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뽕나무 하면...이상한 생각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ㅡ_ㅡ;;;
그 어떤 사건보다 황당하고 엽기스러운 화재 사건을 소개 하려고 합니다;;;ㅋㅋㅋ
중학교 2학년 때 초여름에 있었던 실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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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동네에는 아주 큰 뽕나무 밭이 있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으로는 누에를 가꾸는 집에서 관리하는 뽕밭이라고 하였는데
초여름이 되면 그 뽕나무에 열리는 열매를 따 먹으려고 마을 아이들이
모두 뽕밭에서 살다 시피 했죠^^;;
뽕나무가 도합 천그루는 된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오디'라고 드셔보셨는지 모르겠어요...생긴 모양이 아주 작은 포도처럼 생겨서
푹 익으면 보라색 또는 검은색으로 열매가 익고 덜 익었을 때는 빨간색이죠...
그 열매를 먹다 보면 입술도 손도 혓바닥도 모두 검붉게 물이 들었습니다..;;
사건은 어느 일요일이었습니다!
축구를 하려고 모인 마을 아이들이(한 20명 됐습니다..) 공을 차고 한참 더울 때였죠...
동네 1년 선배중에 오군이 있었습니다..(사정상 본명은 밝히지 않겠습니다^^;;)
오군은 항상 동네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인물이었죠..
자전거에 동네 꼬맹이를 태우고 다리 아래로 나르는 일은 다반사 였고,
소똥 실고 동네 어귀를 지나가다 엎은적도 태반이고, 감전 되는 일도 빈번하였죠...;;
오군은 골목대장이었습니다..우리마을에선 대적할 만한 개구쟁이가 없었으니까요ㅋㅋ
그날도 오군의 날이었습니다..축구가 끝나자 마을 아이들을 모두 모아서
뽕밭으로 향했죠...물론 저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뽕밭에 도착하자 마자 아이들은 나무에 올라타고 가지를 털고 심지어 꺽어 가면서
오디를 따먹기 시작했죠...주인 분이 너그러우셔서 아이들이 오디 따먹는것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않으셨기에 언제나 편한 마음으로 오디를 먹었습니다...
그러다 무슨 뜸끔 없는 생각이 들었는지 오군 왈!
"야 내가 집에 가서 감자하고 고구마 가져올테니까, 나뭇가지하고 지푸라기 모아서 태우고 있어."
요렇게 말하는 겁니다..그런거 거절할 저희가 아니었죠...
꼬맹이들 시켜서 나뭇가지며 지푸라기를 모아서, 숯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 20분쯤 지났을까요?오군이 자전거 뒤쪽에 박스 가득히 감자와 고구마를 실어 오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쪼잔하기도 했고, 애들한테 먹을 것 뺏어먹기로 유명한 사람이
고구마와 감자를 가지고 온다는 사실에 모두들 감격을 하였습니다...
활활 타는 불에는 감자와 고구마를 구우면 태워 먹기 일쑤였기 때문에 흙을 좀 뿌려서
불길을 죽인 후 감자와 고구마를 넣었습니다...그리고 또 오디를 따먹기 시작했죠..
근데 불을 피워 놓은게 불안해서인지 오군이 동네 꼬맹이들을 모아서 가위바위보를 시키더라구요..
진 녀석은 동네 구멍가게 아들래미 였습니다..요놈이 좀 어리버리 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어리버리 합니다...)
"야 넌 그냥 여기서 불 지키고 있어라..알았냐?!!"
시무룩한 그 녀석의 표정..하지만 골목대장 오모군에게는 덤빌 수가 없었죠...
우리는 아무 걱정도 안 하고...오디를 마음껏 따먹었습니다...그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알죠...ㅋㅋ
그렇게 뿔뿔이 흩어져 한참을 따먹는데 옆에 왠지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딱 돌아보니...헉!!동네 구멍가게 아들래미가 제 옆에 있는 나무에 올라가서
오디를 털어먹고 있는 것이었습니다...ㅡ_ㅡ;;
순간... " 아 씨X...XXX야...아!!X됐다!!ㅡ_ㅡ"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 나왔죠...
그 녀석 하는 말이 주변에 나뭇가지 하고 지푸라기 다 치워 놓고 왔으니 걱정하지 말랍니다..
그래도 걱정이 안 될 일이 있겠습니까;;순간 하늘을 올려다 봤는데...
분명 보았습니다...뭉게뭉게 솟아오르는 아름다운 연기를..ㅡ_ㅡ;;
소리를 지르면서 그것으로 뛰어 가보니 이미 오군이 와 있더군요;;
오군은 불길과 처절하게 싸우고 있었습니다..ㅡㅡ^
마을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불길을 잡으려고 별짓을 다했죠...
발로 밟고 흙을 뿌리면서...하지만..불길은 잦아 들지 않았습니다..
그 해에 유난히 가물어서 건조한데다가 바람까지 부는 날이어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주변에 뽕나무가 하나 둘 불이 붙기 시작했죠...
"야 ~ 이 XXX야!!불 잘 보고 있으랬잖아...!!"
