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부랴부랴 일어나 ㅡ.ㅡ 남편 아침을 차려줬습니다.
그냥 전날 먹은 국과 반찬을 차릴까도 했는데, 아침엔 입맛없을 것 같아서 치즈볼로냐스파게티를 해줬죠. 전날에는 간단하게 유부초밥을 만들었구여..
저도 맞벌이기는 하지만, 제가 초등교사라 방학중이에요. 그래서 느긋이 식탁에 앉아 아침 먹는거까지 바라봐주죠.. 남편이 혼자 먹는걸 싫어해서...
"고마워.. 아침에 스파게티 먹고 출근하는 남자는 나밖에 없을거야."
열심히 잘 먹기는 하는데, 좋다는 얘긴지 나쁘다는 얘긴지... ![]()
왠지 역설법같기도하고, 찔려서 영양소 성분이 골고루 배합이 됬네 ..어쩌네 하면서 합리화를 시켰더니
"응~~알아.... 그래서 결혼 잘한거 같다고...
끄덕끄덕..."
"허허....
...
"
전 제 입맛대로 한거라(급식시간에도 아이들식단으로 나오면 엄청 잘먹거든요.) 아직도 저 대답이 아리송하네요..자기 말로는 빵을 차려줘도 상관없다구 했는데...
그러면서... 남편왈~~
"그런데, 처제 이번에 졸업하잖아.. 사회초년생인데, 선물해줘야 하지 않아?"
이쿠...
그러구보니 나도 생각 못했는데...
"뭐 10만원 줄까??"
"그거가지고 뭘사냐? 우리가 이달에 좀 복잡해서 그렇지 내 맘같아서는 좋은 가방선물 해주고 싶은데."
"에...~~ 돈없어. 돈없어."
저희 이달 친정아버지 생신, 시어머니 생신, 제 막내동생 생일,둘째동생 졸업,둘째형님 이사, 설 명절까지... 휴... 거기다 지난달 여행비용 카드값 120에.. 월 지출비용 외의 카드할부가 80만원에..
제 용돈 아예 없애고, 설 보너스 받고도 모자랄 판국이거든요. 그렇다고 적금을 깰수도 없는 노릇이고..
"정 없으면 내 용돈이랑 시간외 수당 준다구 했잖아..~ 물어봐서 필요한걸로 잘 사줘. 한번 밖에 없는 졸업식인데..."
말 자체만으로도 고맙더라구요.. 진심으로 친정을 챙기는 마음.
"이잉~~~@ 자기야... 정말 고마워..~고마워..~"
출근하는 남편을 뒤에서 와락 안았어요.
"뭐가.. 이런건 당연한거지..."
그런 신랑이 있어 넘 든든하네요.. 저희 신랑은 5개월동안 책정된 용돈이 50-60만원에서 한달이라도 자길 위해서 그렇게 써본일이 없어요. 항상 처제들 용돈, 제 선물 사느라 40은 매달 썼거든요. 저한테 돈모아서 명품가방이나 구두 사서 깜짝선물로 안겨주면서, 자기 티한벌을 안사더라구요. 결혼전엔 세련된스타일이라 정장이나캐주얼도 어느 브랜드 아니면 안되던 사람이, 결혼하니까 인터넷으로 5000원짜리 셔츠를 주문하더라구여.. 결국 제가봐도 이상해서 못입고 말았지만...ㅡㅡ;
신랑이랑 저랑 성향이나 성격차가 좀 심해서 자주 다투지만, 근본적으로 저와 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큰것 같아 다행이에요.
요즘 제가 쉰다고 가사분담을 은근슬쩍 저한테 떠 맡기는 경향이 강한데, 저도 군소리 없이 해줘야죠..
자기도 제가 그러면 다 알고 고마워하니깐요...
이러면서 ㅡ.ㅡ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