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할지.. 결혼 준비하면서부터 사사건건 형님(아주버님이 아니라)이 걸려서 남편과 많이 다퉜고.. 이제는 형님 얘기만 나오면 남편은 저를 이상한.. 형님한테만 과민반응을 보이는 그런 사람 취급니다. 어디에다 하소연도 못 하겠고.. 정말 답답합니다.
결혼한지는 이제 2년이 좀 넘었습니다. 아주버님 부부는 1998년에 결혼하셨었죠.
참고로 우리 형님은 맏며느리감이 아닙니다. 그리고 눈치 빠르고 샘 많은 엄청난 불여우죠. 이건 상견례 때 저희 시부모님이 저희 친정 부모님께 직접 말씀하신 겁니다. 그 때문에 눈치 없는 곰 같은 저를 친정 어머님은 걱정을 태산같이 하셨었죠.
사건 1. 한복집 사건
결혼할 때, 다들 그렇게 많이 한다고 해서 치마 하나에 저고리를 두개 맞췄습니다. 색동과 일반 저고리로.. 시댁가서 야외 촬영한 거 디카로 보여드리는데.. 형님이 묻더군요.. '동서, 한복을 대체 몇 벌을 한 거야?' 그래서 저고리만 두 개 했다고 말씀드렸죠.
(그 외에도 굳이 나를 부엌으로 따로 데리고 가서는 한복 총 얼마주고 맞췄는지 물어보는데.. 계속 이리 저리 둘러대도.. 너무나 집요하게 물어봐서 결국 얼마 줬다..라고 실제금액을 얘기했었네요. 제가 순진했죠.)
때마침 그 무렵 형님의 오라버님의 결혼식이었는데, 친정 엄마가 한복 해주기로 했다면서.. 굳이 제가 한 한복집으로 간다고 하시더군요. (형님은 결혼 당시 한복을 ** 신도시에서 하셨고, 전 압구정동에서 했거든요.) 어머님 한복과 우리엄마 한복도 해야돼서 겸사겸사 같이 갔는데.. 어머님께 형님이 또 한 마디 하십디다. '어머님, 저도 색동 저고리 한 벌 해 주시면 이쁘게 잘 입을게요.' 결국 어머님이 사주셨습니다.
어머님이 좀 비싼 작품 한복을 하시고, 아버님 두루마기도 비싼 걸로 해서 친정 엄마가 반짇고리 따로 사지 말고 한복집에서 달라고 하라고 하셔서.. 나중에 한복 찾으러 가는 날 반짇고리 그냥 달라고 했더니.. 한복 집에서 그러더군요.. '어유, 형님이 보통 분이 아니세요. 차렵이불에 밥상보에 이것저것 바리바리 챙겨가셔서, 우리가 신부님께 더 드릴 수가 없어요.' 저 결국 반짇고리 돈 주고 샀습니다.
전 저기에서도 열이 많이 받았었죠. 내가 결혼하지 자기가 결혼하나.. 왜 자기가 이것 저것 다 챙겨가는지.. 화가 났었죠.
사건 2. 똑같은 예물
저희 집 잘 사는 건 아니지만, 힘들긴 해도 딸자식 셋 다 대학원까지 공부시켜주셨습니다. 저는 대학원 졸업이지만, 신랑은 그냥 4년제 졸업입니다. 형님은 상고 졸업에 결혼하고 나서 시댁에서 전문대를 보내줬죠. 형님은 정말 몸만 달랑 시집온 경우입니다. 결혼 시키실 적에 시댁에서 가구며 혼수를 다 해주셨대요. 저 신부화장품 살 때도, 어머님이 형님은 화장품 대신 집에 커튼 해줬다면서.. 그래서 형님이 화장품 보면 안 된다고.. 함에 넣지 말고 너가 그냥 가져가라고, 바로 제 손에 화장품 들려 집으로 보냈었죠. 그래서 형님은 결혼할 때, 예물로 3부 다이아 세트 하나만 받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집에서는 신랑도 다이아 5부로 해주고, 순금목걸이 30돈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여차저차해서 저는 3개 세트(다이아, 순금, 유색)를 받게 됐는데.. 유색보석 세트 대신에 까르디에 이미테이션으로 했습니다. 샤넬, 디오르, 불가리, 까르띠에, 루이비똥.. 등등 종류도 18가지나 됐는데.. 그 중에서 까르띠에 핑크골드가 제일 맘에 들고 제일 잘 어울려서 그걸로 했었죠. 그러더니 어머니가 그 자리에서.. 당시 형님이 첫 아이를 임신 했었는데.. 큰 며느리 예물세트를 하나 밖에 못해준 게 걸리신다고.. 임신 축하 선물로 예물 세트를 해주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죠..
