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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추기의 노래(32)

김정미 |2003.04.01 19:21
조회 185 |추천 0

짜장면 다운 짜장면을 맛보고 싶거들랑

무의도를 찾아 가세요

지리를 잘 몰라 정확한 위치 설명은 못해드리오나

저처럼 눈 딱 감고 나서보아도

좋을 듯 싶어요

벽엔 여러가지 메뉴가 있었지만

그날엔 짜장면만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상한 섬 무의도

마치 소설 이어도를 찾아 간 듯한 느낌을 주던 섬

대낮인데도 사방은 어둡고 바람은 불고

낯선 섬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짜장면

아무튼 면발의 힘으로 산을 올라

산위에서 바다를 보았지요

하산하는 길 입구에 아름다운 까페  하나

맞은편에 천상을 넘나 들 듯한 구름다리 하나

폭풍의 언덕을 연상케하는 세찬 바람

한시간에 한대씩 오간다는 버스

그러나 오늘 같은 날은 기약이 없다는...

까페로 들어섭니다

주인의 취향도 특이한 것이

인테리어 소품중에 성한 것이 하나도 없으니

깨진 병, 찢어진 천, 부서진 문짝, 반쪽짜리 키타...

그러나 그 속에서 피어나는 눈부신 생명들

언제 올 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약초로 담근 술잔을 기울여봅니다

술은 취해가고 해는 저물고 버스는 아니오고...

문밖엔 날라가 버릴 듯 바람은 더 기승을 부리고

해는 서산마루 넘어선 지 오래고

이러다간 버스도 아니와 주면

비틀거리는 영과 육을 어디에 뉘이리요

칠흑같이 까아만 밤

대책없던 버슨 와 주었고

배고픈 시선으로 바라보던 낮의 무의도를

약술에 취한 눈으로 작별하면서

짜장면과 약술에 젖은 하루를

추억의 자루에 담았습니다

올 봄 누가 있어

폭풍의 언덕으로 함께 가려나

털보 아저씨는 아직도 그곳에서

잔잔한 웃음 뿌리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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