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XXX백화점 4층 옷매장이 있다.
인테리어에 신경을 너무 쓴 탓인지 전신거울(보통은 탈의실문에 부착)뒤에
앵글을 붙여 보는 사람쪽으로 기울여지게 벽에 설치되어 있다가 다섯살 (생후3년8개월)밖에 안된 아들을 덮쳐
외상은 귀뒤가 찢어진 게 다였지만 5개월째 정신과 치료중이다.
다행히 아들은 워낙 밝은데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향을 타고나 다음달이면 진료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백화점의 보상담당 총무팀장의 태도에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만 쏟고 돌아와야 했다.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내아들이 다치고 정신적 충격에 힘들어했던 지난 시간들...
둘째낳은지 두달도 안되어 당한 일이라 산후조리도 제대로 하질 못하고
백일도 안된 둘째를 업고 땡볕에 힘들게 여기저기 다녀서 어린 것이 고생한 것...
일주일에 주말빼고 병원과 치료목적으로 다니던 센터에
나혼자는 너무 힘들어 여동생이 함께 살며 도와주고 있는 힘든 상황인데도,
정작 합의하려고 나온 사람의 말은
"영수증이 300도 안되니 600으로 합의보자"는 성의없는 말뿐이었고,
어떻게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나 간병비는 왜 생각도 않냐고 하니까
자기들도 알아볼만큼 다 알아봤으니 좋게좋게 합의보자는 말만 할 뿐이었다.
대기업이니까 어디 물어볼 곳도 당연 많겠지만
소시민이 자기네 백화점에 쇼핑하러 갔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정말 눈도 깜짝 않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고뒷처리를 그렇게밖에 못하는 곳이 고객을 상대하는 백화점이라는 게 이상할 정도다.
사고당일엔 비바람이 많이불었는데 안전요원은 커녕 남편이 가위라도 좀 달라고 외치자
옆매장에서 가져다줘 아들의 옷을 잘라 알몸으로 벗겨 큰 유리조각을 털어내고
학교로 치면 양호실같은 곳에 가서 드라이어로 머릿속에 박힌 깨알같은 유리를 털어내고 난뒤야
안전요원의 등에 업혀 택시잡아타고 강남성모병원 응급실에 가게 되었단다.
엄마인 내가 이해가 안되는 건 아이응급처치하는 동안에 119앰뷸런스나 안되면 회사차량이라도
움직여야하는거 아닌가.
최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따져 묻자 백화점앞이 차가 많이 밀려서 그렇게 했단다.
아픈 아이가 비바람 맞아가며 병원간 걸 생각하면 가슴이 지금도 저린다.
동생이 태어나 늘 쇼핑도 엄마아빠랑 함께 다니다가
아빠와 단둘이서만 유치원 하복와이셔츠 사러간 날이기에 맘이 더 아프다.
그렇게 병원에 눕혀놓고 가서는 4일이 지나도록 전화 한통 없었다.
이게 말이 되는 처사인가.
부모는 억장이 무너지는데 아이가 괜찮은지, 더 큰 문제는 없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이런 걸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엄마인 내가 응급실에 누워있는 아들생각해서 눈물 한방울 안흘려 너무 쉽게 봤던걸까.
그래선지 우리에게 매장내에서 생긴 사고는 100% 백화점의 책임이 아니며
자신들은 고객이 이동하는 동선에만 책임이 있단다.
이렇다면 뭘 믿고 쇼핑을 해야 하는가.
머리에 안전모라도 쓰고 다니라는 소리밖에 더 되는가.
거기다가 한술 더 떠서 남편이 저지른 일 아니냐며 덮어 씌우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세상 어느 아빠가 자식을 그 지경까지 몰고 가겠는가.
아무리 돈이 최고인 세상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