그런데 나중에 어머님이 전화를 하시더니.. 형님 결혼할 때 백도 하나 못 사준 게 맘이 걸리는데, 너꺼와 똑같은 백으로 사줘도 되냐고 물으시더군요. (친정 언니랑 백화점 3군데 다니면서 고르고 골라서 샀던 백인데..) 사실.. 길에서 같은 백 들고 다니는 사람 봐도 싫은데.. 형님이랑 똑같은 백 사는 거 싫잖아요? 그래도.. 내색 못하고.. 네 그러세요.. 그랬더니.. 어머님 다음 말씀이.. '참, 네 형님 보석 세트, 너랑 똑같은 거 했다.. 그게 제일 맘에 들더라고 그러더라.'
그 외에도 이것저것 많습니다. 친정 엄마가 신랑 최고급 캐시미어로 비싼 겨울코트 해줬는데.. 어머님은 저 사주시면서 형님도 똑같은 걸로 사주시더군요. 형님 결혼할 때는 저 사주는 것만큼 비싼 거 못 해줬다고.
그래서 신랑이랑 싸우면서..
'어머님이 아무리 나 예뻐하셔도, 우리집에서 이것저것 자기한테 안 해줬으면 어머님이 나 이만큼 안 해주셨을 거야. 근데 형님은 뭐야? 형님은 내 덕에 이것저것 다 챙겨 받으면서, 왜 나랑 다 똑같은 거 하는데? 우리가 무슨 쌍동이 자매야? 똑같은 귀걸이, 목걸이, 반지에 똑같은 코트 입고 똑같은 백 들고 다녀야해?'
라고 말했다가.. 저만 정말 싸가지없는 년 됐습니다. 지금도 시댁에 가면 어머님께선 제가 어머님이 해주신 예물 하고 오기를 바라시지만, (때로는 은근히, 때로는 대놓고) 솔직히 저 형님이랑 똑같은 거 하게 될까봐 절대 안합니다.
사건 3. 수시로 바뀌는 말
형님은 남자 형제만 있고 여자 형제가 없습니다. 저는 반대로 여자형제만 있죠. 형님 시댁 식구들 다 모이면 늘 말합니다. '동서는 여자 형제 많아서 좋겠어. 난 여자 형제가 없어서 동서 들어오면 친정 언니처럼 잘 해주고 언니 동생 처럼 지내야지 했는데... 동서는 친해지기가 너무 어려워. 언니랑 여동생 때문에 나하고 지낼 시간은 없나 봐..'
하지만, 둘이 전화 통화를 할 때는 저한테 형님 어려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시'자 들어가는 사람들 어려운 줄 알아야지. 내가 그래도 동서 친정 언니는 아니잖아? 난 엄연히 동서의 형님이야. 손윗사람이지.'
저 결혼한지 얼마 안 돼서, 아주버님께 뭐 물어보려고 직접 전화했다가 형님한테 혼났습니다. 형님 통해서 얘기 전달해야지 건방지게 아주버님한테 바로 전화한다고. 저 그 뒤로 절대 아주버님께 전화 안 합니다. 아니 못 합니다. 그리고 사소한 말 하나하나 꼬투리 잡아서 버릇 없다고 수시로 군기 잡으십니다. 단! 전화통화할 때만.
