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인정하지 않으려하겠지만, 여자로서 네 용모 보다 남자로서 내 용모가 훨 낫다고 생각 해. 적어도 제대로 된 심미안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해야해.”
“ 관두자.”
“그건, 타로카드를 수십 장 뽑아도 우리가 애인이라고 점괘가 나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해. ”
“ 억지 부리지마! 타로카드로 너와 내가 애인으로 나오지 않은 것은 서로의 운명이 아니기 때문이지 네가 나보다 나아서가 아니야. 그리고 그런 심미안을 가진 것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차라리 정신 나간편이 낫겠다.”
유리는 남들이 용호와 자신이 잘 어울린다는 말도 화가 나는데 용호가 스스로 더 잘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 기분 나빴다.
“남녀가 서로 끌리는 것은 별과 별들의 서로 당김과 같은 것이지. 서로를 저울질 하는 것이 아니야. 그리고 케이트 베킨세일 보다 쿠삭 먼저 애인이 낫지 않아? ”
“ 난 모르겠는데? 난 건축학도고 더 확실한 데이터가 필요해!”
용호는 지갑에서 이번엔 카드를 꺼내들었다.
“ 네가 이벤트에서 제이슨우와의 데이트서비스에 당첨되면 믿을 께. 운명 같은 사랑을 믿을 께! 그럼, 세상에 운명 같은 사랑이 존재하는 거야.”
유리는 눈이 동그래졌다. 기가 막혔다.
“ 안 그러면 블러그마다 유리 네 콘텐츠 사기라고 떠들고 다닐 거야!”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예견하듯 창밖엔 건너편 건물로부터 눈발이 날아들었다. 용호의 궤변에 유리는 심장으로부터 오기가 메아리쳤다.
“ 좋아!”
눈발 아래의 경치엔 화려한 루미나리에가 크리스마스의 절정을 향해 달렸고 거기엔 도심의 서치라이트 빛줄기까지 폭죽을 이루었다. 용호는 대번에 수현에게 달려가 카드를 내밀었다. 이벤트 참가가 공짜는 아니었다. 참가비는 5달러였다. 수현의 키보드움직임이 타다닥 서치라이트 보다 리듬감 있게 움직였고 뭐가
“ 제이슨이 스크린에서와 똑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 물론이지. 보통남자들은 흉내 낼 수도 없을 걸?”
“ 제이슨이 어디 있을 거라고 생각해?”
“ 오늘 밤 멋진 운명을 찾아 그의 전용 비행기에서 서성이겠지.”
“ 오우 예!!”
질문들은 십문십답식이었고 모니터를 보고 유리에게 질문을 날리는 수현은 뭐가 그리 좋은지 날라 갈 듯 탄성을 질렀다. 탄성을 지르곤 서치라이트 보다 눈을 반짝였다.
“ 마지막이야. 마우스 클릭 한번에 넌 천국으로 날라 갈 수 있어. 이유리 네 자신을 소중하게 하는 것은 뭐지?”
유리는 팔짱을 끼고 아슬아슬한 마우스 화살을 보았다. 수현이 마우스 화살을 클릭하면 그대로 5달러 짜리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는 것이다. 한동안 잊고 있던 일들이다. 이벤트 참가, 십문십답, 스타와의 데이트. 팔짱을 끼었던 팔을 풀고 유리는 팔랑 기지개를 폈다. 그리곤 천천히 말했다.
“ 난 인생을 소중하게 사는 법을 알고 있어요.”
천천히 마지막 답을 하고 나서는 시원한 맥주가 생각났다. 맥주가 아니더라도 시원한 것이면 스케이트, 아이스발레 뭐든 좋을 것 같았다. 유리는 빨간 핸드메이드 코트를 들고 용호 수현에게 손짓했다.
“ 휴우! 나가자. 오늘은 즐거운 크리스마스이브. 맥주는 내가 살께.”
하지만, 용호와 수현이 답하지 않았다. 동시에 엄지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