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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시집살이 2

과민한 O형 |2006.12.28 00:36
조회 3,449 |추천 0

여러분 답글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 제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건.. 앞서 말씀드린 얘기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남편한테는 하지 못하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남편에게 이 얘기를 했다가 형님이랑 의 상하면, 아주버님은 당연히 형님 편 들거고.. 괜히 형제간에 의 상하게 해서.. 결국 여자 하나 잘못 들어와서 집안 풍비박산 나는 꼴 밖에 되지 않을 테니까요.

 

여러분들 말씀대로, 남편과 시부모님은 형님이 제게 자격지심 같은 걸 갖고 있다고 생각들 하십니다. (솔직히 제가 보기엔 아닌데 말이죠. 저희 형님, 당신 미모면 더 좋은 집안, 더 돈 많은 집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제 시부모님.. 결혼 전부터.. 조금 더 배우고, 조금 더 넉넉한 네가 참아야 한다.. 손 아래 사람은 웃 사람 말씀 잘 들어야 한다.. 형님 말씀에 이래저래 토 달면 절대 안 된다. 집안이 편하려면, 아래 사람이 참아야 한다..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저희 친정부모님께도 결혼식 당일까지.. 친형제간에도 차이가 너무 지면 의 상하는 법인데, 들여온 사람은 더 심한 법이다. 벼는 익을 수록 고개를 숙여야 하는 법이니, 혹여라도 나 잘났네 큰소리치고 살 생각일랑 일찌감치 접으라고. 여자 아무리 많이 배우고, 아무리 잘 나봐야.. 한 집안에 시집 가면 똑같은 며느리라고. 한치도 다를 것 없다고.. 명심하라고.. 귀에 못 박히게 들었습니다.

 

그게 제 아이러니죠. 시댁에서든 친정에서든 무조건 저보고만 참으라고 하십니다. 또 제 성격도 누구한테 싫은 소리 절대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냥 혼자 꿍하니 참고 말죠.

 

솔직히 저는 시부모님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정말 잘해드리고 싶구요. 착한 여자, 착한 며느리 컴플렉스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저희 시부모님.. 요즘 같은 세상에 상식이 통하는, 참 시댁 잘 만났다 싶게, 경우 바르신 분들입니다. 물론 생각 트여 있는 것 같은 저희 어머님도 한번씩 전형적인 시어머님스러운 말씀으로 속상하게 하시지만.. 그래도 그 정도면 전 시집살이 없는 편입니다. 사실 우리 부모님네 다 똑같잖아요. 당신들은 다 헤진 속옷 입고도, 자식들 하나라도 더 퍼주지 못해서 안달이시고.. 어떻게든 자식 여워주려고 평생을 허리띠 졸라매고 아끼며 사신 분들.. 아들만 둘 키우면서 딸 키우는 아기자기한 맛 못 느껴 봤을 우리 어머님께 정말 잘 해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집은 딸만 셋입니다. 왜, 아들 낳으면 제주도 여행 가면, 딸 낳으면 해외 여행 간다..는 말처럼.. 저희 집 딸 셋은 친정을 끔찍하게 챙깁니다. 언니, 저, 동생 딸 셋이 돌아가며 엄마 화장대 점검하고, 설*수, 후, 같은 한방 화장품 종류별로 행여라도 엄마 화장품 떨어질까.. 수시로 채워 드립니다. 그리고 1-2년에 한벌씩 정장도 해드리구요. 저, 어머님께도 똑같이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업무상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인데, 그래도 다녀 올 때마다 어머님 화장품 한 두개 잊지 않고 챙겼었습니다. 옷은 아직 해드리진 못했지만, 대출금 다 갚고 나면, 애 낳기 전에, 꼭 한벌 해드리려고 맘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머님한테 뭐 하나 사다드릴 때면.. 옆에서 꼭 형님이 한 마디씩 하십니다. ‘아유, 동서는 능력 있어서 좋겠어~ 이건 뭐야? 왜 이걸로 샀어어~? 왜, 이게 좋대?’ 언젠가부터 어머님꺼 안 사게 되더라고요. 사와서 나 능력 좋아 사왔노라.. 당당히 드리기도 뭐하고.. 형님 눈치 봐 가며 몰래 드리는 것도 우습고.. 어머님 크림 사왔다가.. 한 몇 달 못 전해드린 뒤로.. 그냥 안 사게 됐습니다.

