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건설교통부와 서울시가 송파 새도시를 둘러싸고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송파 새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서울시는 송파 새도시 개발이 강남북 균형 발전을 저해한다고 맞서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진단이다.
서울시가 송파 새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로 내세운 것은 공급물량 과잉과
강남북 균형 개발 문제다. 서울시는 송파 새도시에 들어설 4만9천가구가 없더라도
앞으로 강남에서만 10만 가구 이상 물량이 나오기 때문에
공급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송파 새도시 건설 과정에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풀리면
서울과 인접한 경기 성남(분당), 용인, 수원, 하남이 모두 맞붙게 돼
강남을 비대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인근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물론 주택공급이 많으면 좋지만,
우선 순위로 따지면 강북이 우선”이라며 “강남북 균형 개발의 취지에서 볼 때
송파 쪽에 새도시를 지으면 다시 강남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북 중심의 뉴타운 사업이 진행된 다음 강남 새도시를 개발하는 게 순서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주장하는 강남의 공급물량은 과대 포장됐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2010년까지 강남 송파 일대에 공급되는 주택 물량은 잠실주공 1~4단지,
가락시영, 잠실시영, 거여·마천뉴타운 등 모두 10만채에 이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물량은 재건축 및 뉴타운지구의 기존주택 멸실분을 계산하지 않은 수치로,
이를 빼면 순수하게 늘어나는 주택은 2만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송파 새도시를 개발해도 강남에서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또 송파 새도시에 짓는 4만9천가구 중 2만 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계획돼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부동산업계에선 서울시가 송파 새도시의 분양값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의 경우 군부대 이전비용을 뺀 개인 토지보상은 많지 않아
가격 면에선 판교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면적 25.7평 주택의 분양값은 평당 1200만원선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서울시 뉴타운사업의 경우 분양값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커
비슷한 시기에 송파 새도시 아파트가 공급될 경우 뉴타운 분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었던 ‘한강르네상스’ 계획이
송파 개발로 빛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송파 새도시 개발로 강남권 주택공급이 늘면
용산과 압구정동, 성수동, 마곡지구 등 한강 일대를 개발하려는
이른바 ‘한강르네상스’ 계획도 조기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훈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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