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너무 예쁜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궁합도 안본다는 4살차이이고, 그만큼 성격도 잘맞고 얼굴이며 몸매며
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완벽한 제 보물입니다.
2달을 따라다녔습니다.
처음 시내 한 호프집에서 옆 테이블에 앉아있는 여친을 보고 한눈에 반해
번호따고 매일 여친 회사앞에서 기다리고 2달내내 온갖정성 쏟아부어
힘겹게 힘겹게 내 여자로 만들었습니다.
너무 예쁘고 천사같은 그녀,
항상 12시 이전에 집에 꼭 들어가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보낸다며 집에 있는데
그모습까지도 너무 여성스러워보이고 사랑스러워보이고 제눈에 싫은점이 하나도 안보였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키워온지가 3개월이 됩니다. 어제가 100일이었습니다.
바에서 술한잔 하며 이야기를 하다가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게 어떻겠냐고 제가 먼저 얘기를 꺼냈습니다.
저는 어느정도 자리도 잡았고, 여친도 사회생활 하고 있으니 결혼 서두르고 싶었습니다.
여친이 너무나 당황하는 겁니다.
저도 당황스러웠습니다. 행복한 대화가 될 줄 알았거든요.
상황은 정 반대로 흘러갔습니다. 여자친구가 고개를 젓는겁니다.
안된답니다. 안된답니다.
저랑은 안된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며 놀라는 저에게 여자친구가 꺼내보이는 그 '안되는 이유'는
바로 '종교'때문이랍니다. 오빠는 물론이고 오빠 식구들까지 이해를 못할거라면서.....
처음엔 숨기고 적당히 사귀려고 했는데 속이는것 같은 느낌이 들어 고백하는 거라면서....
여자친구네 아버지가 스님이시랍니다.
너무 놀랐습니다.
절....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100일 사귀면서 제가 여친 집까지 데려다 준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등신입니다..... 왜 한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건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스님은 고기도 안먹고 결혼도 안하잖습니까?
여친 말로는 '대처승'이라는 게 있다고 하네요.. 전 잘 몰랐습니다. 어쨌든
기독교에도 여러 교파가 있듯이 불교도 여러 교파가 있어 그 중 어느 교파는
중이 가정을 꾸리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네요. 고기도 먹고요.
그런데 아주 구체적인 설명을 듣진 못했지만
여친의 말을 들어보니. 여친 아버지가 하시는 일은 부처님을 모시는 일이라기 보다는
卍 자를 그려놓고 절에서 굿해주시는, 아니면 점같은거 봐주시는, 그런일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수능 전후와 연말연시에 가장 손님이 많고, 그때 번 돈으로 1년을 산다고 하니..
대충 그런 쪽일 것 같습니다.
너무나 혼란스러워서 대충 이야기를 접고
100일만에 처음으로 여친 집 근처까지 가봤네요.
절...이라기 보다
그냥 한옥이 몇채 지어져 있는 마당 넓은 집앞에 도착하자 여친이 자기집이랍니다.
현관 열고 들어가는 것 까지 보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마당에 계신다며 가보라고 해서 왔습니다.
저는 여친을 사랑합니다.
여친이 어떤 종교이던지 그런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불교라는 건 알고 있었거든요. 염주같은걸 항상 지니고 다녀서...
저희집 독실한 기독교 집안입니다.
외삼촌이 목사시고요, 대대로 교회다니는 집안이고
부모님께서 저 역시 신학교 보내시려는 것을 간신히 안갔습니다. 저는 무교에 가깝거든요
제가 무교이기때문에
만약 사랑하는 여자가 이슬람교라고 해도 기꺼이 사랑하는 여자의 종교를 인정할 준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너무 극단적인 것 같습니다.
불교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여친 아버지가 중이라기 보다는 무속인이신 것 같은데.
너무 어렵습니다.
물론 여친과 헤어지려는 것은 아닙니다만
결혼하는 데에 있어 그동안 예상치 못했던 이유로 여러가지 난관에 부딪힐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답답합니다.
여자친구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충분히 아내로 맞고 싶지만
장인어른이 무속인이시라 생각하면 이것도 그냥 웃고 넘어갈 일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판단하여 행동하는 것이 최선입니까?
조언을 듣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