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제 글의 인지도가 떨어지기에 맘이 아픕니다.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 너무 감사하구요...
글도 좀 남겨 주세요...
남도 여행 다섯 번째 시리즈입니다.
백련사는 7탄에서 말씀드렸다 시피 그다지 규모가 크거나 으리으리한 절은 아니지만,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름다운 동백 숲을 품에 끼고 있고 멀리 보이는 강진만의 눈부신 전망을 바라보고 있어서 남도 여정 중 꼭 잊지 않는 곳이라고들 한다.
사실 오늘 그냥 부산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차마 그럴 질 못하겠다. 어디서 하룻밤 더 자고 내일 가야 할 것 같다.... 다시 오기 힘든 곳인데...
그럼 어디서 자지?? (사실 혼자 하는 여행이다 보니 잠자리 문제가 젤 크다)
백련사에 한번 부탁해 볼까??
밑져야 본인인데... '된다고 하면 그렇게 하고 안 된다고 하면 다시 해남 유스호스텔 가지뭐'
이런 생각에 백련사 대웅전에 들어갔다.
아니라 다를까 법당 보살님이 계신다. 난 먼저 부처님께 절 세판 하고 은근히 보살님께 말을 붙혀보았다.
"보살님 팔은 어쩌다 다치셨어요??"
"미용실에 머리하러 갔다가 의자다리에 걸려 넘어졌어... 그때 생각만하면 아직도 분해..."
"보살님 사탕 드실래요?? (애교... 비굴)"
이 말을 시작으로 보살님과 이야기를 했다. 산중 절에 계시기에 말씀 상대가 많이 없다 보니 반가우신가 보다. 난 내가 가져간 깡통 박하사탕 거의 반을 보살님께 드리고 한참을 이야기한 후에 "저... '등'하나 달께요.(부처님 오신날 절에 단다고 하는 그 등...)근데... 보살님 저 여기서 하룻밤 자고 가면 안되나요??"
"어짜피 방 하나 비었으니깐 자고 가... "
난 등 값으로 만원을 시주했다.
보살님 눈치가 영 적다는 눈치지만 난 눈 딱 감고 그냥 애교, 비굴, 작전으로 나갔다.그렇게 간신히 갖은 눈치 끝에 하루밤 자기로 결정했다.
요즘 절 인심은 예전하고 달라졌다고들 하나 절이 뭐 여행지 민박집인가??
유명 여행지의 절들은 관광객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스님들 공부하는데 갑자기 방 문을 열지 않나... 출입제한구역도 맘데로 막 들어오고...)
어쨌든 난 그렇게도 바라던 산사의 예쁜 기와집에서 눈치는 보이지만 하룻밤 묵을 수 있었다. 기분 좋다. 그럼 이제 본격적 동백숲 및 절 탐험이다.
대충 짐을 풀어놓고 동백숲으로 갈라는 찰라 다시 그 경상도 아지매와 카리스마 스님을 절내 전통찻집에서 만났다.
"아까 그 아가씨네...차나 한잔하고 가."-스님-
"그 이삔(예쁜)아가씨네... 빨리 들어온나 차 한잔 해야지..."-왁자지껄 아줌마들-
"예... 고맙습니다."
사진 몇 장찍어주고 차도 얻어 마시고... 알고 보니 이 카리스마 스님은 예전에 여기서 수행하셨다고 한다. 저 멀리 산중 토굴방에서...
(전혀 그렇게 보이시지 않으신데..)
그래서 아줌마 부대를 이끌고 여기까지 오신거라는데...
멀리 강진만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한잔 얼마나 향기로운지...
스님 말씀도 듣고, 아줌마 말씀도 듣고...
담에 꼭 구미에 있는 해운사를 들르겠다는 약속을 하고는 사진 한장 찍고 헤어졌다.
이렇듯 또 하나의 인연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절 탐험... 이절에는 진돌이(진돗개)세마리가 있는데 모두 수놈이다 젤 큰놈은 '정견'이고 둘째놈은 물론 성견이지만 아직 강아지 티를 못벗은 것 같다. 이놈은 '해탈'이 마직막 강아지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하도 사람들에게 치달려서인지 첨본 사람도 곧잘 따른다. 원래는 하얀색 백군데 온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다 보니 영 꽤죄죄하다.
