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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서 결혼까지..

바라보기 |2007.02.18 11:11
조회 573 |추천 0

명절날 회사에 있다보니 시간도 안가고 지루해서 수 많은 글을 읽어봤습니다.

좋아하는 남자 또는 여자 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의 글을 보다보니 예전 제 모습도 생각나고 안타깝기도 하고 그렇네요.

 

저는 올 해 31살입니다. 아내는 28살이구요.

2005년 11월에 결혼을 했구요.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둘이 맞벌이 하느라 2세 계획은 조금 미루고 있는 상태랍니다.

 

 

 

제가 전역을 하고 복학한 게 2000년도 입니다.

복학하고 적응하기가 좀 힘들었죠. 사람도 많이 바뀌었고 같이 복학한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후배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둥바둥 학교 생활에 다시 적응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무렵 유난히 눈에 띄는 아이가 있었죠. 전 96학번이었고 그 아이는 99학번이었습니다. 제 성격 탓인지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주변을 멤돌기만 했죠.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제가 안달이 나서 용기를 냈습니다.

 

용기를 냈다는 게 냅다 들이대기로 한 거는 아니구요. 일단 그 아이는 제 얼굴만 아는 상태이라서 그냥 들이 댔다간 비참한(?) 결과를 초래 할 것이 자명했죠. 그래서 생각한 게 그 아이(편의 상 A 라고 하겠습니다.)와 함께 어울려 다니는 다른 아이들 둘( B와 C 라고 하겠습니다.)과 먼저 친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알기로는 A, B, C 모두 남자친구가 없었습니다. 치밀한(?) 계획 아래 우연을 가장한 술자리 합석과 계획적인 도움(레포트 관련)요청으로 인해 B와 C와 친해졌습니다.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난 후 그 둘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사실 내가 A에게 관심이 있다. 니들이 좀 도와주면 안되겠니? "

 

B와 C는 놀라며 얼굴색이 약간 변하긴 했지만 흔쾌히 승락을 하더라구요. 그 이후 B와 C의 도움으로 A와의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단 둘이 만난 적은 없었지만 일단 친해지는 게 목표라서 ^^;;

 

그렇게 한 발 한 발 A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을 무렵...B에게서 의미 심장한 문자가 왔습니다.

'A 좋아하면서 애 쓰는 선배 모습이 안스러워요 내가 진짜 열심히 도와드릴게요'

'선배 A 때문에 애쓰는 모습 생각하면 눈물이 날려고 그래요'

등등...

 

고맙기도 하고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기도 하고...어쨋든 든든한 아군이 있으니 맘이 한결 가벼웠습니다.....만 그래도 뭔가 떨떠름한 기분은 떨쳐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 년 여를 가까워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고 애를 썼습니다. 하지만 A는 너무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이었습니다. 조금도 제가 파고 들 틈이 안 보이더군요. 우연을 가장한 합석이 그렇게도 많았고 A에게 살갑게 대하는 절 일 년 여를 봐왔다면 눈치를 챌 법도 한데....A는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흡사 제주도의 명물인 돌하루방 같더군요. ㅠㅠ 그렇게 서서히 지쳐갈 무렵....

 

B에게서 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절 좋아한다고...

 

와~~ 진짜 대단하더군요.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데....놀랍기도하고 고맙기도 하고...저보다 더 용기 있는 행동에 사뭇 놀랐고 B를 다시보게 되었습니다.

 

전 응답을 하지 않고 한 달 정도를 그냥 만나도 모른 채하고 지나쳤습니다. 같은 수업 들을 때 B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모른 척 지나쳤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무슨 말을 해야할 지도 몰랐습니다. 서먹서먹하고..난처하고...(지금 생각해보니 아내가 그 때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용기를 내서 고백했는데 대답도 없고 자기를 피하기만 하니까요...)

 

그러기를 한 달...묵묵히 기다려 준 B에게 고마웠고 미안했습니다.

제가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XX월 XX일에 시간 되니? 시간 나면 영화나 보러 가자"

 

B는 허락을 해줬고 그 때부터 A를 포기하고 B와 만남을 가졌습니다. 5년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첨부터 좋아했다더군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친구(A)에게 관심 있다고 도와달라고 했을 때 집에 가서 펑펑 울었답니다. 제게 고백하고 나서 제가 자길 피해 다닐 때에도 학교 화장실에서 펑펑 울었다더군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기다렸답니다. 한 달을 기다리니 제가 데이트 신청을 해서 너무 좋았답니다. 태어나서 가장 좋았던 날이었답니다.

 

2005년 11월 말에 결혼을 했고 지금 맞벌이 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절 위해 힘든 시간을 참아내며 견뎌 준 그 녀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저 같으면 포기했을 그 힘든 시간을 참아낸 그녀가 대견하기도 하구요.

 

 

짝사랑으로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써봤습니다.

 

 

아 시간 너무 안가네요...ㅜ_____________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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