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무섭고 드러운 세상이란건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면서 알게되었지만
항상 저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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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길.
요즘 연수중인데 끝나는시간이 퇴근시간인 6시쯤이라 항상 붐비는 지하철을 타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제 담당분께서 교육을 일찍 끝내주셔서 4시쯤에 지하철을 타게 됬습니다.
한적한 지하철을 타보는게 얼마만이냐 하면서 타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여느때처럼 MP3를 들으면서 생각에 잠겨있었는데 칸과 칸을 이어주는 문 있죠. 미닫이문.
그 문을 열고 몸이 불편하신 장애우분이 들어오시더라구요.
( 지하철 많이 타시는분은 아시겠지만 되기 흔한 장면이거든요.
특히 러시아워 때 피해서 이렇게 한적할때는 더욱 빈번하구요. )
결코 더운날씨가 아닌데 온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으시고
왼손에는 그동안 손님들께 받은 천원짜리 스무장정도, 오른손에는 아픈사연이 적힌 종이뭉치...
자주봐서 알지만 그정도 돈을 모으시려면 열차를 몇대나 갈아타야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 종이를 돌리면서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지 제가 잘 알기때문에
참 그렇더라구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그때 제가 타고 있던 칸에는 10명남짓 밖에 없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두분.
머리를 미신 비구니 한분과
제가 지하철 탈 때 부터 중얼중얼 열심히 성경책으로 기도하고 계신 아주머니 한 분.
그런경우 일반적으로 타고 있던 열댓명 모두한테 일일이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 종이를 드리거든요.
이제 그 성경책 읽으시던 아주머니한테 종이를 드릴차롄데 지하철이 갑자기 제동을 살짝 거는 바람에
차안이 심하게 흔들렸죠.
그래서 그 장애우분께서 넘어지셨습니다.
손에 꼭 쥐고 계시던 돈도 다 뿔뿔이 흩어지고 종이하며 휘날리고 있구요.
저는 칸에 맨 오른쪽 끝부분에 있었고 그 상황은 왼쪽 맨 끝부분에 있어서
줏어드리고 싶었지만 끝에서 끝까지 달려가서 줏어드린다는게 쉽지가 않더군요. (에혀..)
그 쪽에 몇 분 계셔서 당연히 줏어드릴줄 알았는데
아무도 줏을 생각을 안하고 가만히 미동도 안하고 계시는게 아닙니까.
적어도 스님과 그 아주머니께서라도 (다 그쪽에 계셨거든요.) 줏어드릴줄 알았는데
하하...밑에 한번 쓱 쳐다보더니 다시 어두운 바깥 차창만 바라보시네요.
기가막혀서..
장애우분은 일어나기도 바빠죽겠는데 지하철안은 흔들리면서 더 뿔뿔이 흩어지고 있고
참다가 제가 걸어가서 줍는걸 도와드렸죠.
저 끝에서 이쪽으로 사람이 와서 줍는걸 보시더니 두분다 (나머지 분들도) 뜨끔하셨는지
밍기적밍기적 움직이는 "척"을 하시더니..한다는게 그냥 한자리 옆에 앉는거..
다행이 이성이 감성을 앞서 참고 혼자 줍는데 기분이 참...
열댓명중에 줍는 사람은 저랑 장애우 단 둘.
아니 무슨 그 종이에다가 독약을 발라놨을까봐..
(여기서부터 좀 안좋은 단어좀 쓸께요. 그런 단어로만 표현이 가능해서. )
혼자 빡쳐서 조카 빨리 줍고 있는데 줍다 보니 어느새 그 아주머니 발쪽에 왔네요.
두발 사이에 하나가 있길래 거기서 멈췄죠.
그러면 자연스레 옆으로 더 가시거나 발을 들거나 뭔가 제스쳐를 취해주셔야 정상 아닌가요.
가만히 계십디다. 그 성경책만 조카 읽고 있어요 진짜.
제가 한마디 했죠.
" 아줌마. "
" ...? "
" 발 밑에 종이 있거든요. 주워서 주실거 아니시면 그 발좀 치워주실래요. ( 들으시라고 저렇게 말함) "
" .... "
여기서 저 폭발합니다.
그 아주머니 행동이 진짜..
발로 그 종이를 쓱 끌어서 제 앞에 딱 줍디다.
진짜 개빡쳐서
" 저기요,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한데요... 성경책좀 집어치우시고 줍는거 도와주시지 않으실래요?
그리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람이 밑에 있는데 그걸 발로 끌어다 주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아주머니는 뭐하시는분이에요 대체? "
" 아니 이 학생이...그 종이 몇 장 줍는다고 허세를 그렇게 부리나..
그게 어른한테 할 말이니 지금? "
" ( 어잌후..감정억제 호르몬 1년치 분비한듯 ) 하..알았어요. 죄송합니다.
이거 줍는데 좀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
" 아니 진작에 그럴것이지..쯧쯧 "
' 아니 진짜 이 아줌마가 성경읽다가 미쳤나.. '
혼자 속으로 생각하며 진짜 어른만 아니였으면 하는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정신좀 가다듬고 주위 둘러보니
' 아싸 사람싸움구경이 제일 재밌는데 구경거리 났네 '
이런식으로 쳐다보고 있네요.
진짜 조카빨리 종이랑 돈 주워서 장애우분한테 드리면서
" 이 칸에는 선생님한테 돈 줄분 없는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 하고 다음칸으로 보냈드렸습니다.
아 진짜..
제가 돈을 주고 싶었는데 지갑에 만원짜리 하나 달랑. (제가 학생이다 보니..)
매우 빡쳤지만 이성을 되찾아서 만원 다 주는건 제 자신을 챙기지 못하는 듯 싶어서
그래 동전이라도 몇개 쥐어 드리자 했는데 50원짜리 하나 달랑..
그래서 그냥 종이만 쥐어드리고 보내드렸습니다.
그걸 보고만 있던 스님도 얄밉고 그 칸에서 장애우분빼고 다 싫었지만
그 아주머니는...
제가 며칠전에 정말 사랑했던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신경이 예민하고 정말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그 때 만났으면 그 아주머니 다음날 종이 돌리고 계셨을지도..
하..
여러분 사람 도리는 지키면서 삽시다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