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톡에 글을 쓰네요.
저번주에 있었던 일을 끄적거려 보렵니다.
저는 고향을 떠나 서울로 상경해 컴퓨터 하나 달랑 놓고 3D애니메이션을 공부하고 있는 2007년들어 25이 된 남자입니다.
태어나서 처음 혼자 살아보는 거라 두근두근 하기도 하고 힘겹기도 하지만 나름 재밌습니다.
이것저것 어머니 손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한다는게 정말 힘들더군요.
하지만, 먹고 살려니 별수 있나요.
암튼.
혼자살면 최고 힘겨운건 외로움일 겁니다.
그날도 저는 외로움에 허덕이며 작업(애니매이션...)에 열중하고 있었죠.
그때 네이트온 대화하기창이 띠롱~ 하고 뜹니다.
그녀: 뭐해?
나:과제 하고 있는 중 이야.
그녀:나 뭐 하나만 알려줘.
나:응
네이트온의 뛰어난 기능중에는 원격조종이라고 있습니다.
써보신 분은 알겠지만 모르실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 드리죠.
상대방과 대화하는 도중 원격조종을 누르고 상대가 수락을 하면 내가 내 방에 앉아서 상대방 컴퓨터를 조종할수 있는 창이 뜹니다.
그렇게 해서 그녀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고 있는데 문득 컴퓨터를 뒤져 보고 싶더군요.
가끔 이렇게 놀았었거든요.
그래서 말했습니다.
나: 야! 니 컴퓨터 뒤져봐도 돼?
그녀: 왜?
나: 아니 그냥
그녀: 볼것도 없는데?
나: 그거야 모르지 (흐흐흐흐흐)
그녀:내동생도 야한것들 안보는 애라서 아무것도 없을 텐데...?
전 고등학교 컴퓨터 동아리 시절 매주 상품권을 놓고 펼쳐지는 인터넷정보검색대회에서 한번도 검색왕을 놓친적이 없습니다.
원격조종을 걸고.
수십개는 됨직한 야동을 걸러냈죠.
나: 니 동생도 남잔데? ㅋㅋㅋㅋ
그녀: 짜증나 남자들 다 짜증나.
-상대방이 원격조종을 종료하였습니다-
헉...
무언가 사태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몇분후 대화창이 다시 뜨더니
-상대방의 원격조종을 수락하시겠습니까?-
전 아무 의심 없이 수락을 눌렀죠.
그리고 펼쳐지는 그녀의 내컴퓨터 유린...
'아뿔사!!!'
D드라이브에 살포시 모셔놓은 40G바이트 분량의 엄선된 야동들이 검색될때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안돼... 안돼...'
서둘러 닫기창을 누르려는데...
원격조종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상대방 마우스와 내 마우스가 겹쳐서 맘대로 움직여 지질 않습니다.
각고의 노력끝에 원격조종을 종료했지만 이윽고 떠버린 그녀의 말...
그녀: 오빠도 그런거 봐?
나: 아니... 그게
그녀: 아... 왜 그런걸봐?
나: 그냥 심심풀이로...
그녀: 아... 더. 러. 워.
...............
그리곤 네이트온을 나가버립니다.
타지생활에서 유일한 안식처이자 매마른 나의 가슴에 단비를 내려주던 그녀였는데.
단지, 단지! 야동 40G때문에 그녀를 잃을순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엄선해 놨던 내 사랑하는 영상물들을 지울수도 없고요...
전화를 했습니다.
받지 않네요.
문자를 보냅니다.
[너그렇게말하는거 아니다. 신체건장한남자라면누구나보는거아니야?]
답장이 옵니다.
[내가이상한건지도모르겠어.하지만그런거보는남자경멸해]
아아아아악!!!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엔 받더군요.
나:너 너무 심한거 아니야?
그녀:뭐가
나:내가 야동에 미처서 매일 거기에 빠져사는 것도 아니고 가끔 아주 가끔 생각날때 보는건데 나를 쓰레기 취급하잖아
그녀:그런거 보고 나 처다보면 그딴 생각 할꺼 아니야!
나:미쳤냐! 그건 그냥 가끔 즐기는 유희잖아. 내가 변태냐?
그녀:몰라. 지금 내 동생이나 오빠나 다 짜증나
나:(단호하게)됬다. 그만 끊을께.
그녀:응!!!!
이렇게...
폭풍후같은 일이 지나가고.
전 빌어먹을 원격조종하나때문에 졸지에 변태가 되었습니다.
요즘 잘나가는 시트콤에서 순재할아버님이 "야동~ 야동~" 이러면서 컴퓨터 만지고 하던데...
제 주위 여자친구들은 술자리에서 그런 야한동영상들을 허물없이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고 하는데
오직 왜 유독 그녀만이!!!
슬픕니다.
자취생활이 더욱 초라해 져 버렸어요..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