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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4

편지 |2003.04.23 12:21
조회 156 |추천 0

어제 밤에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내리는 비를 보았어요.

비오는 한강과 불빛들, 아름답더군요.

 

오는 길에 주인공들의 이름을 지었어요.

지수는 야무지고 자의식이 강한 여자지요. 모든 일에 대한 판단은

친구에게도 의논하지 않고 혼자서 결정하는 타입 이예요.

남자 주인공의 이름을 한참 고민 했어요.

잘생긴 외모 때문에 왕자 기질이 있고,

자신의 감정에 빠지는 남자. 현실 도피적인 사람.

수민이란 이름 어때요?

여자의 이름이기도 하고 남자의 이름이기도 한 이름.

그리고 두사람에게 다 들어가는 '수'는 둘을 연결 지어 생각하게 해주구요.

수민의 친한 형의 이름은 현우로 지었구요,

수민을 쫓아다니는 여자는 영란이지요.

주인공들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삼각관계와 사각관계가

이루어지네요.

저의 2003년의 바램은 이 첫사랑을 계속 써나가는거예요.

비록 허접한 하이틴 로맨스류의 글로 전락한다고 해도

애정이 가는 글 입니다. 처음 쓰는 글이니까요.

첫사랑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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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떻게 된거야?"  현우 오빠와 카페에 들어오는 그를 보면서

반가움과 궁금함에 내가 물었다.

"....."

"어디 갔었어?"

"현우형이랑 술 한잔 했어."

"둘이서?"

"짜샤~ 제대로 말해. 수민이 좋다는 여자애가 술 샀다. "

"누군데?"

"이화여대 다니는 여자앤데, 여기 손님으로 왔다가

음악을 틀어주는 수민이 에게 반했대.. 이름이 영란 이라던가?

엄청 수다스럽던데..  수민아 지수가 백만배, 천만배 낫다.

걔 이상하게 생겼던데.. 넌 뭐 그런 여자애까지 만나 주냐?"

"그럼 어제 연락 안된게, 그애랑 있느라고 연락을 못한거였어?"

 

그 순간 무엇인가가 와르르 무너졌다.

고딩때 딱 한번 아빠가 나를 때렸을 때, 아빠도 어차피 한 인간에 지나지 않음을

깨닫던 그 순간의 기분과 같았다.

 

불고기에 아무리 맛있는 반찬이 있어도 아빠는 딱 한공기 말고는 밥을 더 드시지 않았다.

"아빠! 밥 더 먹거 싶지 않아? 엄마~ 나 밥 더 줘~"

"너무 배부르게, 꽉 차게 먹는거 안좋아.

사람은 부족한 듯 해야 그게 적당한 거야"

맛난 불고기 반찬에 밥을 한공기만 드시는 아빠가 이해가 안 가면서도

존경 스러웠다. 부족한 듯 하게 사는 것.

 

그런 아빠 였는데 친척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나의 말대꾸에

화를 내시며 뺨을 때리신거다.

그때도 무엇인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인간이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수 없을 수도 있고,

유혹에 빠질 수도 있는 약한 존재에 불과 하다는 사실은

무엇인가를 내안에서 빼내어갔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앞으로 너 좋다는 여자는 다 만나 볼 생각이야?"

"... "

그는 미안 하다는 말도 변명도 하지 않았다.

나 역시 아무 대꾸도 없는 사람에게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지수야, 왜 이렇게 기운이 없어?"

"수민이가 자기가 좋다는 어떤 여자애를 만났대.

그 여자애가 술 사준다고 해서 현우오빠랑 같이 가서 먹고 놀았대"

"아니 수민이는 공부 안하니? 너랑 만나려면 공부 해야 하는거 아니야?"

"누가 뭐래~ 수민이를 계속 만나야 하는건지 모르겠어.

내가 생각 했던 그런 남자가 아닌가봐. 나는 일편단심 민들레 남자만 좋아하잖아."

"너 미팅 할래? 경영대 애들인데 4명 모으고 있거든."

"언제 하는데?"

"이번 주 토요일 2시. **공대 후문 근처에서"

"알았어 나도 할래."

"그럼 너! 약속한거다~"

 

미팅을 시켜주기 좋은 아이들이 있다.

구질 구질하게 맘에도 없으면서 계속 만나서는

흐지부지 끝내는 그런 여자애들.. 나중에 욕 먹기 십상이다.

남자들이 좋아할 외모에 그날 하루만 매너 있게 쌈박하게 놀아 주어야

주선자가 욕 안 먹는다.

그런 적당한 여자애가 바로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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