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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지갑을 잃어버렸었는데..

고마와요 |2007.03.18 14:31
조회 295 |추천 0

 

바로 어제 일이였어요.

친구들과 뮤지컬을 보러

수원에서 예술의 전당까지 갔죠.

"화성에서 꿈꾸다"를 보러요.

 

그 뮤지컬을 다 보고 나서

마을버스를 타고 강남역에 가서

저녁을 먹었어요.

 

신나게 찜닭을 친구들이랑 먹고 있는데

02로 시작하는 번호로 막 전화가 오더라구요.

서울에서 나한테 전화할 사람이 없다고 느낀 저로서는

계속 찜닭을 먹고 있었습니다.

'광고전화겠지' 하며 -

 

근데 이상하게 계속 울리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못해 받았는데,

제 체크카드 분실신고가 들어왔다 그래서 전화한거라며

뭐라 아주머니께서 쫑알 쫑알 거리는데,

가방을 뒤져보니 진짜 제 지갑이 없어졌더라구요 ㅠ

 

그때서야 정신을 차리고 진짜 지갑이 없어졌다고 호들갑을 떨고는

어떻게 연락 주셨냐 그랬더니,

어떤 사람이 제 지갑을 주워서 그 체크카드 회사로 전화해가지고

지갑을 주웠다고 했나봐요.

아 완전 감사TㅁT

그러면서 그 주운 사람 연락처를 가르켜 주시더군요.

이름이랑~

 

그래서 얼른 걸어봤는데, 이게 왠일....

꺼져 있는거예요.....

아.. 완전 별의 별 생각, 추측 다해봤습니다.

 

아니, 일부러 그렇게 분실신고까지 한 사람이

왜 폰을 꺼놨을 까.

밧데리가 나갔나.

그새 먹고 버렸나 ..........................

 

제 지갑에 체크카드와 더불어

5만원 이상의 현금이 들어있었거든요..?

친구들은 돈이 온전히 너한테 올 생각은 접으라고.

돈 빼먹고 지갑만 주는 사람이 허다하다면서

그저 지갑 찾을 생각만 하라더군요.

지갑만이라도 찾는 게 어디냐고.

 

하.. 암튼 전화를 계속 안받더이다.

 

완전 찜닭 먹다가 풀이 죽어서

친구들도 제 눈치 보느라 닭덩어리가

입으로 들어가는 지 코로 들어가는 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먹다 말았어요.

 

오늘은 지갑 못받겠다 싶어서

그냥 수원으로 돌아가려 그러는데,

친구들이 그 사람 전화 받을 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말라며

카페 가서 연락을 기다려 보자 그래서 카페를 갔는데,

저희 집에서 전화가 왔어요.

 

지갑 잃어버렸냐고..

남부터미널 역(예술의 전당) 역무원이 제 지갑을 가지고 있다는거예요.

 

헉. 집엔 어떻게 전화를 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동시에 확고해 지는 또다른 생각은,

아.. 그 자식이 내 돈 빼서 지갑만 역에 맡기고는 폰을 껐구나.

....이 생각뿐...

 

암튼 그 역무원한테 전화를 해서 물어봤죠.

남부터미널 역 어디로 가면 되냐구 뭐 이런저런.

그리고 친구들 덕(?)에 현금이 그대로 있을거란 기대를 접었지만

혹시나 궁금해서 "돈은..... 있나요?" 물어봤더니,

"5만 얼마 있는데요?" 라고 들리는 목소리TㅁT

아.. 모야, 그 사람 ㅠㅠ 돈도 그대로 있고.....

암튼 부리나케 강남역에서 남부터미널역까지 간다음에

지갑을 돌려받고 집으로 오려는데,

 

그때서야 제 지갑 주운 사람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지갑찾으셨냐고..

난 무조건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ㅠㅠ

 

알고 보니까

제가 오늘 뮤지컬 본 "화성에서 꿈꾸다"

도립국안단 단원이시더라구요..

 

"화성에서 꿈꾸다"가 수원 화성에 대한 내용이다보니,

제 민증을 보구서 경기도 수원사람이라는 걸 알고서

그 공연 보러 오신 분이라고 짐작까지 하시고..

 

마을버스 입구에서 제 지갑을 주우셨대요.

핸드폰을 꺼둔 이유는 또 공연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꺼놓은 거구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갑을 떨구고,

그것도 서울 한복판에서..

하지만 그대로 다시 되찾으니 너무 좋아요.

 

진짜 세상은 아직 살만한가 봅니다.

 

전화하는 동안 계속

입에선 그저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까요..

 

나중에 문자로

정말 감사하다고..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냐고

그랬더니,,

 

[별말씀을 당연한걸요^^]

.............................................진짜

이 문자 한통이 제 마음을 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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