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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어떻게 나에게로 왔는가?(3)

므네모노트 |2007.02.14 01:09
조회 91 |추천 0

그녀가 말 했다. 뭔가 뚜렷한 축제의 기억이 없다고... 1학년땐 우리가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기때문에.. 그리고 내가 군에서 제대한 후엔 이미 졸업하고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나는 '다 니탓이잖아'라고 면박을 주었는 데... 2학년때인 그 전 해에 우리 단대에서 하던 커플가요제에 참가 하자고 하니까 그녀가 싫다고 뺐었기 때문이었다. 자긴 이미 졸업했는 데 쪽팔린 다나... 여튼 그 해에는 그 전해와 같이 커플가요제는 하지 않았고...
 
말이 없던 그녀가...
그냥 나만 노래 부르고 '이 노래를 oo을 위해 불러요.' 요렇게 말하면 되지 않냐면서... 아주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하였다. 어떻게 그런... 간지러운 야그를 그렇게... 그렇다고 또 싫다고 말을 바로 해버리기엔 그렇고... 흠... 그렇게 대충 헤어져 돌아서 와서는... ... 아 뭐... 그 정도 못하냐 싶어서... 눈 딱 감고... 다음 날... 학교에 가서 가요제에 신청했다. 혹시나 쪽팔리면 안되니까... 고작 이틀 남았지만... 바로 가요 방에 혼자가서 연습도 좀하고.. ^^;

 

...

 

 

드뎌 당일! 나의 순서를 확인하니 앞에서 두번째였다.
이런... 가요제 시작이 저녁 6시인데... 두번째면... 그녀가 퇴근하고 오기엔 빠듯한 시간이다... 그래서 첫 리허설을 끝내고 주최측에 가서 순서를 좀 끝으로 돌리면 안되겠냐고 물으니... 직접 바꿀 사람과 합의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젤 끝에서 두번째 사람에게 가서 순서를 좀 바꾸자고 하니... 궁시렁궁시렁... 이런 저런... 얘길 한다. 그래서 세번째 사람에게 가서 말하니... 역시 앞에서 두번째라... 뭣시라... 근데 가만히 보니 내가 아는 고등 동문 후배의 친구다. 그래서 그걸 미끼로 압박을 들어가서 겨우 순서를 바꾸게 되었다.
 
드뎌 가요제는 시작되고...
7시가 다되어가도 오지않는 그녀... 차가 막혀서 늦을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만 날라온다.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내 순서... ... 결국은...
그녀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무대로 올라갔다. 이런 저런 말을 물어보는 사회자...
정말 온 정성을 다해서 답변을 해주었다. 유머도 곁들여 가면서... ㅡ_ㅡ;;
제법 길어지는 나의 멘트에 사회자도 당황했는지 서둘러 정리하려고 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은 나의 멘트들은 폭발하고 급기야 청중들의 웃음과 환호도 두어번인 가 받고 있을 때였다.... ....
 
저 뒤에서 까만 세미정장을 입은 그녀가 급히 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하던 멘트를 자르고, 사회자의 질문을 잘라먹고, 몇 마디 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날 내가 그 무대에 오른 이유를 간략히 이야기 하고... 왜 이상하리만치 멘트가 길었는지에 대해서도 해명하고... 그리고 이제 그럴 이유가 없다는 말도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나의 그녀가 저기 지금 와 있어서... 이젠 노래 부르고 싶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곧.. 내가 부를 노래의 반주음악이 흘러나왔다.
 
이현후의 후회.. 갓 스물의 나이에.. 어렸기 때문에.. 그녀보다 내 자존심을 더욱 중요하다 생각했기때문에.. 끝내 그녀를 잡지못하고 돌아서 버린.. 그리고 내내 가슴앓이를 해야했던 어린 날의 내 자화상같은 노래.. 친구들과 술만 먹으면 가요방 가서 꼭 불렀던 노래.. 그녀와 다시 만나고 나선 한번도 부르지 않았던 노래.. 드디어 그녀 앞에서 부르게 되었다.


...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그때만큼 나의 감정을 잘 살려서 노래를 부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노래를 마치고 내려가려는 나를 사회자가 불러세우더니... 여자친구가 어디있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내 손짓에 따라서 라이트가 켜지고 안절부절 못하는 내 여친의 모습이 보여졌다. 사회자가 그녀를 무대로 불렀다. 그리고 몇마디 나누고...
 
사회자가 여친에게 올라온 김에 노래 한곡 부탁한다고 하자 한사코 마다하던 그녀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모른 척하니까...^^; 사회자에게 부를 노래를 말했다. 아마 왁스의 '그 사람을 부탁해요'라는 노래였을 거다... 부르기 전부터 벌벌 떠는 모습을 보였던 그녀는 결국 가사를 까먹고... 그렇게 대충 마무리를 짓고 내려가려는 데...
 
사람들이... ... 뽀뽀해! 뽀뽀해! 를 외쳐댔다.
그래서...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니.. 벌겋게 상기 되어선 나를 보지도 않는다...
그래서 그냥 다시 허리 숙여 인사만 하고 무대를 내려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뽀뽀를 해 버리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도 드는데...
 
아무튼...
우린 계속되고 있는 그 자리를 나와 별 볼 것도 없을 캠퍼스 여기저기를 걸어도 다니고...
후배들이랑 파전에 소주도 한잔하고...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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