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이제 사귄지 사백일이 좀 넘은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보다 한살 어리고 학교를 같이 다니고 있는데, 그녀의 첫 인상은 말그대로 "청순하다, 단아하다, 성숙하다" 입니다. 그 모습에 반해서 제가 일년동안 쫓아다녀서 사귀게 됐구요. 그녀는 머리도 좋고 귀여운 모습도 많습니다.
제가 사귀기 전에 한가지 인상에 남는 일은.. 어느날 같이 걸어가다가 소화가 안되서 그녀 앞에서 실수를 해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녀 앞에서 트름(트림이라고 하나요ㅡ,.ㅡ)을 해버렸는데, 그녀의 반응은 "경악" 이였습니다.. 그녀는 민망하게 하진 않으려는지 웃으면서 "어머, 미쳤어" 했지만 싫은 기색이 역력 했습니다... 그때 느꼇던건 '곱상한 처자구나..' 싶었는데..
복수일까요.. 사귄지 한 200일이 지나자 그녀의 또다른 인격이 드러나기 시작 했습니다. 같이 밥을 맛있게 먹고 난후엔 사랑스럽다는 듯이 제 눈을 마주보며 트름을 "꺼어억..꺼억" 정도로 해줍니다. 근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저는 그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제가 귀엽다는 식으로 반응을 하자.. 성이 안찼나봅니다. 어느날은 아무도 없는 길가에서 걸어 가고 있는데 갑자기 멈춰스더니, 뿌우웅 하면서 소독차 지나가는 소리가 나더랍니다.. 그리곤 "아, 방구가 나오네" 랍니다. 근데 정말 그 모습까지 귀여웠습니다..
청순하고 단아한 모습에 반했지만 사귀면서 귀여운 모습을 점점 알게 됐다고 할까요.
이제 300일이 지났습니다.. 길거리에서 매탄가스를 윗입 아랫입으로 자유 자제로 배출하는 그녀의 모습은 일상이 되버렸습니다. 다른 인격이라고 생각됬던 그것이 실체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엔 그녀의 만행이 시작됐습니다.
여느 연인처럼 둘밖에 없는 곳에서는 설왕설래 하기 마련인데.. 그녀가 분위기를 잡고 적극적으로 다가 옵니다. 그리고 둘이 입술을 마주친 찰나.. 그녀는 김치가 제대로 발효된듯 한 매탄가스를 꺼어억 하며 제 입에 뿜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괴로워 하자 그 모습을 너무 좋아라 지켜보는 그녀..
어느날은 제 무릎에 앉아 있다가 대뜸, "안느껴 졌어?" 라고 물어 보더랍니다.. "뭐가?" "내 방구가...잇힝" ... 코가 간지러울 때는 제 손가락을 대뜸 자기 콧구멍에 갖다 넣고.. 영화보다가 갑자기 입에 뭔가를 넣으려 하길래 봤더니.. 수분을 가득 포함한 그녀의 코딱지가 그녀의 손가락 끝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물론 저한테 못 "바르게" 하니 역시나 코딱지를 발사하는 그녀 입니다..
구두때문에 땀이 찬 발을 저한테 닦는 모습이나, 안어벙이 한참 뜰때 그걸 따라 하는 모습이나.. 엽기적인 모습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의 그녀는 여전히 "청순, 단아" 입니다.. 절대 보여주지 않거든요.. 그녀의 완벽한 이중인격에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전 그녀를 사랑합니다.. 이런 엽기적인 모습까지 사랑 스럽거든요. 저를 챙겨주는 모습도 그렇고, 그녀의 털털한 성격도 그렇고, 그녀의 엽기적인 면보단 그녀를 사랑할만한 이유가 더 많습니다. 문제는 그녀가 손에 "방구" 라도 모아서 제 코에 갖다 댈라 치면 저도 우욱;; 한다는 겁니다.. 400일이 갖 넘은 지금 그녀는 둘만 있을땐 도대체 정체를 알 수 없는.. 흡사 북미 인디언이 제사를 지낼때 출듯한 춤을 추고, 성악의 자세를 최하고는 방이 쩌렁쩌렁 울릴만한 트름을 보여주는 그녀입니다.. 냄새 역시 장난 아니구요..
... 500일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이러는 이유는 뭘까요.. 정을 때려는 걸까요? .. 끝이 없겠지요? 끝이 있다면 그 끝은 어디일까요?..
...못하게 할 순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