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결혼해서부터 시댁하고는 자가용으로(? 차로) 40분 넘게 걸리는 곳에 따로 살고 있습니다.
신랑은 결혼하기 1년 전부터 형님들 다 멀리 떨어져 살고 있으니까 우리가 같이 사는 건 어떠냐고 그랬었죠. 제 딴에는 얌체같은 생각 하느라고 어머님한테 살림 맡기고 편하게 직장다니면 되겠네. 아이도 어머님이 키워주실 거고.. 하는 생각 했었는데..
엄마가 신랑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죠.
"얘는 들어가서는 하루도 못견디니까 같이 살면 아마도 자네가 힘들 것이네."
결혼하고 2년 3개월이 넘었는데 지금도 시댁에 가면(신랑하고 나하고 둘이만) 어머님께서는 최대한 제가 편히 쉬다 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죠.(그래도 신랑하고 말다툼이라도 하게 되면 항상 자기 아들편이더라.. 아무리 생각해도 신랑이 잘못했을 때도 그런다. 우띠!)
동서들하고 같이 있을 때나 조금씩 하라 그러시죠. 식사 준비할 때나 설거지할 때 어머님께서 다 하시겠다며 부엌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게 하십니다.(그래도 어머님 옆에서 같이 거들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죠.)
어머님, 아버님께서는 1년에 한두번씩 저희 집에 오십니다. 자주 안오시니까 한번 오시면 꼭 하루씩 주무시고 가시죠.
어머님 오시면.. 좋아해야 할 것 같은데 짜증부터 납니다.
다음날 쉬는 날이어도 꼭두새벽에 일어나야죠.
제가 아침잠이 많습니다. 평일날에도 7:00는 되어야 일어나는데 어머님, 아버님 오신 다음날에는 6:00에 일어나야 합니다. 아침잠이 많은 제겐 정말 꼭두새벽이죠.
아버님은 항상 아침 7:00에 식사를 하시니까 정말 그렇게 해야 되죠.
여름에 오시면 정말 더 짜증나죠.
집에 에어컨도 없는데 옷은 외출복 수준으로 예쁘게 갖춰 입어야죠, 게다가 양말도 신고 있어야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있어야죠, 머리도 젤발라 스프레이뿌려 단정하게 해야죠.(부모님 안오신 날도 신랑한테 예쁘게 보이려고 하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1년에 한두번도 못하냐고요? 물론.. 많아야 1년에 두번 아니면 세번이니까 최대한 잘 해드리려고 하죠. 적어도 제가 시댁에 갔을 때 어머님께서 제게 해 주신 만큼은요.
근데..
시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날마다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거기다 시집 안 간 손위시누까지 있으면 어떨까요?
연애할 때는 서로의 장점만 보이다가 결혼해서 같이 살면 단점이 먼저 보이게 되죠. 시댁식구들도 같이 살게 되면 그렇게 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신중히 생각해 보시고 예비신랑님과 잘 얘기해서 나중에 함께 살더라도 일단은 신혼생활 충분히 즐기신 후에 들어가서 살도록 해 보시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땅을 치면서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에요.
저도 따로 사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는 생각 많이 하죠.
님의 생활에 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지만 정말 악담이 아니라 제 경험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