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후 심난한 맘 달래려 몇 글자 적어봅니다.
이별이란 항상 맘아프고 그리고 귀에 못이밖히도록 들은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란 가히 훌륭한 교훈을 남겨주네요.
이쯤에서 각설하고 서두가 길면 읽다 지루하니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전 26살 남, 상대는 22살. 같은 과 씨씨 입니다. 아니 이젠 과거형이네요. cc 였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지난 토요일.
기말고사 기간이라서 서로 공부하기로 합의(?)하에 학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눈발까지 날리고 하늘은 유난히 파란( 눈구름은 없는데도 눈이 날리더군요;;)
날씨에 총총히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지요. 여친 조금 늦는다기에 편의점 들려서 따뜻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기다렸습니다.
곧 그녀가 탄 버스가 도착하고 문이 열립니다. 대뜸 절 보고 하는말....
"집에가서 옷갈아입고와." ㅡㅡ;;;;;;;;;;;;;
귀를 의심했죠. 그래서 되물었죠. 옷갈아입고오란 말만 되풀이 합니다. 자기 맘에 안든다고..
저는 웃으면서 집에서 날올때 어머니랑 여동생한테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해서 별 생각없이 나온거라구.
그냥 참아달라고 그랬습니다. 다음엔 안입을꺼라고..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학교 도서실에 가서 여친 참고 서적을 빌렸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넌 레포트 작성해 난 여기서 책을 볼테니깐...."
여친 왈 " 난 오늘 학교서 공부할 생각 안하고 나왔어."
난감했죠.. 이 사태를 어찌해야하나..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안하고 다른 장소를 섭외(?)하는건 제 몫이니깐요.
안그래도 전날 토즈(세미나 또는 공부하는 방이라고 하네요.)라는데 가서 공부하려다가 3인 요금을 내라길래
발길 돌려서 민토에서 공부했죠... 뭐 집중은 떨어져도. 같이 차마시면서 공부하고 갈켜 주고 좋았죠.
그래서 토욜 오후시간 책보기 좋은 장소 어디있나 생각하면서 학교 빠져나왔습니다.
나오면서 계속 옷갈아입으라고 하네요...;;;;
"나올때 어머니랑 여동생한테 물어봤는데 안이상하다던데..."
그녀 왈 " 안어울려 내가 입지말라면 입지 않을수 있잖아." 화나지만 참았습니다.
속에서는 욱~ 하는 맘이 들었지만 진지하게 되물었죠. "그럼 나 갈아입고 올테니 넌 어디있을꺼야? 학교 남아있어. 갈아입고 올께." 하지만 아무말도 없습니다.
결국 저희 집까지 같이 가서 전 옷갈아입고 나왔습니다.
집나갈테 식구들한텐 학교가서 공부하고 오겠다고 생색아닌 생색내고 나왔는데. 옷갈아입으러 온 절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
여튼 옷갈아입고 나오니 시간은 오후 3시를 조금 넘어섰네요. 그래서 근처 커피빈에 들어가서 공부했습니다. 집중 조낸 안됩니다. 본데 또 보고 또보고 그래도 또보고..
여친 자기 행동에 미안함 느끼고 웁니다. 달랬습니다. 울지말라고... 살짝 진빠지네요..
6시 반... 저녘 먹으러 갔습니다. 먹고 나니 7시. 마땅히 할게 없더군요.
평상시처럼 데이트 하자고 만난것도 아니고.. 애매모호한 상황이 들이닥치자.. 자연히 그녀 집으로 발걸음 향하게 되네요.
바래다주는 전철에서 별 말 없이 갔습니다. 전철에서 내려서 버스 환승하고 나란히 앉게 되었습니다.
살며시 어깨에 손올리면서 몇 마디 붙였습니다.
손치우라고 하네요. 왜 그러냐고 묻자 아무런 대답도 없이 기분이 안좋아 보입니다. 대답이 없어 제가 한 질문과 같이 제가 답까지 물어봅니다. 내가 싫어? 귀찮아? 꺼져 버릴까?
마지막 질문 꺼져버릴까? 그말에 고개 끄덕이더군요......;;;;;;;;;;;;;;;;;;
원래 이런 물음(내가 물어보고 대답까지 물어보고 확인하는 작업)에 익숙해진터라 대충 짐작은 했는데. 그때는 제 인내심에 한계에 다달았습니다.
그런 황당 시츄에이션에 그녀 핸펀 울리네요. 지역번호 군대간 친굽니다.
드뎌 막힌 말문이 열립니다. 버스에서 내려서 집앞에 횡단 보도 건너는데도 이어지는 전화통화.
제가 심드렁한 기색에 전화 끊자고 상대 친구에게 말합니다.
도저히 못참고 한마디 건냅니다.
'전화 끊어'
집에 바래다 주러 걸어가면서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참고 참고 참고.. 그리고 차분한 목소리로 '내가 너 남자친구 맞냐?'
아무말 못합니다.
바래다 주고 집에 가는 버스에 몸을 맡기고 문자메시지 남겼습니다.
화내서 미안하다 버스타고 집에 들어간다고...
답문오더군요.. 오늘 있었던일 미안하다고.
하지만 오늘 있었던 옷사건이 앞으로도 발생하면 오늘처럼 말할꺼라고 합니다.
집에가서 옷갈아입고 오라고.....
대.략.난.감.....
제가 먼저 좋아라했고. 고백도 먼저하고.. 그녀가 하는건 뭐든 들어주고 싶고 해주고 싶고..
근데 너무 버릇없이 구는 모습에 한숨만 나오고 힘이 들더군요...
옷이 뭐가 중요합니까? 물론 옷이 그사람을 투영한다고 합니다. 그날의 제옷... 깜끔했습니다.
냄새가 나거나 얼룩이 있다거나 혹은 해진것이 있었던거 아닙니다. 잘 입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녀 만나기전엔 거울 한번 더 보고 주변에 물어보고... 한순간에 무너지더군요.
그녀는 옷차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기준보다 옷에 대한 비중이 더 크데요. 그러면서 자기가 정해준 옷만 입고 나오라고 합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막연히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싫고. 막연히 제 옷차림이 맘에 들지 않고..
남자친구랑 말 몇마디 하기도 힘들어 하다가 동창 남자친구의 전화에 미소 띤 얼굴로 전화하고.
제가 더이상 힘들어서 더이상 힘이 나지 않을꺼 같네요.
솔직히 저.. 눈에 깍지 씌워져서 아직도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그녀의 미운점도 깍지로 이쁘게 포장해서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러기 위해 애썻지요. 근데 너무 힘드네요.
뭐..... 결과는 헤어졌습니다.
커플링.. 하루 천원씩 모으자고 한 커플통장.. 물질적인 부분이 아까운적은 없습니다.
부모님께 연애한다고 따가운 눈초리 받기 싫어서 직접 알바해가면서 힘들어도 기뿐맘으로...
지금 제 약지에 남겨진 반짓자국이 제 맘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답답한 맘에 그냥 몇글자 적은 겁니다.
악플은 안달아 주셨으면 해요..
다만.. 제가 힘 낼수 있게 격려의 한마디 정도만 부탁할께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