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란 공간은 참 매력적입니다.
어쩌다가 마음에 드는 여인분을 뵙겠되면 혼자 그녀와의 로맨스를 꿈꾸기도 하고,
남자가 봐도 멋진 남자분보면 그런 포스를 부러워하기도하고,
사람들의 표정들을 보면서, 서로의 대화를 들으면서 웃기도하고,
옆사람 매트로 몰래 같이 보는 재미와
사람들의 옷과 악세사리등.
그렇지만 제일 흥미로운건 자주 볼 수 없는 돌발행동이 아닐까싶네요.
저는 5호선을 타고 집에 올때면 항상 5-2에서 탑니다.
우장산역이 집인데, 내릴때 바로 계단이 있기 때문이죠.
스타식스에서 지진희 염정아 주연의 오래된 정원 시사회를 보고 서대문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어떤 여성분이 뒤에서 큰소리를 내더군요.
남자친구분과 싸우시는듯. 나중에는 남자친구분 오시고.
그러다가 차가와서 그분들을 뒤로한채 차를 탔습니다.
문이 닫히고, 저와 같이 탄 여자 두분이 문이 닫히자마자 싸움하던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남자가 불쌍하다느니, 여자 너무 사납다느니, 내가 남자였으면 상대도 안하겠다느니,
타인의 타인에 대한 관심에 웃음이 났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한 커플이 탔습니다.
스무살이나 많아야 스물두정도되는,
곱상하게 생기고 마르고 키 적당하고 옷도 잘입는 남자분과
버버리 주름치마를 입고 귀여운 외모를 지는 여성분이었습니다.
선남선녀커플.
제가 앉은 자리가 제일 끝좌석이었는데, 그 옆쪽에 둘이 섰는데,
계속 여성분이 남성분 볼에 뽀뽀를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애정표현이나 성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에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그들의 당당함이 보기 좋아서, 그리고 자연스레 눈이 돌아가서 그 장면을 몇번 목격했습니다.
근데 건너편에 50대 중반쯤 보이고 술좀 드신듯한 아저씨 두분이 앉아계셨는데
자꾸만 쳐다보시더라구요. 물론 그 옆에있던 다른 남자분들도...
10분도 넘게 흘렀을까요? 그쪽에 앉으신 젊으신 남자분이 일어서더니, 통화를 하며 그 커플쪽으로 다가가더군요.
친구와 통화를 하는듯했어요. 목소리는 꽤나 큰편이었고. 근데 갑자기..
"여기? 지하철. 지하철에서 뽀뽀하고 난리났어!"
이러는 겁니다. 통화중에..
그 커플들 순간 당황하고, 그 칸에 있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시에 한곳을 바라보고,
앞에 있던 술좀 드신 아저씨들은 크게 웃으시더군요.
그 말한 남자분은 곧바로 나가시구요.
좀 그렇더라구요.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꼭 그렇게 민망하게 해야했는지..
그리고 이건 좀 짜증나는 일인데
지하철 변태 그런거 영화속에나 나오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제 앞에 서있던 중후한 아저씨. 약 60은 되어보이시는 분이었는데,
어떤 여성분이 걸어오다가 그 아저씨의 뒷쪽으로 지나쳐가려했는데...(참고로 아저씨 뒷쪽에 어떤 아주머니가 서 계셔서 공간이 약간 좁았습니다.)
그 아저씨, 몸을 비틀어 아가씨의 통로를 만들어주는 척하더니,
손으로 그 여성분 엉덩이에 손을 대고 손을 꽉 움켜쥐더군요.
여성분은 통화중이었는데, 한번 기분나쁜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지나가고..
그걸 본 순간 기분이 너무 나빠서
그 아저씨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대놓고..
근데 절 한번도 안쳐다보시더라구요. 근데 의도적으로 안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보건 말건, 그쪽을 보고 변태새끼, 라고 혼잣말하듯 크게 한마디 했습니다.
그 다음역에서 내리시더군요.
그러고보니, 영화보기전에 곱창을 먹는데, 술취한 아저씨가 좁은 공간에서 크게 노래를 부르시더라구요.
오늘은 정말 특이한 경험이 많았던거 같아요.
매일매일이 특별할것없는 일상속에서,
오늘같은 날도 있군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