 

결혼하고 한 동안은 시댁에 가면 꼭 자고 왔었습니다. 형님은 시댁에서 한 번도 주무신 적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시댁에서 지척에 사셔서, 굳이 주무시고 가실 필요를 못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저희 친정에서는 같은 서울이라도 저희가 가면 의례히 자고 가는 걸로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시댁에서 당연하게 잤던건데.. 형님이 별로 안 좋아하시더군요. 뭐.. 대놓고 싫다라고 말씀은 안 하시지만.. ‘동서, 자고 가려면 힘들지 않아? 뭐하러 힘들게 그래? 어머님한테 잘 보이려고? 안 그래도 동서 이뻐하셔. 그냥 편하게 해~!’라고 말씀하십니다. 물론, 전화통화할 때만 말이죠.

 

사실.. 제가 시댁에서 잔다고 해도 그 다음날 새벽부터 일어나 어머님 아침상 차려드리기는 커녕, 어머님이 밥상 다 차려놓고.. ‘이것들아.. 일어나서 밥 먹어라’하고 장난삼아 깨우시는 게 눈치보이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시댁 가서 저녁 먹고, 차 마시고, 과일 먹고.. 일어나서 집에 오게 되더군요.

 

결혼하고 맞는 어머님 두 번째 생신때였습니다. 마침 업무가 많지 않아서, 월차를 내고 일찌감치 형님네 놀러갔었습니다. 형님이 혼자서 한 번 놀러오라고 결혼하면서부터 말씀하셨는데.. 여의치 않아 처음 간 거였죠. 점심 먹고, 차 마시고 놀다가 4시 조금 넘었는데, 형님이 ‘동서, 동서가 월차 내고 온다니가.. 어머님이 우리가 상 차려드리는 걸로 아셨나 봐. 어떻게 하지? 동서 상 차리기 귀찮지? 솔직히 싫잖아. 우리 그냥 나가서 먹을까?’ 하고 물으시더군요. 사실, 첫 생신 때 외식을 해서 저는 당연히 외식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물론 저는 부엌일을 잘 못해서, 막상 상을 차린다 해도.. 형님이 주가 되서 하시고, 저는 왔다갔다 심부름만 했겠지만.. 그래도 한번은 상을 차려드리는 게 도리겠다 싶어서.. ‘형님, 전 상 차려도 괜찮아요. 사실 다음에 월차 낼 수 있을지 없을지도 장담 못하는데.. 이번 기회에 차려드리면 좋지요.’하고 말씀드리자, 그 다음 형님 말이 어처구니가 없네요. 이 얘기는 남편한테는 절대로 하지 못하는 말입니다.

 

“동서, 사실 어머님은 동서랑 내가 친해지는 거 별로 안 좋아하셔. 어머님은 한 손에는 동서 올려놓고, 다른 한 손에는 나 올려놓고, 누가누가 더 잘하나 저울질 하고 계시거든. 솔직히 동서, 어머님이 동서한테 내가 잘한 것 밖에 말씀 안 하시지? 나한테도 동서 잘하는 것만 말씀하셔. 서로 경쟁시키느라 그래. 그러니까 동서, 우리 어머님한테 너무 잘하려고.. 서로 너무 노력하지 말자.”

