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여름 그러니까 제대하고서 복학후 제힘으로 등록금을 벌어보고자 방학때 알바를 알아봤었습니다. 노가대 (건설현장막일) 를 해서 벌어볼까 했는데 유난히 더웠던 여름인지라 하루씩 나가는건 몰라도 원정가서 하기에는 무리더군요 .
그래서 친구와 함께 신문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전 지금 28살 남자입니다.
그런데 지역광고에 "행사장 보조"라고 써있더군요 친구와 저는 생각하기에 큰 이벤트 행사를 주관할때 의자 배치나 무대 건설 하거나 아니면 말그래로 진행 보조로 일을 하는줄 알았습니다 월급도 나름 괜찮았구요
바로 전화를 걸었죠 .. 전무라는분이 받더군요 직접 ㅡㅡ;: 내일이라두 올수 있음 오라더군요 그래서 갔습니다. 전남 나주에 있는 영산강 근처더군요 우리는 생각하기에 뭔가 큰 콘서트가 있나부다라고 생각을 했죠 ㅎㅎ
그런데 알고 보니 '행사장'이라는말인 즉슨 아주머니나 할머니들을 상대로 조그마한 건물이나 장소를 빌려서 그안에서 짧은 공연을 하고 건강식품이나 의료기기등을 판매 , 홍보 하는것이었습니다.
조금은 실망은 했지만 이왕 온지라 일을 해보자고 맘을 굳혔죠
다음날 부터 일을 시작하는데 큰 빌딩 한층을 빌려서 넓게 장판을 깔고 벽에는 휴지 , 미역, 당면, 식용유 , 기타 등등 이 어마어마 하게 쌓여있었습니다. 첫째날 판매 상품은 가시 오가피 ㅡㅡ;: 농협 관계자가 오더군요
직접 6시 내고향 티비에 나온 화면까지 보여주면서 가시오가피의 효능도 보여주고 ㅡㅡ ㅎ 전 진짜 믿었습니다.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많이 사가시더군요
저는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나가실때 문앞에서 당면나눠드리고 끝에 덧붙이는말은" 내일은 미역드리께요 어머니 "ㅡㅡ
그런데 무주농협에서 오셨다는 관계자는 차가 대전넘버 였던 것입니다. 저는 인사치례로 "무주까지
가실려면 피곤하시겠어요 " 라고 했더니 나 대전사람인데? 라며 썩소 를 날리더군여 ㅡㅡ " 아그러세요?" 무주는 안가세요" 하고 물어보니 " 내가 거길왜가 ?" ㅡㅡ;: 완전 사기였습니다...
찹쌀가루를 조그맣게 환으로 말고 그걸 가시오가피 물에 담궈놓으면 색이랑 향이 배어들어서 진품하고 똑같다는것입니다 ㅡㅡ ^
지금 생각해도 진짜 나쁜놈들이에요 ㅡㅡ 친구와 저는 고민을 했습니다. 이걸어떻게 해야하는지 ... 이놈들이 알고보니 전국적으로 네트웍 사업을 벌이더군요
공장에서 대량으로 만들어서 바로 들여오다보니 아까 말씀드렸던 물품( 휴지, 당면 , 미역, 등등 )들을 싸게 구입해서 그것을 미끼로 순수한 할머니 어머니들을 끌어들여 가짜를 팔아먹었던 것입니다,,, 보통 2주정도 한도시 (대부분 소규모 도시나 군. 읍단위)에서 머무르고 장사 마무리하고 다른도시로 이동하며 사기를 치고 다녔던것입니다.