눈빛만은 스님들을 닮아서 청아하다. 그리고 순한게 잘 생겼다.
백련사 내내 이 개들과 놀았다.
(나의 박하사탕과 비상식량인 초컬릿, 껌 등등 이놈들에게 다 강탈당했다.)
저녁 식사 전에 법당 보살님과 함께 원래 진돌이들 대부가 있는 산중턱 토굴방까지 가니 거기는 '해안'스님이란 한 스님이 수행 중이셨다.
그래도 보살님과 내가 가니 한차도 끓여 주시고, 스님들 만 드시는 듯한 맛은 사실 없는데 몸에는 엄청 좋은 간식거리도 내 주시고 나름데로 손님 접대를 해 주신다.
맘이 찡하다.
산속 토굴방에는 토끼도 오고 산꼴짝에 다람쥐도 오고,
노루고 온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렇게 기분좋게 대접받고는 산을 내려왔다.
옆에 진돌이 한 마리가 계속 재롱을 떨며 함께 내려 왔다.
난 정말 개가 좋다. 영원한 사람들의 친구이다.
'어쩌다 너도 절에 인연이 있어 들어 왔으니, 너도 스님 이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웬걸... 어디서 주워 왔는지 쥐새끼 같은 오래된 작은 동물 시체를 막 물어 뜯으며 놀고 있다. 윽... 드러...
"니 놈아 드럽다 버려라"-보살님-
절에 사나 속세에 사나 개는... 개군...
내가 막 웃으니 보살님이 말씀해 주신다.
산에 사는 누렁이란 들개가 있는데...
신자들 및 스님들 다 보는 앞에서 이놈이 누렁이와 꿀이 붙었다고 한다.(짝짓기)
모두들 민망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보살님이 고무신을 던져 그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했다고 하셨다. 요 즘 젤 큰 형인 '정견'이는 아예 집에도 안들어 오고 밥만 먹고 갔다가 잠깐 잠깐만 보인다고 하셨다. 누렁이와 눈이 맞아 아예 산으로 살림을 차렸나??
저녁 공양시간(저녁 식사)시간이 다 되어 공양간으로 내려갔다.
난 보살님께 이실짓고 말했다.
"보살님 저 하루종일 쫄쫄 굶었어요."
"세상에..." 귀엽게 생긴 공양보살님은 내 밥을 무지막지하게 퍼준신다.
그런데 난 그 밥을 다 먹고 또 더 먹었다.
모두 날 동정한다.
"저 원래 밥 많이 먹어요..하하..하하..^^:"
그게 맛난 밥 먹고, 저녁 예불 올리고....친구들에게 편지 쓰고, 그렇게 바라던 산사에서 하룻밤을 잤다.
밤새 비가 오고... 빗소리 들어며...떨어지는 동백꽃 소리 들으며, 진돌이들 짓는 소리들으며...한적하게... 평화롭게...그렇게.. 그렇게 하루가 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무 여행을 잘 하는 것 같다...
류미현식 여행법 8편 끝
곧 이어 월출산 아래에서...를 올리겠습니다.
행복... 부자... 추천...
***** 체크포인트 *****
백련사에서 키우는 3마리 진돌이는 백련사의 명물이며, 사람들 또한 잘 따릅니다.
그리고 절내 다원(찾집)의 솔잎차를 꼭 마셔보세요... 시원하게 마시면 그 맛또한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절에서 직접만들어 믿을 수 있어요.. 그리고 솔잎차 원액을 꿀병 같은데 넣어서 팔기도 합니다.
찾집에서 바라보는 전망도 시원하고 아주 좋아요...
꼭 차한잔 하고 오시길....
백련사에서 하루 묵는 것은 운이 좋아 빈 요사채가 있어 하루 묵었지만 평상시는 좀 힘들것입니다. 모르죠... 시주 넉넉히 하면 하루 재워 줄지...(요즘 절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답니다.)
****** 8편 여행 경비 *****
시주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