 

저 형님 저 말 들으면서.. 저희 시부모님 정말 불쌍했습니다. 저 결혼 예물 때문에 친정 엄마한테 투정부렸을 때 친정 엄마가 그러셨거든요. 너 참 못 났다.. 큰 자식, 작은 자식, 잘난 자식, 못난 자식.. 부모에게 다 똑같은 부모 마음 왜 모르느냐고.. 차이 안지게 하느라고 네 시어머님 얼마나 허리가 휘시겠냐고. 괜히 엄마가 사위 챙긴다고 하다가 네 어머님만 힘들게 해서 어쩔 땐 송구스럽기까지 하다고. (저희 집에선 큰 사위만 해주고 작은 사위는 안 해줄 수가 없어서, 사실 시어머니가 해주지 말라는 데도 이것저것 챙겨서 해준 거였죠.) 그런 어머님 맘을 형님이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아니.. 형님은 어머님이 그렇게 이것 저것 챙겨주시는데.. 어떻게 저리 말씀하실 수 있는지.. 왜 나는 어머님한테 뭐 하나를 받으면 그게 너무 감사해서, 뭐라도 하나 더 챙겨드리고 싶은데, 형님은 어쩌면 저렇게 어머님한테 뭐 받는 게 당연한지.. 그런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속으로 우리 형님을 너무너무 미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맨날 돈 없다 돈 없다 타령을 하며 시댁에서 이것 저것 집어가기 때문입니다. 어머님 셔츠를 하나 사다드린 적이 있는데.. 어느 날 시댁에 가보니 형님이 입고 오셨더군요. 그날 어머님이 전화해서.. ‘네 형님이 하도 입을 옷이 없다고 해서 내가 하나 줬다. 너 내가 그거 네 형님 줬다고 이제 옷 안 사드린다고 하면 안 된다’ 하시더군요. 사실 별 생각 없었는데, 어머님 말씀 듣고 보니 안 사다드리고 싶어지더라고요.

 

그 밖에도 은근슬쩍 제 탓이 되는 게 많습니다. 우리 형님은 절대로 저한테 안부전화 안 하십니다. ‘아유, 동서 일하느라 바쁜데, 혹시 잘못 전화했다가 동서한테 방해될까봐 전화를 못하겠어~’ 이게 형님이 제게 전화 안 하는, 아니 못하는 이유이십니다. 저도 별로 전화 안 드리지만, 한번씩 어머님께 불호령 듣고 나서 형님께 안부전화드리면.. 형님의 첫마디는 언제나 똑같습니다. ‘아유~ 바쁜 동서가 왠 일로 전화를 다 했어? 요즘은 별로 안 바쁜가 봐?’

 

솔직히 저희 친정.. 식구들끼리 잘 놀러다닙니다. 그냥 당일치기로 어디 맛있는 거 먹으러도 잘 가고.. 몇 달에 한 번씩 1박 2일로 놀러도 잘 다니고.. 언니네도 놀러 가서 자고 온 적 많고, 엄마네도 놀라가면 기본으로 자고 오고.. 우리 남편 그게 불만이더라고요. 그래서 시댁에 몇 번 놀러가자 말씀드렸었습니다. 어머님은 ‘형님이랑 먼저 상의해라’, 형님은 아주버님의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못 가고.. 한 번 친정 가서 자고 오는 걸로 남편하고 대판 하고 나서.. 제가 우기고 우겨서 이번 추석 때 3박 4일로 다 같이 놀러갔습니다. 3일째 되던 밤.. 시댁 식구들 다 같이 술 마시는데, 형님이 한 마디 하시더군요. ‘아유~ 놀기 좋아하는 동서 맞춰서 같이 놀아주느라고, 체력 약한 나는 너무 힘들어~!’

 

돌아와서 남편하고 대판 하고, 선언했습니다. 나 이제 두 번 다시 시댁 식구들하고 어디 놀러가잔 소리 안 할 거라고.

 

그 외에도 많아요. 양수리 남편하고 둘이 놀러갔다 너무 좋아서.. 친정 언니한테 너무 좋다고 담에 다 같이 놀러오자.. 전화했다가.. 남편 눈치 보여서.. 형님한테도 똑같이 전화했는데.. 형님 한 마디.. ‘동서, 그런 건.. 미리 미리 상의해서!’ 아니.. 제가 그 다음 날 바로 오자고를 했습니까.. 그 다음 주에 가자고를 했습니까..