그날저녁 어떻게 그만둘까 고민만 하다가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둘째날은 "사골.(소뼈).. 환장합니다.. 사골공장 사장이라는 사람이 와서 노래를 한자리 부르더군요 ,,, 뽕짝가수 뺨치게요 ,,,그리고 자기소개를 합니다 ,,,
자기는 사골공장 사장인데 자기 농장은 한국에 없다고,,, 드넓은 목초지가 펼쳐진 미국 LA에 있다고 방목해서 키운 그 맛난 소고기를 미국사람들에게 팔고 그사람들 안먹는 다리( 사골)와 꼬리만 바로 신선한 상태로 한국에 가져온다고,,,, 한번 사기라 생각하니 말을 듣는내내 기도 안차더라구요(생긴것도 뻔지르르 하게 사기꾼같이 생겼음,,) 팔면서 양심은 있는지 한번 삶아서 핏물빼고 한번더 삶아서 그물 버리고 세번째 사골국물부터 드시라고 ㅡㅡ 제가 나중에 이유를 물으니 농약 범벅이라 그랬답니다,,,,,완전 나쁜놈들,, 정말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더군요,,, 그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니,,,ㅠ.ㅠ
그리고 제가 한번더 양심의 가책을 느낀것은,,, 나주분들 특히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따뜻한 온정이었습니다,,, 한 할머니는 제손을 잡으시더니,,, 손에 박하 사탕 네게를 조용히 쥐어 주시는거에요,, "아가,, 학생인갑네,,, 이놈 자네만 먹소,, 울 손지도 서울서 대학댕기는디 ,,,,"하시며 제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그굽은 허리로 계단을 내려가시 더군요,,,,
순간 뭐랄까 갑자기 우리 할머니두 생각나고,, 할튼 맘이 울컥 했었습니다,,
또 다른 아주머니는 " 밥먹이랑은 어디서 먹는데? 젊은사람이 밥 굶고 댕기믄 못쓰제,, 우리집이 바로 옆인게 언제든지 와서 밥돌라고 허소,,,"
한분한분이 너무 친절하시고,, 정이 넘치셨습니다,, 서울 사내가 흥미롭다는듯이 바라보시기도 하고,, 마냥 보고 웃음도 지어주시고,,, 이런 순박한 사람들을 ,,,, 숙소 앞 수퍼에 라면을 사러 갔더니,, 왜 라면먹냐며 처음봤는데도,, 대접에 밥을 산처럼 가득 담아주신 어머니 같은분들인데,,,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동충하초... 근데 전무라는 사람이 갑자기 저보고 나와서 노래한곡 하랍니다,,,
ㅡㅡ;: 언제부터 제가 과장이 되었는지 모르겠는데" O과장이 노래한곡 선사해 드린답니다~!! "박수로 성원해주시기 바랍니다 ~~!!!" 전 사기꾼도 모자라서 뽕짝 가수까지 되어버렸습니다,,, 얼굴이 빨개져서 한곡 부르자마자 제일 뒷자리로 도망치듯 빠져나온후 이 사기꾼놈들이 약파는 소리를 또 듣고서만 있어야 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정말 무지해서 속는게 아니라 아무리 잘난사람들도 속게 만들더군요,,, 직접 누에고치를 가지고 나와서 아줌마 할머님들이 보는앞에서 갈아서 포장해 팔더군요,,,생각할수록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어린맘에 나가는 할머니들께 말씀드렸습니다,, 필요하지 않으시면 사지마세요 할머니,, 아주 조용한 소리로 말씀 드리고 나니 할머니 하시는 말씀,,,"우리 아들줄라고,, 근디 이놈이 참말로 효험이 좋기는 헌거여? " 전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날 저녁 제친구와 저는 경찰에 익명으로 신고한후 밤에 짐을 싸서 몰래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사기꾼들이 한두 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농번기때나 지방 소도시를 돌아다니며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들의쌈짓돈을 긁어내는 나쁜놈들이 ... 요즘도 제주변에서나 다른지역 곳곳에서도 버젓히 이런 사기품들을 팔아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것 같은데,,, 이글을 보신 분들은 행여 순박하신 우리님들 어머님들이나 할머니들께서 속지 않으시도록 말씀해 주세요,,,
그리고 며칠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 시골분들의 후한 인심과 전라도 분들의 잔정을 참 많이 느낄수 있었습니다,,, 아까 다른글들 읽어 보니까 여러가지 선입견을 가지고 전라도분들을 몰아 세우시던데 쓸데없는 지역감정들,, 안가지셨으면 좋겠네요,,,
참 ㅎ 제친구는 그때 같이 일하다가 이빨이 깨졌습니다,, 이유인 즉슨 시골분들이시라 행사장에 오실때 입이 궁금하시다며 과자가 아닌 쌩쌀을 가지고 오십니다,,, 그런데 그걸 흘리고 가시면 청소하기가 힘들어서 저희가 가져오셔도 못드시게 하는데 친구가 한 아주머니께 "어머니~ 여기서 쌩쌀드시면 안돼요 ~ 이말이 끝나자 마자 갑자기 쌩쌀 한움큼을 제친구의 입에 몰아 넣어주시는겁니다 ㅎㅎ
" 자네도 먹어보소 씹으면 씹을수록 맛나~" ㅎㅎㅎㅎ 제친구 그자리에서 뱉지도 못하고 꾸역꾸역 씹다가 어금니가 깨졌습니다 ㅎㅎㅎㅎㅎ 재미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이런 피해 보지 않게 주의 해주세요^^ 감기 조심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