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부터 무슨 말을 꺼내야 이야기가 쉬워질지 모르겠습니다.
제 나이 22살,
2년전까지만 해도 암투병중이시던 아빠가 계셨지만,
울면서도 하루하루 저희와 함께 하시기에 나름 행복했습니다.
20살, 아빠가 돌아가셨습니다. 저에겐 더 많은 힘듦이 다가왔습니다.
다니던 대학도 휴학을 하고 집에서 엄마와 함께 생활을 했습니다.
전문대였고 전공이 관광이라 누구보다 제 자신을 잘 알았기에,
곧 취업문제로도 답답했고, 앞으로 저희 세남매에게 들어갈 경제적인면에서도
욕심을 낼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제 미래가 불확실하게 느껴졌었습니다.
그 해 집 근처 중학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처음 사회생활을 접했지만 힘들어도 내 일이다 생각하고 받아들이니 쉬워졌습니다.
비정규직이라 그다지 많지 않은 돈으로 적금도 부었고, 제 앞으로 된 보험금도
제 손에서 해결했습니다. 솔직히 제 힘으로 먼가를 해내고 있다는 것에 큰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아빠의 빈자리로 인해 손가락을 받을까 조마조마했죠 .
귀걸이 하나 하는것도 제 맘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옷차림 하나까지도 신경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남들 눈이 무서웠습니다.
세상 사람들 자기 일 아니라고 입에 오르락 내리락 정말 좋아합니다.
저희 집 촌이라 정말 더 합니다.
누구누구 집 밥그릇이 몇개인지 알 정도로 작고 조용한 마을입니다.
아빠가 안계시게 되고 젋디젋은 우리 엄마에게 남자들이 붙었습니다.
처음엔 눈물만 났습니다. 아빠가 없어진것도 실감이 안나는 상황에,
우리 엄마에게 붙는 남자들이 동네 아저씨, 아빠 친구, 동네 삼촌들입니다.
한두번의 전화통화, 한두번의 만남, 가족인 저도 이해하기 힘든데,
남들이 보기엔 어떻겠습니까 ?
오해로 인해 남들에게 약간의 미움도 샀었습니다.
그 중 붙는 아저씨, 제 친구 아버지였습니다. 정말 눈물이 나더군요,
전화가 매일와요, 처음 한두번은 이해했습니다 정말,
그런데 나중에 그 전화가 잦아지더니 엄마에게 자꾸 나오라고 하더군요,
가정이 있는 남자가 엄마한테 만남을 요구하니 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아빠랑도 그렇게 사이좋은 사이였으면서
아빠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마와 만나려 한다는게 저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가끔음 엄마의 애매한 태도에도 화가 났습니다. 만나기 싫다고 자기 의사는
똑 부러지게 밝혔지만 일일히 대답을 하고 있는 엄마가 그렇게 미울수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입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올해는 정말 더 죽겠습니다.
제 여동생 대학생이 되어서 청주로 가게되었고,
중3이었던 남동생은 고등학생이 되어서 시내로 가게되었고
둘 다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 휴학연기했습니다. 솔직히 빼도박도 못하게 됐지요.
제 욕심 챙기자고 학교를 가겠다고 선뜻 말이 안나왔습니다.
저 정말 제 친구들 부러웠습니다. 부모님한테 용돈 받으면서 대학생활하고
그냥 남들 하는 그런 일들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런 친구들 제 속도 모르고 니가 모은 돈으로 충분히 학교 갈수 있지 않느냐,
촌에 머하러 있냐 도시로 나와라, ㅋ 나중에 작은 이해조차 바라지 않게 됐어요
그런 철 없는 행동들이 엄마에게 더 힘듦을 주는 걸 알기때문에 그러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저 둘이 생활하면서 힘들었어요.
엄마 일하는 모습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엄마가 요즘은 자꾸 미워질려고 합니다.
아빠의 친구분이신데, 저희 집 무지 도와주셨습니다 물론 가정도 있구요.
그런데 엄마가 자꾸 의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 현실 주의자 이고, 이성이 먼저 입니다. 엄마가 상처받을까 두렵습니다.
그런 엄마 제 속은 모르고 자꾸만 제 눈치 보면서 그 아저씨와 연락을 합니다.
한번은 이랬습니다.
동네 사람들 엄마 불러내서 같이 놀고 스트레스 푸는거 저도 고맙고 찬성합니다.
그런데 나가면 술 먹고 주점 가서 안고 부르스 치고 저 그거보고 눈 돌아갔습니다.
가자고 해도 우리 엄마 안가더군요. 그 자리에서 뛰쳐나왔습니다.
또 한번은 아는 경찰 아저씨 집에서 김장을 했다며 먹으러 오라고 동네 삼촌이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 새벽같이 눈떠서 저녁에 잠들때까지 일 하십니다.
피곤한 나머지 안가겠다고 했는데, 그쪽에선 술도 먹었고 일방적으로 나오라고 했나봅니다.
밤이 되었고 불을 끄고 문단속 하고 눕는데, 그 삼촌이 왔더군요.