 

시댁 식구들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는 언니 동생처럼 잘 지내자.. 챙겨 주는 척, 위해주는 척.. 하는 말도 듣기 싫고.. 전화 통화할 때마다 나오는 군기반장 같은 말도 싫고.. 그렇다고.. 확 들이받는 심정으로.. 형님한테 할 말, 못할 말, 속에 있는 말 다 퍼붓고 싶어도.. 늘 그러지 못하고.. 확 속이 뒤집하는 말 들어도.. 그때 그때 속 시원하게 되받아치지 못하고.. 늘 집에 와서.. 혼자 곱씹으며 끙끙 앓는 내 우유부단함도 싫고..

 

어떻게든 형님 이해해보려.. 그래.. 형님은 벌써 결혼하닞 8년차이신데.. 갓 결혼한 내가.. (지금은 결혼한지 얼마 안 된 내가) 의욕에 넘쳐 시댁에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괜히 피곤하실 거야.. 라고 생각하며, 어머님 아버님한테 뭐 하나 해드리고 싶어도 눈치만 보고..

 

어디 놀러가고 싶어도, 식구들이랑 뭐 하나 같이 해보고 형님하고 상의만 드리고.. 결국 내 뜻대로 하나도 되지 않는 이 집안도 싫고..

 

이것 저것 다 꼴보기 싫으니.. 다 끊어버리고 남편하고만 살자.. 생각하다가도.. 시부모님 생각하면.. 괜히 안쓰럽고.. 짠하고.. 내가 나쁜 년 같고..

 

남편하고 시댁 문제로 말다툼 하면.. 위에 적어 놓은 얘기는 못하고.. 피상적인 얘기만 하다가.. 결국 나만 형님한테 과민반응하는 정신병자 같이 되는 것 같아서 싫고..

 

어떻게 해야.. 내가 현명한 며느리, 또 동서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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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2006.12.28 00:51
앞의 글을 읽으면서도 울 형님과 똑같은 사람이 있구나 햇는데..이 글도 읽으면서 어쩌면 이리 똑같을까...저도 님처럼 그 앞에서는 되받아치지 못하고 집에 와서 끙끙끙, 그러다가 화가 나면 신랑에게 말하고..신랑은 자기 형수라고 감싸고..그런 동서는 신랑도 언젠가 알게 되어 있습니다. 맨날 저에게만 살짝 위의 형님처럼 저렇게 말하니, 내가 신랑에게 하소연한들 믿을려고도 안 합디다. 그런데 결정적인 일을 신랑이 보게 된 뒤로 부터 제 말에 같이 동조하기 시작했어요. 계속 그렇게만 있으면 당하고 살 수 밖에 없어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본인에게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형님이 그렇게 얘기할 때, 빙빙 돌려서라도 얘기해서 면박을 줘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가 않지요. 형님이 저런 말 할 때, 님이 얘기하셔야 해요. "형님, 전에는 전화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오늘은 다르네요" 뭐 이런 식으로 자꾸 얘기하다보면, 함부로 얘기를 못 할 것 같아요. 저의 형님도 제게 계속 그런 것이 제가 조용히 받아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님의 속만 타고, 홧병 생겨요. 저희 시댁은 이제 다 형님이 어떤지 알아서, 시누이들이 먼저 제게 전화를 해서 참지 말고, 한마디 하라고 합니다. 언젠가는 다 님의 마음을 알거여요.
베플ㅡ,.ㅡ|2006.12.28 08:54
형님이 뭘 잘못한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오히려 님이 무조건 색안경끼고 형님을 대하니까 뭘하든지 무슨말을 하던지 다 맘에 안들어 보이는것 같네요..아무리 그래도 님보다 시집와서 산 세월이 훨씬 많으신 분인데 형님 말씀하시는거 그렇게 무조건 아니꼽게 생각하는건 님 심사가 삐뚤어 진것 같네요.. 시댁가서 자고 오는게 무슨 큰 벼슬이라고.. 그리고 돈이 없으니까 시댁에서 주워갈수 있는거지요.. 딴데가서 돈자랑 하면서 시댁 물건 챙겨가는것이 바람직 한건가요??제가 보기에는 님 형님 잘못한거 없습니다.. 님이나 형님 무시하고 편견 갖고 대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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