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드나드는 카드질... 매월 평균 100만
시부모님 생활비에 육아비 월 150만
의료보험+연금보험+공과금 월 평균 60만
유치원비 및 육아 월 평균 30만
저축 및 보험 100만
신랑 용돈 월 평균 50만
나 교통비 5만원 내외...
나... 돈 아까와서 점심 시간에 집에서 삶아온 고구마 감자 먹습니다.
손 떨릴 때 가끔 우유랑 두부 사먹습니다.
매일 야근합니다. 어떻게든 악착같이 벌려고 하는데
이 놈의 인간이 도와주질 않네요.
거기다 술이 떡이 되면 이성을 잃어 사람을 잡습니다.
길에서 싸대기 때리고 쌍욕을 해대면서 30분을 넘게 쫓아온 적도 있습니다.
평소에도 화나면 아무거나 집어던지고 소리 지릅니다.
다섯살난 아들 생각하면서 꾹 참고 삽니다.
오늘 새벽 3시쯤 카드 사용 문자메시지가 오더군요.
23만원...
요번달에 시아버지 생신에 시골 큰집 문상가느라고
100만원 예상치 못했던 지출이 있었습니다.
그래 한동안 조용했으니 이건 넘어가주자...
30분 후... 40만원...
정말 뵈는게 없더군요.
인터넷으로 카드 승인 내역 조회해서 술집에 전화했습니다.
주소지를 보니 대림동...
왠 여자가 받데요.
나 거기서 술 먹고 있는 남자 부인인데 사람 잘못 봤다.
혼자 술 먹는 사람이 어떻게 30분 동안 64만원을 결재하냐?
경찰 데리고 지금 가겠다... 했더니
갑자기 전화 뚝 끊어버리데요.
오기가 생겼습니다.
경찰에 이러저러해서 바가지 씌우고 있다... 신고하고
주소지 지도 검색해서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경찰에 전화하데요.
술집에 출동했더니 셧터가 내려져있고 환풍기도 꺼져있더랍니다.
그래도 찾아갔습니다.
혹시나 괜히 경찰에 신고해서
술집에 갇혀가지고 매 맞는 건 아닌가... 바보처럼 걱정까지 하면서...
도착해보니 허름한 호프집이더군요.
룸싸롱도 아니고...
밖에서 오돌오돌 떨면서 골목에 숨어서 30분 가량을 기다렸습니다.
혹시 인기척이 나나 해서요.
40분쯤 기다렸나...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데요.
술집 주인 여자가 합의하잡니다.
자기가 40만원 카드 승인 취소해줄테니 없던걸로 하자구요.
구린 게 없으면 왜 문 닫고 도망갔냐고
신랑 어디있냐고 따졌습니다.
자기 발로 걸어 나갔다고 하더군요.
가게로 오지 않으면 고소장 넣을 거라고
빨리 와서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돌오돌 떨면서 기다렸습니다.
또 카드 사용 문자메시지가 오네요... 48,000원 ##노래방
옆에 보이는 PC방에 들어가서 승인 내역 조회했습니다.
집 부근 노래방이네요...
술집 사장 만나서 대강 따지고 카드 승인 취소 받기로 하고
부랴부랴 택시 집어타고 노래방 찾아갔습니다.
신랑 찾는다고 방방 마다 기웃거리는데
가관이 아니더군요.
도우미랑 손님들... 서로 엉겨서...
불투명한 유리 문 뒤로 울 신랑이 보이네요.
왠 아가씨랑 엉겨서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앉아있습디다...
문 벌컥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한 3분 정도 얼음처럼 서있다가 문 닫아주고 나왔습니다.
새벽 내 뛰어 다니다가
집에 들어가 울 아들 보니 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윗층에 사시는 시부모님께 아이 잠자는 업어다 놓고
출근하려고 하는데
아이도 뭔가 이상한 걸 느꼈는지 자꾸 웁디다...
엄마 가지마... 가지마... 하면서요...
아래층으로 내려와 보니
신발은 마루에다 여기저기 벗어두고
방에 들어가 코 골고 자고 있습디다.
씻고 6시쯤 지하철 타고 출근했습니다.
잠 한 숨 못자고 뛰어다니고 추운데 떨었더니 허리가 너무 아픕니다.
허리가 아파서 울었습니다.
지하철에서 그냥 엉엉 울어버렸습니다...
친정 엄마가 그렇게 말리실 때
내가 마음 다잡고 이 사람하고 엮이지 않았으면
이렇게 힘든 10년을 살지 않았을텐데...
엄마한테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