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참 말못할 고민이 있죠... 3년정도 제 친정에서 같이 살았었습니다. 신랑이 능력이 없었던게 아니고 각자 일에 바쁜 저희 식구들땜에 제가 큰집에 혼자 살게 되었거든요. ..
신랑 돈들이지 말고 같이 살다 나가자는 제 생각에 저희 부모님이며 신랑 부모님들까지 합의하에
알콩달콩 살았었습니다 . 연애 2년에 동거 3년 결혼생활 3개월 ^^;
제 신랑 정말 성실하게 남편노릇 사위노릇 아들노릇 매형노릇 잘 해줬구요
저역시 시댁 행사나 모임에 막내 며늘 노릇 했습니다.
저희 부부 지금도 그애기 하지요 서로의 집안에 열심히 자식노릇하고 있다는점을 대견하게
여기기도 하고 눈물나게 고맙게 여기기도 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ㅋㅋ
암튼.... 친정에 동거생활할땐 저희 엄마께서 반찬이며 뭐며 다 해주셨기에 스트레스 없었습니다.
남편이야 음식이 짜지만 않으면 무조건 맛나 맛나~를 외치며 맛있게 먹어주었기에 고마웠죠
저희 결혼식 하기 일년전 작은 아파트를 분양받아 새 보금자리를 꾸몄습니다.
그때부터 였을겁니다.
저희 시어머니 정말 부지런하시고 손도 크시고 정도 많으시고 일욕심도 많으십니다.
여섯이나 되는 자식들에게 김치며 생선이며 박스포장해서 택배로 부치실 정도지요.
그나마 가장 가깝게 사는 저희는 한달에 두세번씩 꼭 찾아뵙곤 하는데요..
문제는...바로 음식입니다. 저희가 맞벌이를 하니 어머니 생각엔 밥도 못해먹고 굶고 다니고 할까 싶으신지 김치를 엄청큰 다라이에 담아놓으시곤 저 가면 차에 턱 하니 실어주십니다.
그리고 생선.. 고등어나 잔굴비를 몽땅 사다가 머리부분만 손으로 떼어내시곤 내장은 달랑달랑 큰 다라이에 소금뿌려 담가 놓으시죠. 저 가면 그생선 반은 검은 비닐에 둘러싸여 옵니다.
아직은 초짜니 생선만지는거 잘 못하는데 비늘도 벗겨내야 하구 손볼것이 많잖아요.
그냥 홈쇼핑이나 이런곳에서 시켜먹는게 편하지만 그거야 뭐 제 욕심이니 할말없구요..
밑반찬도 무조건 김치통에...ㅡ,ㅡ;;; 쑥이나 떡같은 것도 무조건 다라이..
저희요 일주일에 얼굴 맞대고 밥먹는일 많아야 다섯번정도 입니다.
2주에 한번꼴로 갈때마다 큰 다라이 김치를 안겨주시니 정말 이젠 한계가 왔죠.
그리고 제 식상때문이기도 합니다. 전 전라도 출신 신랑은 바닷가 출신이라서
어머니께서 하시는 모든 음식엔 젓갈이 빠지지 않습니다.
참 저에겐 맞지 않죠 ㅡ,ㅡ;; 아직도 적응이 덜되어서 시댁가면 김에다만 겨우 밥을 먹지요.
제가 나쁘다는건 압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지만 음식만들어 저에게 안겨주시는 낙으로
사시는 어머니는 제 맘을 모르실겁니다.
다른 며늘에게 보내준다 해도 그 며늘들이 됐다고 하면 그 음식 마저도 저에게 옵니다.
형제간이 6명이니 양은 어마어마 합니다.
남편은 어머니 서운해하시니 무조건 " 엄마 저 주세요" 하구요...
정말 미치겠습니다.. 냉장고에 세칸다 어머니 김치가 자리잡고 있어 젓갈냄새가 허를 찌르구요
시금치 나물이며 상추겉절이.. 이런건 그때그때 해서 먹어야 맛있잖아요
그것도 김치통입니다 ㅜ.ㅜ;; 무조건 ..
거기다가 방금 멸치 볶음 하고 그 통에 바로 시금치나 상추겉절이를 하시니 가끔 멸치 뼈나 잔재들이 나물류에 남아있죠.
처음 주신날부터 일주일은 열심히 먹지요. 하지만 맨날 그반찬을 먹을수만은 없고 그러다 보면 남편마저 손이 안가고 냉장고에 고이고이 모시게 되면 썩던지 너무 푹 익어버리던지 ... 합니다.
가끔 냉장고 열다가 남편이 그걸 보면 제게 서운한 말한마디 하지요..."왜 이음식 안먹냐"구요.. 아니 그많은걸 저혼자 어찌 먹냐구요.. 자기도 안먹음서 ㅜ.ㅜ
저요... 정말 가끔... 죄받을 노릇이지만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가면서 김치 한포기 나물 한줌 ...
섞어 버리기도 합니다.
바닷가 쪽 음식이라 참 강한 이미지의 음식이므로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힘들구요..
이애길 누구에게 할까요 ...
그렇다고 어머니께 말씀을 안드려본것도 아닙니다.. 웃으면서 "어머니 저희 밥 많이 안먹으니 조금씩 주셔요.. 그래야 저희 더 자주 오지요".. 하고 말씀 드리면 그러마 하시곤 도로묵입니다.
이젠 시댁가기가 두려워집니다. 가끔 연락을 못드리고 갑자기 찾아뵙게 될때는 저희 어머니 안절부절하십니다... 연락을 하고 왔어야 너희들 반찬해주는데 왜 연락없이 왔냐구요...
그담주에 가면 더 많은 반찬이 절 기다리고 있지요.
어머니.. 제발 조금씩 주세요~~ 저희들 맛나게 먹고 또 찾아뵈어서 반찬 더주세요 한번 해보고 싶네요..
제가 너무 배부른 고민을 하고 있는건가요? 악플은 정중히 사절하겠습니다.
좋은 의견좀 주세요 고수님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