에 설겆이 하고, 애기들을 신신당부하고 난 일하러 나왔다.

근데...  큰애는 심심해 난리고, 작은애는 혼자 이리저리 기어다니면서 놀고

신랑은...  대짜로 뻗어서 잠만 퍼질러 자는 것이었다.

밥먹구, 바로 안방으로 들어가서...  아주버님은 그래도 무우도 옮겨주시고,

채칼로 무우채도 썰어주시고...  그러는데, 이 신랑이라는 작자는 퍼져 잠만 자고...

큰애는 그렇다 치고...  작은 애가 졸려 난리치는걸 시아버님이 안아 재우시고

그옆에 애아빠는 밥만 먹구 퍼져 자구...  정말루 속 뒤집히는 줄 알았다.

 

어른들이 계셔서 큰소리는 못내고, 눈을 흘기면서 애기들 좀 보라고 흔들어 깨우면

게슴츠레 눈은 떳다가는 다시 자고, 떴다가는 다시 자고...

급기야는 큰애는 무우를 채써느라 칼질을 하는 나한테 엉겨붙어서 난리난리...

시어머니가 "바빠죽겠는데, 밥만 쳐먹고, 잠만 자냐?" 고 소리를 질러대도 절대로 안일어나고...

 

배추절임과, 무우채 및 깍두기거리를 다 준비해 놓고 나니, 밤 11시...

작은애가 너무 울어대서 난 서둘러 일어났다.  우유를 준비해서 윗층으로 올라가니

애기들 둘다 울고불고... 난리 난리 그런난리가 없다.

내가 기저귀 갈아주고, 우유 먹이라고 하고, 잠깐 화장실 갔다 오니까, 우유 먹이면서 또 졸구 있다.

 

다음날 아침...  8시 조금 넘어 벌떡 일어나 머리만 질끈 동여매고 아랫층 내려가면서

애기들이랑 더 자다가 애들 깨면 일어나서 내려오라고 했다.

형님은 벌써 찹쌀죽을 쑤고 계시고, 어머님은 배추 절인것을 보러 내려가셨고

아침을 챙겨서 빨리 한술씩 뜨고 일하자고 하셔서 준비를 했다.

준비하면서도 하는김에 다 같이 빨리 먹고 치우자 하는데

울 신랑만 안내려와서 좌불안석...  결국 다른 식구들 다 먹구 치운 뒤에

나두 일하러 나가려니까 그제서야 내려온다.

어쩔 수 없지.  애기들이 그때 깼나보다 생각하고, 얼렁 차려주고, 먹이고...

다 치운 뒤에 애들을 부탁하고 난 이모님이랑 절인 배추를 씻어 건지러 나갔다.

 

배추를 씻어 건지는 동안 어머니와 형님은 양념거리를 준비하시고

씻은 배추를 건져서 물기를 뺀 후 그걸 집안으로 나르는 것은 아주버님이 하시고,

아버님은 역시 어제처럼 작은 애를 안아 재워주시고

큰애는 잠자느 아빠 배위에서 날뛰다가 심심해 난리고...

 

점심 먹을 때 잠깐 일어나 술한잔(?)을 반주로 찾는 신랑이 너무 보기 싫다.

내가 사온 고기를 안주삼아 먹으면서 뭐 아무개 엄마가 사온 건데 드셔보셔라.

이 소스를 찍어 드셔보시면 좋다.  어쩌구 저쩌구...  정말로 너무 미워 죽을 뻔 했다.

 

역시 사람이 네명이 달려들어 하니까, 일이 빨리 끝났다.

어머님도 이모님도 형님도 내가 친정 안가고 거들어줘서 일이 수월했다 해주셨다.

점심 먹으면서 우리 여자들도 포도주 한잔씩 걸치고, 얼큰해져서는

형님이랑 나랑 뒷정리 다 하고, 이모님 모시고, 형님네는 안산으로 출발...

 

난 애기들 둘 데리고, 신랑이랑 윗층으로 왔다.

윗층에서 내가 막 소리질렀다.

"니가 애기들 돌봐준다고 나더러 친정가지 말라며?

그런데, 하루종일 내내 밥먹는 시간빼고 잠만 자냐?"

그랬더니, 자기는 애기들 열심히 돌봐줬단다.

돌봐주긴?  자빠져 자느라고 정신없었으면서...

아버님이랑 아주버님이 애기들 안아주고, 봐주고 하셨지...

"조용히 해라.  응?  터졌다고 다 입인줄 아냐?

한마디만 더 해봐라.  나 성질 돋구지 맛."

있는대로 신경질 부리고, 애기들 얼렁 목욕시키고, 우유먹여 재웠다.

그리고 온식구가 정신없이 3시간쯤 잤다.

그러다가 아버님이 상가집에 가신다고 전화를 하셨다.

어머님은 목욕가시고...  우린 그대로 더 쓰러져 잤다.

그러다가 8시가 다 되어서 어머님이 목욕갔다 오셔서 전화를 하셨다.

얼렁 애기들 데리고 내려가서는 대충 저녁을 떼웠다.

난 밥도 싫어 그냥 있는 떡을 조금 먹으면서 작은애를 보구 있었다.

식사를 다 한뒤에 어머님과 돌아오신 아버님께 작은애를 맡기고

큰애를 델꾸 집근처 이마트를 갔다.

 

가면서도 내가 막 뭐라 했더니, 자긴 열심히 애기들 봤단다.

정말로 너무 얄밉고, 약오르노, 화딱지 나 죽겠다.

그래서 신경질 나서, 이마트에서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휴지, 티슈

그리고 사과를 한보따리 사서 신랑이 끌고 오게 했다.

난 애기 손 잡고 멀찌감치 앞에서 걸어가고...

 

김장...  

난 김장하는 게 좋다.  한철 김장해서 일년치 먹거리를 만들어 놓는거...

정말로 열심히 했다.

 

근데, 왜 신랑이라는 작자는 그렇게 철없이 구는지 정말 이해가 안된다.

엄마 아버지, 형님이랑 형수, 이모까지도 열심히 일들을 하는데

어떻게 제일 막내인 자기는 방에서 하루종일 대낮에 잠만 잘수 있냐 말이다.

것두 지 애들이 기어다니다가 어디 부딪혀서 상처가 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정말 정말 실망 대 실망이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