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이 뭔지도 모르는 노인
이번에 발표된 친일분자 명단 106인을 두고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안병직은 이렇게 말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발표가 실익은 없고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된 집권수단으로 이용될 소지가 많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러 차례 소유권이 바뀐 재산을 무조건 빼앗겠다는 무지의 소산이다.”
또 안병직은 며칠 전 티비프로 대담에서 말하기를,
“독도나 야스쿠니신사 참배문제를 자꾸 들먹여 일본과의 선린관계를 악화시키면 안 된다.”
“일제에게 당한 일도 있지만 혜택 받은 일도 있다.”
“총독부에 의한 공공연한 토지수탈은 없었다.”
“종군위안부는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다.” 등등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은 발언을 연구라는 논리를 내세워 해왔다. 이는 일본 우파의 주장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발언이고, 고려대학교 모교수가 작년에 “소련이나 중국에게 먹히느니 일본에게 먹힌 것이 행운이었다.”라고 한 발언이나, 독도는 일본땅이니, 독립투사 김좌진 장군이 양반계층인 민족의 억압자니 하다가 고소를 당한 친일 모작가의 발언과도 상통한다.
안병직의 논리는 간단하다. 자꾸 일제시대의 악몽을 떠올리며 일본의 비위짱을 건들이지 말자는 것이다. 다른 말은 다 집어치우고 딱 한 가지만 가지고 이야기 하겠다.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명단발표가 실익은 없고......”
이익이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의 이익은 무엇을 뜻하는가? 연해주나 만주를 떠돌며, 또 국내에서 억압받아 가면서 목숨 걸고 한 독립운동은 원래 이익이 없었다. 유관순이 이익이 있어서 독립만세를 외친 것도 아니고, 김구선생이 돈 벌자고 애국단을 결성하여 무장투쟁을 벌인 것도 아니며, 이육사시인이 뭔 이익을 바라고 상해로 건너가 조선군관학교를 제1기로 졸업하고 밀정으로 중국과 상해를 오가며 비밀임무를 수행하다가 17번씩이나 체포되어 나중에는 북경의 유치장에서 숨을 거두었겠는가,
이익 없는 독립운동에 매달리다가 죽어간 사람은 부지기수다. 더 이상 구차하게 애국자들의 명단을 나열하지 않겠다. 그들을 자꾸 떠올리다보면 정말 당신 같은 사람, “뭔 이익이 있어서 자꾸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명단을 발표 하냐고” 떠드는 사람에게 화가 치밀기 때문이다.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는 일은 민족의 기상과 혼에 관한 문제다. 민족기상과 혼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기에 이익이 없다고 하는가?
우리나라를 짓밟고 우리민족을 전쟁터로 내몰아 개죽음을 당하게 한 일본인들이 사과는커녕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여 <대일본제국>의 역군들을, 그들의 혼을 기리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단 말인가?
그래서 우리의 민족기상도 혼도 적당한 상황논리로 버무려 넘어가자는 발상인가?
정말 당신은 자존심도 없는 사람 같다. 수치심도 없어 보인다. 해방 된지 이제 겨우 60년을 넘겼을 뿐이다. 아직도 독립만세 소리가 가시지 않은 산천에 대고 우리사회의 지식층이라는 작자가 망발을 해도 분수가 있지,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역사를 통 채로 훔쳐 들어와 백두산 까지 우리민족을 밀어 붙이고, 일본은 독도를 넘실대며 동해를 겁박하여 오는 지금, 우리가 뭔 재주가 있어서 헤헤 웃고 떠들며 선린우호를 지껄이겠는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일은 좋다. 그러나 따질 것은 따지고 들어야 쥐발바닥 만한 이 나마의 강토를 지킬 수 있고, 후손 대대로 물려줄 수 있다.
당신은 참 배알도 없는 사람이다. 그리고 시대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노인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독립된 나라인가? 진정 해방된 민족이 맞는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 하니깐 강대국인 줄 아는가?
아직도 우리는 해방되지 못했기에 독립운동 중이다. 왜냐고?
조선말에 자기네들 공관을 지키겠다고 뛰어 들어온 일본군이 조선강점의 시초였다. 그 외국군이 아직도 우리 강토를 떠나지 않고 있다. 다른 선진국을 봐라. 그들 나라를 다른 나라의 군대가 지켜주고 있는가,
이것은 친미냐 반미냐의 문제가 아니다. 자기 집 마당을 남이 지켜주는 집안이 제대로 된 집안이냐는 말이다.
민족을 배반한 자는 무덤까지 추적하여 민족의 심판대 위에 올려야 한다. 이것은 민족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일이다. 프랑스나 이스라엘은 아직도 민족을 배반한 자를 추적 중이다. 그들이 할 일이 없거나 잔인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수치스런 민족의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굳건한 초석을 세우기 위해서다.
그래서 민족을 배반한 자는 민족에 의해서 꼭 보복을 당한다는 선례를 확고히 남겨 후대에 절대로 민족을 배반하는 자를 없애기 위함이고, 경종을 명백히 울리려는 목적이다.
부탁한다. 이스라엘이나 프랑스에 가서 민족교육을 받고 와라. 그들의 치열한 민족생존 비법을 터득하고 와라. 민족이란 스스로 생존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없다면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된다는 끔찍한 현실을 배워라. 우리민족도 수치스런 노예의 역사를 가지지 않았는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명단발표가 실익이 없다고?
민족의 기상을 세워 민족의 생존을 확보하자는 이익만큼 큰 이익이 어디 있는가? 우리 후손들에게 독립된 나라, 확고한 강토를 물려주어 대대로 잘 살게 하자는 일처럼 대단한 프로젝트가 어디 있는가?
당신 같은 사람들은 임종국시인 같은 사람을 경멸했을 것이다.
천식에 걸려 헉헉대면서, 대학교수직에서 잘리고 문단에서는 조롱을 받으며,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매일 도서관에 파묻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명단을 작성한, 그 넝마주이라고 불려지던 시인이 터뜨렸던 울음을 기억하는가?
“아이고, 이 일을 어찌하면 좋으냐, 이런 일을 어찌하면 좋으냐?”
하고 울면서 자기 아버지를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첫 번째 명단에 올렸던 그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그가 바보라서, 이익을 계산 할 줄 몰라서,
천도교간부로서 친일자금을 모집했던 자신의 아버지를 매국노 명단에 올렸는가,
안병직, 정말 당신은 이익의 첫 글자도 모르는 바보다.
다시는 공공연한 장소에서 발언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지혜가 아닌 노인의 말은, 노망이라는 소리를 듣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