사건 4. 식당도 골라서
저도 맞벌이기 때문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그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밥을 먹는데요, 저희 형님이 또 일은 죽어라 하기 싫어하는 스탈이시기 때문에 꼭 외식을 합니다. 시부모님, 형님댁, 우리집, 이렇게 세 집이서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돈을 내는데요.. 꼭 우리가 사는 달이 되면.. 패밀리 레스토랑(것도 꼭 빕*)이나 해물 부페집.. 같은 1인당 얼마가 기본으로 들어가야 하는 데를 갑니다. 결국 한 번 외식에 늘 10만원 이상 깨지죠. 그러나 다른 달에는 간단하게 고깃집을 가거나 샤브샤브(체인점은 싸잖아요)집으로 가죠. 그러면서 형님은 말합니다. '동서는 돈 잘 벌어서 좋겠어. 나도 동서처럼 능력 있으면 좋겠다. 동서 너무 부러워!'
저희 형님은 전업주부시거든요. 대신에 아주버님이 전문직이시라 돈을 아주 잘 버시죠. 저는.. 제가 신랑보다 많이 벌어요. 신랑은 그냥 대기업에 다니는데.. 말만 대기업이지.. 저는 이렇게 봉급 짠 대기업 처음 봤어요.
하루는 형님이 묻더라고요. '동서는 그렇게 돈 많이 벌면서 그 돈 다 뭐해?' 라고요.. 사실 저는 강남쪽에서 전세를 사는데 시댁에선 신도시에 형님네 전세 해준 것 만큼 밖에 못 해준다고 하셔서.. 대출을 6천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이자 나가고 대출 받은 거 갚느라고 저희도 별로 여유 없어요.'라고 말씀드리니까.. '그 대출은 동서가 그 동네에서 산다고 그래서 생긴 거잖아. 그냥 여기에서 살았으면 대출 안 받아도 되는 거잖아.' 라고 하시더군요. 그러고 나서 돈 많이 벌면서 괜히 엄살이라는 식으로 얘기하시더라고요 .
이거 보다 더 결정적인 게 몇 가지가 더 있는데.. 그거까지 다 올리면.. 형님이 혹시라도 톡톡..을 하시면 제가 올린 걸 알 것 같아서.. 말을 못 하겠네요.
사실.. 위에 적은 얘기 몇 가지는 제가 남편이랑 시댁 관련 일로 말다툼을 하게 되면 꼭 빼놓지 않고 얘기하는 레파토리인데.. 울 남편은 제가 저런 얘기 할 때마다 그럽니다. 너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서 그런 거라고. 그런가보다..하고 그냥 넘어가면 될 걸 왜 하나하나 일일이 신경쓰고 그러냐고.. 너가 이상한 거라고. 그럽니다.
그러면서..
원래 형수님은 맞며느리감이 아니라고. 그래도 지금은 많이 너그러워지고 나아진 거라고. 옛날엔 진짜 자기 밖에 몰랐다고. 그러니까 너도 신경쓰지 말고 그냥 너 편한대로 하고 살라고. 그러네요.
옛날 아버님 콤비 살 때도 10% 세일해서 483,000원이었는데.. 쇼핑을 아주버님이랑 형님이랑 가서 하셨거든요. (저흰 서울이라 저희가 사면 시댁에 바로 전해드릴 수가 없어서요.) 그때가 결혼하고 2주 지났을 때였는데.. 형님 전화해서 그러시더라구요. '동서, 쇼핑을 우리가 했으니까, 동서네가 25만원 내. 우리가 23만원 낼게. 동서네는 돈 잘 벌잖아.' 그 때 새로 살림난지 한 달도 안 돼서, 돈도 없을 때였는데 말이죠.. 하하..
제가 정말 신랑 말처럼 너무 과민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