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그 녀석이 웃잖아....4(감정)

로맨스 |2007.03.09 05:25
조회 505 |추천 0

하루를 안고가는 지후 녀석에 표정이 심각하다...' 저건 분명 걱정하는 표정이야...지금까지 한번도 누굴 걱정해본적 없는 저 녀석이 저런 표정을 짓고 있다니...뭐야...이 더러운 기분...무슨 사건이 일어난거야...그리고 하루는 왜 저녀석 품에 안겨있는거야...왜....왜....'

복도를 거침없이 지나가는 지후를 보는 수혁의 맘이 실타래가 뒤엉킨듯 복잡하기만 했다.

 잠시후 운동장에 검은 승용차가 들어오고 이내 사라져버린 둘의 모습...

수혁은 자신도 모르게 책상을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내리쳤다.

 

병원으로 가는 내내 지후는 자신의 감정에 당황해하고 있었다.

그저 동정심이라면 여기서 그만두는게 좋다고 애써 단정하고 또 단정했다.

자꾸 배를 움켜쥐며 괴로워하는 하루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를 울컥함이 일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자신의 엄마에 모습이 겹쳐지고 있었다.

볼에 흘러내린 피자국을 조심스럽게 닦아내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힘들어하는 하루에 손을 잡고 말았다. 살점없이 가는 손가락...그 손을 지후는 힘을 주어 잡아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을 의지한듯 하루에 손에 힘이 들어갔다.

 

" 아저씨 좀더 빨리 가주세요..."

 

다행이 맹장이었다. 급하게 수술을 하고 입원실로 옮긴 하루는 많이 지친듯 다시는 뜨지 않을것처럼 눈커플을 덮은채 잠들어 있었다.

'위염에.....맹장에...영양이 부족하다...무슨 병명이 이래...지금이 어떤 시댄데.....무슨 병명이 이래...그럼 이 키는 도대체 뭘 먹고 큰거야? 너......'

더이상 아픔이 없는듯 아기처럼 편안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하루를 지후는 말없이 바라만 봤다.

왠지 지켜주고 싶은 알수없는 생각이...자꾸만 지후를 괴롭히고 있었다.

 

;;;;;;;;;;;;;;;;;;;;;;;;;;;;;;;;;;;;;;;;;;;;;;;;;;;;;;;;;;;;;;;;;;;;;;;;;;;;;;;;;;;;;;;;;;;;;;;;;;;;;;;;;;;;;;;;;;;;;;;;;;;;;;;;;;;;;;;;;;;;;;;;;;;

 

가슴이 떨렸다...배가 아픈데...분명 너무나 배가 아파서 정신이 없는데...녀석이 내 손을 잡아주자 가슴이 떨렸다....나도 모르게 떨려서 들키는것 같아서 힘을 주고 말았다.

맹장수술이면...아...한달 아르바이트한거 모두 또 나가게 생겼구나...수술을 해서 안도한것 보다 또다시 돈 걱정을 해야 하는게 더 힘들었다.

거기다....지금 내가 있는 곳은 일인실이다............................미쳤다.

생각없이 저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 저 녀석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 저기...................지...후....야"
" 어.............일어나지마...그대로 있어...괜찮니?"
" 어.....근데............."
" 그래...수술은 잘 됐데.."
" 그래...고마워....근데...."
" 할말있어?"
" 어.........수술....비는 그렇다 쳐도...일인실은 조금 그런데...아...그냥 내일 퇴원해도 괜찮겠지?"
" 알수없군...수술비는 작은 아버지가 하셔서 무료고 퇴원은 내일은 무리야 "
" 아...그래 다행이다...신세졌네...일인실은 그래도..."
" 너 고아니? 이런 걱정을 니가 왜해?"
" ................................."
" 실수한거야? "
" 고아는 아닌데...실수도...아니지 뭐...."
" 그럼...연락 안해?"
" 할 사람이...........없어..........."
" 음.....정말 할말 없게 만든다..."
' 저기....근데 이거 가스 나와야 하는데...좀 창피한데...너 나가 있으면 안될까?"
" .......그럴께 "
" 고맙다...이래저래 창피한 일이 많네..."
" 그런건...창피한게 아니야 "
" 하여튼..."

 

눈물이 나는걸까? 눈에서 나는거니까 눈물이겠지...아빠가 보고 싶은건 또 뭘까? 그래도 가족이라는 건가? ...............뭐야............나................혼자인거야?

나.............혼자인거야? 아....진짜..........눈물이 왜 나는거야....

