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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시댁에 인사를 다녀왔는데요

가인 |2007.03.06 00:59
조회 1,742 |추천 0

지난주말에 남친집으로 인사를 드리러 다녀왔습니다.

예비시댁은 울산, 서울에서 정말 멀더군요, 장장 여섯시간...

 

처음에 남친은 12시간 운전하기란 쉽지 않으니 울산집에서 자고오면

안되겠느냐고 여러번 물었지만,

서울부모님께 허락이 어림없는 일이었고 - 시집가기전엔 외박 안된다고-

결국 울산부모님을 뵙고 저녁을 먹은 다음 당일치기로 돌아오기로 했답니다.

번갈아 운전하면 좋았을텐데... 그는 저랑 한 차를 탈땐 절대

제게 운전을 맡기지 않아요. 피곤해서 졸려도 꾿꾿하게 본인이 하지요.

 

선물로 고민 고민하다가 명자꽃 분재화분 하나와 일본 화과자 한상자 샀습니다.

화분은 다칠까봐 울산까지 무릎에 안고 갔어요. 아침에 일찍 출발했지요.

그런데도 도착하니 오후 2시 30분, 울산집에는 예비시모님만 계셨지요.

도착하니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음식장만을 해두셨더군요. 그런데 보니까

다 두벌씩 담아두셨어요. 남친이 의아해하면서 물었더니

... 네 동생 친구도 오늘 인사 오라고 했다... 하시는 겁니다.

남친은 34살로 서울에 사는데 두 형제 중에 맏이,

세살 터울의 남동생은 울산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데

몇 년 전부터 같은 동네에 사는 아가씨랑 사귀고 있었다 합니다.

제발 똥차(?) 좀 비켜줘... 소리를 남동생은 명절마다 하면서도

이제껏 애인을 데리고 집에 인사온 적은 없었다 합니다.

 

형이 결혼할 사람을 데리고 온다는데, 너도 데려오지 그러니... 하니까,

좋아라... 하며 데려오겠다 해서 음식을 두벌씩 차렸다는 거지요.

워낙에 외식은 낭비라 생각하는 검약하는 가풍으로 저희는 점심도

3시에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밥을 먹었습니다. 다 먹고나니 남친이

울산앞바다 보여주겠다고 절 데리고 나갔지요.

겨울의 동해바다는 처음 본건데, 날이 흐려서인지 소금기운도 안느껴졌어요.

 

돌아오는 길 아마 6시 즈음인가 아버지께서 귀가하셨다는 연락이 왔어요.

울산집에 가보니, 온 집안 식구들과 예비동서까지 응접실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더군요. 예비동서는 스물 넷 정도 되어보였습니다.

이쁘고 착해보이는 인상에 ... 참하더군요.

그리고 또 차려주시는 밥을 예비부모님과 예비시동생 내외랑 같이 먹었죠.

좀 죄송하긴 했지만, 밥상을 물리고 나니 설겆이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인

싱크대가 보였어요. 평소 같으면 두팔 걷어붙이고 설겆이를 도왔을텐데

제 어머니께서 처음 인사 드리러 가서는 절대 나서서 뭘 하지말고 와라

...신신당부를 하신터라, 묵묵히 설겆이하시는 뒷모습을 외면하고 꾹 참았습니다.

그건 저만이 아니라 예비동서도 마찬가지였구요. 

별로 저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없으신지 물으시는 것도 없었어요.      

무뚝뚝한 경상도집안이라 그런가보다...했을 뿐입니다.

남친은 경상도사나이 답지 않게 자상한 편인데, 예비시부모님들은

그야말로 어색하리만큼 무뚝뚝하시더라구요.

 

한 8시쯤인가 예비시동생내외는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한 30분 즈음 지나니까 예비시모님께서 다들 TV를 보며 있는데

응접실에 잠자리를 보시는 겁니다. 새벽부터 일어나셨더니 피곤하시다면서요.

예비시모님께서 누우신지 한 20분쯤 됐을까?

저희도 가겠다고 일어섰지요. 예비시부님은 현관까지만 나왔다가 들어가셨고

예비시모님은 다시 일어나셔서

직접 쑤신 도토리묵이랑 식혜, 오렌지, 사과 같은 걸 챙겨주시며

차가 멀어질때까지 배웅해 주셨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세시... 도착할 때까지 서울부모님은 안주무시고

30분마다 번갈아가며 전화를 주셨어요. 휴게소에 들어가서 쉬면서 오라시면서요.

예비사위 졸음운전할까봐 말입니다. 오히려 제가 곯아 떨어져서 잔게

미안할 정도였지요.

 

서울부모님께선 예비사돈댁이 어떤집일까 궁금한게 많으셨는지

다음 날, 제가 남친과 데이트하는 동안에 내내 연락이 오셨어요.

그걸 보더니, 남친이 서울부모님께서 저리 궁금해 하시는데

울산부모님께 여쭤볼까...했습니다.

그리고 밤에 저에게 연락이 왔지요.

... 자기가 서운해하지 않고 들으면 좋겠어요. 어머니가 자기가 좀 나이들어

보이더라고 하셨는데, 화장법을 앞으로 달리하면 될테고...

...!

... 당신께서도 큰 키는 아니지만 키가 좀 작은거 같더라, 그외엔

가정교육도 제대로 받은거 같고, 사람이 착해 보이고 다 괜찮더구나 라셨어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이미 뒷 말은 귀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남친은 저보다 두살이 어립니다. 울산부모님께 제 나이 이야기를 이미 했고

알고 계시는 바임에도 그렇게 말씀하셨다니,

연륜이 느껴지는 제 두 눈의 다크서클이 크게도 작용했나 봅니다.

그리고 스물 넷인 갓 대학 졸업한 예비동서랑 같이 앉아 있었으니

12살 차이 나는 제가 얼마나 비교되어 보였겠습니까~!

게다가 키... 하긴 남친을 비롯, 예비시부님까지 모두 180이 넘었고

예비시모님은 160이 넘어보이셨는데, 예비동서 역시 168은 되어보이더군요.

그리고 저 156...  - -;;

 

서운하고 속상하고 원망스럽고 ...  

남친이랑 사귀면서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었는데 ...

오늘밤 서울부모님께서,  어디 아프냐... 라시는데

날이 추워서 몸살기운이 좀 있고 춥네요... 둘러댔습니다.

... 주말에 신경을 너무 써서 그런가보다 얼른 자거라... 하십니다만

잠이 오질 않네요.  

 

지금 제가 어쩌면 좋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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