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명: 00초등학교
초겨울에 내리는 차디찬 서리 발은
앙상한 가지에 마지막 남은 나뭇잎 마저 낙엽으로 떨구고
가는 세월 더욱 재촉하지만
우리들만의 00골 추억은 제아무리 찬 서리 내리고
무정한 세월 흘러 간다해도 잊을 수가 없구려
1963년 3월초 어느 날
눈부신 태양 힘차게 솟아 올라 00교정 비추고 있을 때
앞가슴에 손수건 달고 노랑고무신 검정고무신 신고서
봄기운 가득 찬 운동장에서 입학식 하던 친구들이
00교의 16번째 입학생이고 자라서는 19번째 졸업생 되었다네
그러고 이 친구들이 우리들 아닌가
입학식 때는 흐르는 콧물 소매 끝으로 닦고 훌쩍거렸고
졸업식 때는 흐르는 눈물 소매 끝으로 닦고 훌쩍거렸는데
지금은 콧물도 눈물도 다 말라버리고
노랑고무신 검정고무신은 아예 잊었겠구려
그러나 무궁화 꽃이 피고 지기를 6번
어찌 그때 그 얼굴 그 목소리를 잊겠는가
그래서 우리 친구들 동창회를 하는데
매년 12월 첫째 주 토요일이 동창회 날 이니
주변 친구들 데리고 꼭 오시게나
우리00학교 시절 남녀 친구들간에는
갑돌이와 갑순이처럼 마음 따로 표정 따로 별말이 없었으니
어쩌다 단둘이서 말이라도 한 마디 하려고 하면 괜히 쑥스러웠지
그렇게 순진하고 숙기 없던 우리친구들
이제는 50고개 넘어서는 중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너무나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이라
부끄러움과 설레이는 마음은 얼굴을 달구고
반가움과 그리움이 입가에 먼저 번져 나와
아무 말도 못하고 서로 "어 어" 하는 말만하네
그러다가 "야"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누구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서로 두 손 덥석 잡고서
무슨 말을 해야될지 몰라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내숭떨며 하는 말 "어어 너 누구누구 아니니"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런 날이 다시 오겠는가
만나보니 옛날에 고왔던 그 얼굴 낭낭한 그 목소리는 어디 가고
지금은 엄마 아빠 되어 모든 것이 다 변했구려
이마에는 깊은 골 파이고 눈가에는 잔주름이 자글자글
머리에는 덤성덤성 흰 꽃이 피었으니
이래도 저래도 가는 세월은 속일수가 없나보네
그러나 마주치는 눈빛은 그때 그 눈빛
오뉴월 태양만큼이나 뜨겁고
강렬한 눈길 속에는 반가움 넘쳐흘러
금방이라도 눈물이 펑펑 쏟아질 것 같은 우정이 가득 차 있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정다운 얼굴들
오랜만에 어려운 발걸음 먼 길 찾아 왔으니
오늘밤만은 모든 것 다 잊어버리고
00골의 그 환상 그 꿈에서 깨어나지 말게나
이렇게 수다 떨며 쏟아 내는 추억이야기
그리고 그동안 말못하고 쌓아둔 이야기
구구 절절이 사연도 많고 옳은 이야기인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
이런 마음 담은 술잔 주고받으며 하루 밤 지세우고 나니
어제 밤은 왜 그리 짧든지,,,,,,,,,,,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 무거운 발걸음 아쉬운 마음 달랠 길 없어
다시 맞잡은 두 손은 무슨 말을 하려고 놓을 줄을 모르네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들의 만남 이였습니다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 이런 마음 접어두고 오죽했으면 못 왔겠는가
그러면 이야기나 들어 보게
지금은 옛날에 짖굳게 굴던 김모모 신모모 친구도
다 이빨 빠진 호랑이 되었고
구구단 못 외운다고 나머지 공부시키던 선생님도 안 계시는데
무엇이 겁이 나서 못 오는가 못 오더라도 연락처는 알려주고 사시게나
그리고 이런 사정 저런 사정 다 헤아려 주시고
동창회 나들이 성원해 주신 여자친구 낭군님 들에게
00골 졸장부들은 그 아량 한 수 배웠기에 감사 드립니다
모임은 회장을 위한 것도 아니고 회칙에 억 매여 하는 것도 아니고
어렸을 때 맺은 인연 그 정이 무엇인지
잊지 못할 그 정 때문에 만나는 것이라네
앞으로 살아갈 날도 살아 온 날 보다 그다지 길게 남지 않은것 같구려
그런데 몇몇 친구들은 무엇이 그리도 급하여
40대 중년은 피어 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갔는가
회심곡에 노래 가사처럼 친구 벗이 많다 한들 어느 친구가 같이 가겠는가
그리고 누워 있는 자리 찾아가 잔 잡아 권하지 못함을 용서하게나
그저 생각하면 가슴저리고 목메어 올뿐이지
그래서 닥쳐오는 운명은 누구도 막을 수 없나보네
00학교도 세월의 무게가 무거운지
환갑(60회)도 못 넘기고 분교로 전락했고 잘못되면 문 닫게 되었으니
아 무상한 세월이여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그래도 고향 지키며 아들 딸 낳아서
00학교에 보낸 고향친구들이 있기에 분교라도 있다네
00고을 떠난 대다수의 우리 친구들
고향친구 아들딸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지금까지 초등학교 때 마음으로 돌아가서
그때 그 마음으로 썼는데
그래도 살아온 세월에 찌들어
궁상맞고 꾸리꾸리 한 이야기만 한 것 같구려
참고: 16번째 입학생이 19번째 졸업생된 것은 47. 9. 1 개교 시
이웃 초등학교에서 1.2.3학년 데리고 와서 3년의 차이가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