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리도 복도 없는 울 아부지***
꿈도 컸었지.
희망도 많았지.
일제시절!
조강지처 버려두고 학덕높고
아름다운 여인과 바람도 피웠으나
그녀는 아부지 가슴에 왕대못만 박아 놓아
울아부지 맘마저 갖고 운명하셨지.
해방되고!
큰 꿈에 못 미치는 현실이 한스러워
뻔질나게 노름방도 드나들었지.
크게 한 번만 터트리면 되는 것을
끝내 크게 한 번은 고사하고
마누라가 간장팔아 장만하여 이름인
장논마저 노름빚으로 밀어 넣고
지 돈 안 아까운 넘 있을까,
분하고 원통하여
눈에 뵈는게 없었는데
마누라는 한 마디도 지지않게 쫑알거려
많이도 쥐어팼지,
불쌍한게 자식이라 엄동설한에 많이도 쫒겨났지,
맞지 않을려고
남은게 뚝심이니 그 아픔 오죽했으랴,
녀석들은 속도 모르고 원망인들 오죽했고
눈물인들 작작 흘렸을까,
이 화창한 봄!
팔자좋은 것들은 한 그루 나무를 심네 마네 하는데
마누라가 우는 소리, 자식이 짜는 소리,
어제는
천근 만근 무게로 어깨죽지 파고드는
모래짐 지고는 더럽게도 높이 올라가는 신축빌딩현장을
올라야 했지.
저기 천상계가 있다면 한달음에라도 내달으랴만,
오늘은
이삿짐을 날라야 한다.
구비 구비 달동네 기어 올라 등짐지고 날라야 할
짐! 짐! 짐들
별 수 없다.
없이 사는 살림살이 나오는 이 한숨이고
폴폴 나는 것은 먼지 뿐,
하루가 가는 것은 좋으나
하루가 오는 것은 무섭다.
언제나 뒷북치는 농삿일이 지긋지긋하였으나
서너 알 든 양파망에 씌어진 숫자가 눈에 번쩍,
예전에 시세가 이랬다면 신세가 폈을라나,
아니지. 아니지.
이건 약아빠진 장사치들이나 배운것들의 차지,
냉장고가 어디있고 하우스농은 아무나 하나,
시골로 가나 도시로 오나
무식하고 없는 이는
항상 뒷북이고
항상 뒷전이다.
오늘도 울 아부지
키보다 큰 상자메고 계단을 오르랴만
사랑도 가고
청춘도 가고
희망도 갔으나
아직 탁배기 한 잔 마실
꿈은 남았네,
기력은 남았네,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