오군의 발악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상황은 점점 악화 되었습니다..불길은 오군의 바지를 태워 먹을 정도로 커졌습니다..ㅡ_ㅡ;;
마을 특공대라고 우쭐대면서 돌아댕기던 오군 패밀리와 그 대장 오군도 거센 불길 앞에선
무력해지고 말았습니다...그 때였죠...멀리서 이장님의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아~아~이장입니다..지금 마을 아랫쪽 김씨 뽕나무밭에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마을 통장님들과 마을청년회 임원 분들, 그리고 마을 주민 여러분께서는 신속히 마을 회관으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아~아~ 한번더...말씀드립니다.....(생략)"
순간 오군의 얼굴을 파랗게 질리더군요;;ㅡ;;
저도 그리고 20여명의 마을 아이들도 어쩌지를 못하고 있는데..
오군 왈..."튀자..."...----튀자...튀자...
자전거로 논길을 휘날리면서 도망을 치기 시작했습니다..목표는 뽕나무밭과 정 반대인 마을 야산!!
자전거 없는 사람은 개울가를 이용하여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오군은 철저했습니다..
"뭉쳐 도망가면 걸리니까 흩어져서 도망친다...모이는 곳은 야산 무덤 썰매장이다..."
뿔뿔히 아이들을 흩어서 도주를 시킨 뒤 오군은 자전거 뒤에 고구마와 감자를 실고...
마을 저수지로 향합니다...저와 몇몇도 같이 갔죠...
완전범죄...그것을 위하여 그는 저수지로 뛰어 들었습니다...저희도 마찬가지였죠
몸에 그을음과 옷에 묻은 재를 씻어내고...한편으로는 저수지에서 놀다가 오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요...;;그는 과감히 불에 탄 바지도 찢어서 반바지로 만들더군요;;ㅡ_ㅡ;;
일단 물에 젖은 새앙쥐 꼴로 마을 어른들이 분주한 그 사이를 유유히 통과하여 집결지로 갔습니다..
1명 열외없이 모두 모여 있더군요...그리고 그 곳에서 상황을 주시하였습니다..
생각보다 상황이 안 좋았습니다..도로에서 뽕밭으로 들어가는 길이 좁아서
큰 차량은 들어갈 수 없었고, 그 때문에 소방차가 접근을 못하고 도로가에 서 있었습니다..
그 소방차에서 물을 어른들이 줄을 서서 나르고...개울가도 멀은 관계로 불길은 점점 커졌습니다;;
저희는 태어나서 정말 큰 불을 보았습니다...어둑어둑 해질때는 그야말로 장관 이었죠;;ㅡ_ㅡㅋ
뽕나무는 점점 타 들어가고...결국 헬기가 뜬 후에야 겨우 불길이 잡혔습니다..
그 동안 우리는 침을 꿀꺽 꿀꺽 삼키면서...고구마와 감자를 구워 먹었습니다..ㅡ_ㅡ;;
그리고 드디어 사건 종료...그 현장은 폭탄을 맞은 것처럼 참혹하였습니다..
뽕나무 천여그루 중 살아남은 뽕나무는 백여그루...저의 전멸을 하다 시피 하였고...
낮은 구릉이 온통 새카맣게 변해 있었습니다...;;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이 상황을 어찌 해결해야 하나 고민을 하였죠...
오군이 말합니다..
"여기 우리는 뽕밭에 안 간거다..여기서 썰매 타다가 고구마 하고 감자 구워 먹은거야..."
모두들 고개를 끄덕거리면서...오군의 말을 경청 했습니다..
"한명이 불면 모두 죽어..아버지가 삽으로 때린 다음에 묻어버릴꺼다...그러니까 절대 말하지마!"
집으로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고...쥐 죽은듯이 방에 박혀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뉴스를 보는데 아주 헤드라인으로 깔려서 나오더군요..
"오늘 충남 XX시 XX동에 큰 화재가 발생하여 뽕나무 천여 그루가 모두 불에 타 소실되었습니다..
경찰은 담배에 의한 화재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중략)"
담배..ㅡ_ㅡ;;황당 하더군요;;ㅋㅋ
그 사건 이후 저희는 그 누구도 뽕밭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죠...
이 어마어마한 사건을 어찌 누설 할 수 있었겠습니까..ㅠㅠ
시간은 지나서 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뽕밭은 넓은 공터가 되어서 방치 되어 있었는데..
그때 핸드폰이 나오고 PCS가 유통되기 시작할 때였습니다..
한참 안 터져서 011이 대세였을 때였죠..
그 때..바로 그 뽕밭 자리에 016기지국이 들어섰습니다...
016은 기똥차게 잘 터졌죠...본인도 016 썼습니다..ㅡ_ㅡ;;
동네 분들의 절반 이상이 016을 사용할 정도였죠...;;
오군의 기발한 행동으로 뜻하지 않게 016 돈 많이 벌었을 겁니다;;
지금도 그 자리엔 기지국이 우뚝 서 있습니다..;;
정말 철 없고 어렸을 때 일이었습니다..뽕밭 주인 아저씨께 죄송하다는 말씀 이제서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