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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소녀 두번째 이야기...

다음에 |2006.12.15 13:19
조회 3,378 |추천 0

어제는 조금 일찍 퇴근했습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이 자기전에 집에 갈 수 있었지요.

벨소리가 들리자마자 환호하며 마중나오는 아이들...

별명이 '짱구'인 둘째 아들놈과 우리 '엽기소녀' 딸아이가

저의 귀가를 환영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합니다. 이 놈들이 저의 얼굴은 안보고

손부터 보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아빠! 선물은?"

"......................."

제가 반가웠던 것 일까요?

늦게 귀가하는 미안함에 어쩌다가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사가던

자그마한 선물들이 기다려졌던 것일까요?

어찌됐든 저는 아이들을 양 팔로 껴 안으면서 아이들의 볼에

사정없이 뽀뽀를 날렸습니다.

"아빠, 따가워...수염 깎아!!!!"

딸아이의 성화가 이어집니다...

"아빠, 손 닦고, 발 닦고, 수염 깎고....그래야 뽀뽀해주지..."

저는 옷을 갈아입고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 많이 추레해 보입니다.

면도를 하려고 면도기를 든 순간 저의 입술가에 있는 점이 보입니다.

빼야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아직도 못빼고 있는 사마귀같은 점입니다.

쩝...저의 딸아이의 2돌 무렵이 생각나네요.

.

저의 딸아이가 이제 말을 조금씩 이어서 할 때쯤, 어느 일요일 여름인가 봅니다.

저는 일주일의 피로(그 전주는 거의 5일 밤을 철야했던)에

곤하게 낮잠에 빠져들어 있었습니다. 정말 꿀같던 오수였습니다.

그런데...갑자기 자고있던 저의 얼굴을 누군가가 내려치는 것이 아닙니까?

한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저는 자다가 날벼락 맞은 느낌으로 화들짝 놀라 일어났습니다.

이런!!! ...제 딸아이가 자고있던 저의 얼굴옆에 앉아서 그 작은 손으로

연신 내려치고 있었던 겁니다.

"ㅇㅇ아!...왜그래?" 어이가 없음과 함께 잔뜩 화가난 저는 딸아이에게 고함을 쳤습니다.

그런데도 제 딸아이는 저의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자꾸 손을 제 얼굴로 가져옵니다.

"아빠...파디...파디 있져...파디..."

"파디??????...."

부엌에 있던 저의 와이프가 제 고함소리에 들어왔다가 키득키득 거리며 웃기 시작합니다.

저는 자다가 일어나서 그런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었습니다.

"자기야~~~자기 입술 옆에 점 있자나..."

"그 점이 왜?"

"ㅇㅇ이가 파리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의 와이프는 죽겠다고 배잡고 구르고...

제 딸아이는 저만 멀뚱히 쳐다보며 계속 손을 휘두르고...

그제서야 저는 무슨 일인지 눈치챘습니다.

"ㅇㅇ아 이건 파리가 아니라 점이야...점..."

"쩜?....쩜 파디?

점이 무었인지 모르는 제 딸아이를 이해시키기란 정말 어렵더군요...ㅜㅜ;;;;;;

지난 일요일 외갓집(외갓집이 농촌입니다)에 갔다가

외할아버지가 연신 파리잡는다고 손을 휘둘러 대시던 걸 본 제 딸아이가

제 입술가에 점이 파리인줄 알고 손바닥을 내려쳤던거지요...ㅜㅜ:::

퉁퉁부은 입술을 거울 앞에서 살펴보며 저는 이 한마디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에라이 점을 빼버려야지...."

그 날 오후내내 저는 부은 입술의 고통과 함께

"아빠...쩜파디...쩜파디..."하며 저만 쫓아다니는 제 딸아이를 피해다니기에

정신없었습니다...ㅋㅋㅋ

저의 부은 입술을 보던 와이프는 옆에서 한 수 거듭니다.

"자기야...우리 딸 권투시킬까?...한 방에 자기입술 그렇게 만들었자나?...ㅋㅋㅋ"

정말 그 당시 2살이었던 딸아이의 손은 정말 맵더군요...

권투나 배구나 운동종목 한가지를 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들 정도로...

.

어제 면도하다가 본 제 입술가의 점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점도 저의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의 한 켠이니까요...

.

어쨌든 우리 딸...이쁘게 커준 것에 감사하며...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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