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하하. 그래?!... 섹스 온 더 비치. 음.. 해변에서의 정사라... 역시 칵테일이라고 하는 것
에는 이런 맛이 있어야 돼. 이름에서 비롯되는 그런 분위기... 탁월한 선택이었어. 어떤 것인
지 나도 궁금해지는데?!"
'헉... 그렇게까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어떤 뜻인지는 나도 알고 있다고요... 이 주책바가지
아저씨야!!'
안 그래도 민망함에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는 승희였는데 동석의 말에 또 다시 고개
를 숙이게 된 승희였다. 그리고 동민 또한 조금 전에 격분한 감정보단 아무렇지도 않게 그
런 말을 내뱉고 있는 동석 때문에 자신까지 민망함을 느끼면서 불만스런 표정으로 작은 한
숨을 내쉬며 앉아 있었다.
'에휴... 낯짝도 두껍지. 어떻게 저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술술 뱉어 낼 수가 있을까. 참..
그리고 뭐?! 탁월한 선택?! 웃기고 있네... 내가 고른 침대 속으로는 야시시하고 승희가 고른
해변에서의 정사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꼴에 사내자식이라고... 그것도 두둔이라고 해 준
거냐? 이 자식아?!'
잠시 뒤 동석의 주문으로 앞에 있는 바텐더의 손이 쉴 새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 사람
은 그 모습을 감상하느라 한 동안 말이 없었다. 바텐더의 환상 적인 손놀림도 손놀림이었지
만 썰렁해진 분위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바텐더의 손이 멈추고 세 사람
앞에 세 잔에 칵테일이 놓여졌다.
"햐... 그거 색깔부터가 심상치 않은데?! 정렬을 가리키는 붉은 색이라...'
"읍.. 풋... 콜록콜록..."
썰렁한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동민은 자신 앞에 잔이 놓여지자 아무 생각 없이 한
모금 마셨다. 그런데 목구멍으로 넘어가기도 전에 또 다시 어이없게 만드는 동석에 말이 들
렸고 그 말에 넘어가던 술이 목에 걸려 사레에 걸렸던 것이다.
"괜찮냐?"
냅킨을 한 장 건네주며 동석이 물었다.
"콜록콜록... 아..니..."
전에 같았다면 창피함 때문에라도 "어. 그래." 라고 대답을 했을 텐데 이 순간 만큼에는 "아
니" 라는 대답이 나왔다. 물을 마시다 사레에 걸려도 코 속으로 올라오는 물 때문에 괴로운
데 쓰다고 할 수 있는 술이 코 속으로 올라왔으니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보다 그런 낯
뜨거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도 여자인 승희가 있는 자리에서 하고 있는 동석 때문에
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동민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괴로움에 콜록되
며 동석을 한번 쏘아보았다.
'으.. 이 자식 친구만 아니었어도 뒤통수 한대 그냥 갈기는 건데... 어쩌자고 너 같은 놈이랑
친구가 되었는지... 지금 이 순간만큼은 후회스럽다... 아니 막말로 쪽팔리다. 이 자슥아...'
"콜록콜록..."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승희는 동석을 쏘아보는 동민의 표정만으로도 지금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쯧쯧.. 불쌍한 곰탱이... 어쩌자고 이런 철딱서니 없는 인간이랑 친구가 되어가지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왠지 모르게 두 사람의 모습을 더 보고 있으니 어딘지 모르게 잘 어울리
는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사람 당황하게 만드는 동민이나 가끔
나이 값 못하는 말과 행동으로 당황하게 만드는 동석이나...
"훗..."
승희의 입에서 작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아이들 같은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조금
전에 느꼈던 민망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승희는 보일 듯 말 듯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셔보았다.
'음... 생각보다 달콤한데... 맛있다.'
승희는 생각지도 못햇던 달콤한 맛에 반이나 되는 양의 자신의 술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야... 승희 술이 고팠나 보다?! 그걸 그렇게나 단숨에 마시는 걸 보니."
자신의 잔을 들고 마시려다 승희의 먹는 모습을 본 동석이 말했다.
"헤.. 생각했던 것보다 달고 맛있네요."
이젠 동석이 하는 말에 어느 정도 익숙해 졌는지 좀 전과 같은 민망함이나 당혹스런 반응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동석에 대한 욕지거리가 속에서 일고 있었다.