 

울었던걸까? 눈물 자국이 볼에 그대로 남아있은채 잠이 들어 있다

알수가 없다...고아가 아닌데...자식이 이렇게 병원에 있는데 정말 부모가 없는게 아닐까?

한참을 알수없는 하루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때쯤 어디선가 뚜벅뚜벅 소리가 들렸다.

 

" 수혁이 니가 여기 왠일이야?"
" 하루 괜찮아?"
" 하루? 너도 아는애야? 그렇다고 수업시간에 ...........하루가 그 애야?"
" 응 "
"  어...........맹장이래....수술 잘됐어...자고 있어"
" 다행이네..."
" 하루 부모님 혹시 연락처 아니? 연락처가 없어..."
" 두분다 연락 안될거야...."
" 왜? 부모님이 계신다고 그러던데...."
" 엄마도 얼굴도 모르고 아빠는 가출하셨거든"
" 가출?"
" 응...둘이...........무슨 사이야?"
"................아니............"
" 그럼 됐어..나 들어가볼께."
" 그...래.."

' 수혁이 저 자식 심각하네...꽤나 심각하네...나보다 더 심각하네...둘이는 어떤 사이야...심각한 사이야? 무슨 생각하는거야...강지후 바보같은 생각마 '

하지만 수혁이 들어간 문으로 자꾸만 시선이 쏠리는건 어쩔수가 없었다.

 

잠들어 있는 하루를 보자 수혁은 마음이 아파왔다.

고등학교 입학을 하던날...불량배에게 돈을 뜯기고 있을땐 왠 키만 멀뚱히 큰 마른 여자애가 가방을 돌리면서 겁도 없이 달려들던 하루였다. 뺏긴 돈을 다시 쥐어 주면서  '얌마! 이쁜 얼굴에 흉터질라~ 조심해 ' 하고는 웃으면서 사라졌다.

처음에는 그저 날라리나 좀 노는 애나 싶었는데 번번히 반에서 5등안에는 들었고 체육시간이면 운동도 남들보다 뛰어났다. 코피가 나도 쓰윽 닦고는 웃으면서 살면서 코피나는 일보다 놀랄일은 얼마든지 많다는 겁없는 여자애...가 하루였다. 그런 하루를 어느 순간 좋아하게 됐고 어느 순간 더 많이 좋아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되었다.

하루에는 자신이 좋다고 편지를 보내고 선물을 하는 다른 여자애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저 선머슴처럼 헤헤 웃고 다니는 저 녀석만 눈에 들어왔다.

자신이 알고 있는 하루는 절대 눈물을 보이지 않는 아이였다.

그런 하루가 눈물을 흘렸다는건 많이 약해졌다는거다...그것도 다른 녀석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는건...

 

" 아빠....아.................빠...................나 아파.................아..............파................나 혼........자 아니잖아................아니잖아..........."

" 아니야...너 혼자 아니야...."

수혁은 잠꼬대를 하며 아빠를 그리는 하루에 손을 잡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절대 널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문앞에서 자신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지후를 바라보면서 수혁은 입을 열었다.

 

" 나.........하루 좋아하는 그 이상이야...하루가 아무리 아니라해도...포기하지 않을꺼야"
" 그건............하.....루 선택이지 않을까?"
" 상관없어....내가 지킬거야..."
" 좋아하는거야........연민이야?"
" 좋아하는 그 이상이야"
" 그래....내가...상관할건 아니니까...니가 그러면 그런거지..."
" 다행이다...혹시나 했어..."
" 무슨? "
" 아니야..."
" 나 갈테니까 그럼...니가 하루 깨나면 뭐 좀 먹어...영양실조란다...웃기지 않냐?"
" 그게 웃기니? 니같은 자식이 뭘 안다고 "
" 나같은 자식이나 너같은 자식이나 처지는 똑같잖아...다를게 뭐 있어...너도 웃기잖아...영양실조 안그래?  좋아하면 그런것도 다 이해되나 보네...신기하네..."
" 그렇지 니가 누굴 좋아해봤어야 말이지...알턱이 있겠어...가봐!"
" ................그래?"

무언가에 한방을 크게 맞은 기분이다. 누굴 좋아해본 기억? 그런 기억이 있었나? 언제나 내가 좋다고 하는 그런 일방적인 감정을 무시해왔던 자신이기에...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자꾸만 걱정이 되는건 어쩔수 없는 사실이다.

 이것저것 먹어야 하는데...영양실조...위염...음식도 가려서 먹어야 하는데....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수혁이...하루...........빠지고 싶은데.............마음이 가는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수업시간 내내 멍하니 창밖만 바라볼 뿐이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