저 당연히 안나갔고 엄마도 안나가더군요.
그랬더니 문을 두드리고, 집으로 휴대폰으로 사정없이 전화를 하더군요.
한참을 울리고 두드리다 말길래 저 간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저희 집 방문이 열리는 겁니다.
저희 집이 방앗간을 하는데 아무래도 그 윗쪽에 열려진 창문을 넘고 들어왔나봐요.
가게와 집이 쪼금 떨어져있어서 그 사이에 황토로 방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아빠가 엄마가,
그 황토방에서 자고 있는데, 가게로 들어와서 그 황토방을 열었으니
저 정말 숨이 멈추는가 알았습니다. 이렇게 떨리는 심장소리가 밖으로 들리는건 아닐까
정말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렇게 문을 열고 1-2분 정도 있다가 갑자기 들어와서
엄마를 깨우더군요. 저 정말 참았습니다.
온다고 해놓고선 왜 약속을 안지키느냐고 삼촌이 그러데요.
엄마는 가라면서 그러는데, 저 화가 났습니다.
솔직히 전화도 안받고 문도 안열어주면 싫다라는 의사로 알아들어야 하는거 아닙니까?
그렇게 창문 넘고 불꺼진 저희집 들어와서 저희 엄마 깨워서 데려갈 정도로 그다지
중요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엄마 옆에 누워있는데, 너무했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나가라고,
무슨 일 났나싶어 들어왔을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상한겁니까? 오바한건가요 ?
어느 정도 알아먹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엄마도 그러는거 아니라고 확실하게 대답을 했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저한테 피해주지 말라고, 둘이 약속을 했든 안했든 이런꼴 보기 싫다고 정말
떨리는 목소리 잡고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그렇게 한번 터지더니 다음은 더 쉬웠습니다.
친구 생일 선물도 있었고 워낙에 십자수를 좋아하는 편이라
겨울이 다가오기에 십자수를 하는데 우리 엄마 그러시더라구요.
눈 아프게 그런걸 머하러 하냐고, ㅋㅋㅋ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이게 이래뵈도 만병통치약이라고,
잡생각도 안나고 이거 하는 순간만큼은 다 잊고 기분이 좋아진다고 ,
엄마, 남동생 속썩히는거 생각 안난다고, 그랬더니
우리 엄마 화를 내시더군요,
저 그동안 묵혔던 2년치 터져나왔습니다. 제 성격이 그래요, 꾹꿈 참다가 건들여지면 정말
다 토해냅니다. 싫다고 울었습니다. 내 눈치 보면서 아침 저녁 그 두끼 함께하는 밥상 앞에서도
우리 엄마 그 상 밑에서 문자 쓰시고, 정말 내 눈치 많이 보십니다.
전화오면 다른 방 갑니다. 누워있다가도 전화받으면서 다른방 가십니다.
그게 너무 싫다고, 그 삼촌도 그렇게 들어오고 내가 없었으면 어떡해 했겠냐고,
술 먹은 사람이 먼 일을 못치냐고 정말 울면서 얘기했습니다.
우리 엄마 대답이 더 힘들었습니다. 결혼하겠다고 하면 난리나겠다고,
어제도 같이 누워있는데, 제가 문자 볼까 싶어 저쪽으로 돌려서 문자보내시데요.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만약 내 눈치 안보고 당당히 연락하고 만나고 그래야하는건가,
같은 여자로서 엄마도 웃는 날이 더 많은 인생을 살았으면 하는 바램은
누구보다 제가 더 큽니다. 빨리 이 촌에서 벗어나서 엄마와 딸이 다정하게 팔짱끼고, 손잡고,
영화도 보고 싶고 맛집 찾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먹고 해보고 싶은게 저 입니다.
2주전 아빠의 기일이었습니다.
항상 그 쯤엔 힘이 드는데, 올해는 아빠가 꿈에 찾아오셨더군요.
2년만에 돌아왔다고, 집에 누워계시는데,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습니다.
꿈을 깨고 나니까 허무하데요/ ㅋㅋㅋㅋ
기일날 아빠한테 가서 아빠 힘을 나눠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내가 도망가지않게, 엄마한테도 행복한 삶을 달라고,
남동생도 이젠 정신 차리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제가 아직 엄마를 모르고 있는 걸까요, 아님 제가 오바하고 있는 걸ㄲㅏ요,
저 아빠 원망하지 않아요. 발길조차 떨어지지 않는 원하지도 않는 먼 길을 가셨으니
그것마저 아빠한테는 힘드실테니까요.
겉으론 엄마를 내가 지켜야 한다. 이 가정을 유지해야한다 하지만,
속은 엄마도 가버릴까봐 두려워 이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철없는 딸일지도 모르지요.
그동안 그래도 견뎠는데,
어제 너무 다정히 통화하는 모습에 저 정말 어떡해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가장인 남자보다 남편없고 애딸린 여자를 머라하겠죠.
머릿속이 너무 복잡합니다. ㅋㅋㅋㅋㅋ
제가 여러분이라면, 여러분은 어떡해 하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