'으이구 이 웬수... 그냥 넘어가면 어디가 덧 나냐. 덧나?!'
동민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잔을 비워갔다. 하지만 너무 빨리 술을 들이 키고 있는
승희 때문에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승희는 벌써 자신의 잔을 다 비우고 다른 걸 찾기 위해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좀 전에 마신 것도 약하다고 할 수는 없을 텐데... 칵테일 이름을 아무거나 그냥 붙여 놓은
게 아닌데 뭔가가 있으니깐 붙여 놓은 건데... 저 바보는 그런 것도 생각 못하고 있나. 아무
튼 심히 걱정스럽다. 나중에 어떠한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그때였다.
"동민이 오빠가 마시고 있는 건 어떤 거예요?"
"..."
승희는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마신 칵테일에 알코올이 어느 정도인지 달고 맛있다고 두 번
에 걸쳐 그 잔을 비웠으니 아직은 알코올에 기운을 느끼지 못하고 있던 터였고 이왕 칵테일
이라는 것을 맛보았으니 다른 것 또한 맛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른 것을 고르고 있었다. 그
러다 동민이 마시고 있는 잔이 눈에 들어왔고 색깔은 좀 누르스름한 것이 달콤해 보이진 않
았지만 왠지 그가 마시고 있는 술에 관심이 쏠렸다.
"저거?! 저건.. 네가 마시기엔 좀 독할 텐데."
동석이었다.
"그럼 술다운 맛이 좀 나겠네요?"
"어?!..."
동민과 동석 둘 다 당황스러웠다. 술다운 맛이라니...
승희가 모르고 있는 것이 한 가지 더 있었다. 조금씩 퍼져가는 술기운에 의해 자신의 행동
이 대담해 지고 있다는 것을 그녀 자신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음.. 좋아. 저 이걸로 한잔 더 할래요."
'헉...' 할말을 잃은 동민.
"그래?! 승희 생각보다 술 잘하나 보네. 그래 그렇게 해."
다시금 동석의 말에 바텐더의 손이 빨라졌다. 그리고 잠시 뒤 승희 앞에 잔이 놓여졌다.
'음.. 이건 좀 술 맛이 나는 군.'
또다시 반잔을 단숨에 마셔버리는 승희.
"야! 칵테일이라고 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보다 못한 동민이 한마디 던졌다.
"헤.. 글라스로 한잔도 안나오는 건데.... 괜찮아요."
'헉..' 또 다시 할말을 잃은 동민.
"그럼 우리 여기서 이러지 말고 집에 들어가서 한잔 하자. 승희 술 마시는 걸 보니깐 여기
서 그냥 끝냈다간 원망에 눈총을 받을 것 같고 나도 애덜마냥 이런 걸 마시고 있으니깐 속
에서 술 달라고 아우성치는 것 같고 어때? 엥?!"
동석의 말에 채 끝나기도 전에 동석의 잔을 들어 맛을 보는 승희. 동석이 주문한 칵테일은
레몬스콰시라는 비 알코올성 칵테일이었다.
"음.. 이건 꼭 레몬에이드 같다... 헤.. 좋아요. 그렇게 해요."
맛을 음미하듯 쩝쩝거리다가 혼잣말처럼 말하곤 이내 환한 웃음을 띠우며 승희가 대답했다.
그 모습에 왠지 모르게 당혹스러워진 동민은 이마에 손을 올리며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 인간들을 보니깐 오늘 뭔 일이 일어나고도 남을 듯싶은데...'
하지만 다행히도 동민의 걱정과는 달리 아무 일 없이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는 이어졌다. 다
만 잊고 있었던 일을 동석이 끄집어내는 바람에 또 한번에 사레를 걸림과 함께 자신의 인내
심이 어디까지인지 시험해 본 일만 빼고는 그럭저럭 성공적인 자리나 마찬가지였다.
"아! 승우라고 했던가? 승희 네 동생 말이야..."
"읍.. 풋.. 콜록콜록.."
"야! 너 오늘 왜 그러냐? 아까도 그러더니... 천천히 마셔 인마. 물 먹다 체하면 약도 없다는
말이 있잖아. 술도 물과 같다. 조심해라."
'으... 김... 동... 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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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나름대로 이어서 올렸습니다.
별 내용 없으면서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
행복한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면서 전 또 이만 물러감다.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