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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투데이.. 21

송수민 |2003.05.06 10:21
조회 142 |추천 0

"전화기 신고를 했어야지, 김현주."

 

동상 앞으로 다가간 현주는 말을 붙이는 민혁에게 살짝 눈을 흘겼다.
그리곤 그 옆에 선 민에게 고개 인사를 했다.

 

"너, 기다리다가 민혁오빠한테 전화했는데, 마침 이쪽으로 지나가는 길이라잖아. 그래서."

채현이 현주에게 말했다.

 

"야, 정민! 현주도 드디어 문명인의 첫 소지품인 휴대폰 장만했는데, 너도 이쯤해서 하나 구입하심이 어떠냐?"

 

민혁이 정민을 향해 말했다.

 

민은 그러나 그냥 웃을 뿐 대답은 없었다.

 

"아무튼 이상해, 정말. 현주도 간신히 꼬셔서 산거라니깐. 둘은 아무래도 이상한 부류의 한 통석 같애, 정말."

 

채현이 정민과 현주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현주가 말이지. 앞으로 휴대폰을 사용하면서 얼마나 필요했던 물건인데, 그 동안 왜 안 가지고 다녔는지를 200자 원고지에데가 감상문으로 민이한테 체출해줘라."

 

민혁이의 말에 모두가 한바탕 크게 웃었다.

 

"필요할 때가 되면, 살게."

"오 - 우. 살께라.. ? 반 긍정인데..? 이거 엄청난 소득이다, 정말.."

 

민의 대답에 민혁이 또 한번 오버하는 표정으로 익살스럽게 대답했다.

 

"어디 가서 앞으로 닥칠 시험기간 동안의 체력안배를 위해 거한 만찬을 하심이 어떠할지를 묻겠습니다. 여러분!"

 

민혁의 익살스러움에 다시 들 한번 웃으며 민혁을 쳐다봤다.

 

*

 

"아, 그래. 준이 불러서 같이 데리고 나가자."

 

민혁이 전화기를 꺼내서 현주에게 건넸다.

 

현주는 영문을 몰라, 그런 민혁을 쳐다봤다.

 

"아..아! 현주도 이제 전화기 있지, 참. 현주야~ 준이한테 전화해서 밥 먹으러 가자고 해."

 

민혁의 말에 현주는 웃었다.

 

채현은 현주가 가방에서 수첩을 꺼내 이름 확인하며, 몇 장을 넘긴 다음에 전화기에 번호를 누르며 신호음을 기다리는 현주를 신경쓰이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네, 여보세요... 준이오빠?"

 

채현은 현주가 정준과 통화하는 내내 신선은 창 밖으로 돌리고 있었지만, 귀는 현주 쪽으로 크게 열어 놓으며 통화내용에 신경을 썼다.

 

"잠시만요, 그럼."

 

현주가 전화기를 민혀깅 앉은 앞좌석으로 내밀었다.

 

"어디로 가 있을 건지 말해달라는 데요?"
"어, 그래?"

 

민혁이 현주의 전화기를 받아 통화를 하자, 현주는 채현을 쳐다봤다.

 

채현은 현주가 쳐다보는 기분이 들자, 고개를 창에서 돌리며 같이 웃어 주었지만, 그 웃음이 어색하게 지어졌다.

 

"준이도 휴대폰 가지게 된 거 무척 축하한단다, 현주야."

 

민혁이 현주에게 전화기를 돌려주며 말하자, 현주는 괜히 쑥스러운 미소로 민혁을 쳐다본 다음 채현을 향해 소리내지 않고 입 모양으로만 니 덕이 다라며 말했다.

 

"준이가 먼저 가 있으라고 하니깐, 우리가 먼저 출발하자."

 

민혁의 말과 동시에 차가 출발했고, 차안으로 경쾌한 음악이 흐리기 시작했다.

 

*

 

"이쪽 분이 그러니깐, 이 채현앙이군..? 안녕하세요, 정준입니다."

 

준은 민혁에게로부터 채현을 소개받자, 민혁에게 의식의 눈빛을 슬그머니 살짝 보내면서 채현을 향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채현입니다. 민이오빠랑 민혁오빠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오- 호. 그래요? .. 엇? 현주한테는 제 이야기 못 들었어요? 야 - 김현주. 오빠 이야기를 한번도 한적 없단 말이야?"

 

준이 현주에게 섭섭하다는 장난의 눈빛을 보내자, 현주가 손을 저으며 채현을 향해 말했다.

 

"아니, 아니 했어요, 오빠. 무슨... 오빠, 참 ..재미난 사람이고, 민이오빠랑은 성격이 좀 다른 거 같다는 뭐 등등의.. 그치 채현아?"

 

현주가 채현의 얼굴을 보며 물을 때, 채현은 잠시 준이 현주를 향해 했던 물음에 신경을 쓰고 있던터라 질문의 요점을 대강대강 받아들이면서 어색하게 현주의 말에 호흥 해주었다.

 

"거봐요, 오빠."

 

현주가 준을 향해 말했다.

 

"이상하네, 정준...? 현주가 채현이한테 니 얘기 한 마디도 안 했으면 큰일날뻔했다는 표정이야, 너 지금."

 

민혁이 준을 보며 놀렸다.

 

"당연하지."

 

준은 그냥 흘리듯 장난 섞인 말처럼 대답했지만, 왠지 그 안에 내포된 다른 마음이 있는 얼굴 표정이 만들어 졌다.

 

채현은 뭔지 모를 기운이 감도는 현주를 향한 준이의 안테나를 느꼈다.

 

"아무래도 주파수가 틀린 것 같애."
"어..?"

 

혼잣말처럼 하는 채현의 말에 현주는 반응을 보였다.

 

"뭐라구?"

 

그러나 채현은 도리어 현주에게 왜 그러느냐는 시선을 주며 현주의 질문을 묻었다.

 

"당장 우린 모레부터 지작하는데, 너희는 날짜가 어떻게 돼? 그룹으로 공부 시작할까?"
"과도 다 다른데, 그룹 스터디가 소용 있겠어, 어디?"

 

민혁의 제한에 역시 꼬리를 물고 말하는 건 채현이었다.

 

"그냥 오랜만에 도서관이건 어디서건, 모여서 공부해 보자는 거지, 꼭 도움을 받고 주자는 의미겠냐... 이채현?"

 

민혁의 말에 채현을 그냥 잠자코 있어야 겠다면서 괜한 음료수컵의 빨대를 입에 물었다.

 

"뭐, 그도 좋은 방법인데? 함게 모여서 공부하다보면 더 친해지고 좋겠는데, 뭘."

 

준이 얼른 민혁의 말에 동조를 보내면서 옆에 앉은 민에게도 그렇게 하자는 눈빛을 보내며 주위의 반응을 모두 찬성으로 몰아갔다.

 

*

늦게 도착한 현주는 도서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두리번거리며 도서관 열람실 안쪽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으로 왔지만, 막상 도착해서 본 도서관의 풍경은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그 열기가 도서관을 달구어 후끈거리게 만드는 기분을 현주는 느낄 수 있었다.

반쯤 들어가던 현주는 책상위로 책을 든 손이 올려지면서 까딱까딱 흔들기 시작하자, 그곳이 일행들이 모여 있는 자리임을 눈치 체고 그리로 갔다.

 

책으로 손을 흔든 사람이 민혁이였다는 걸 가까이 와서야 현주는 알았다.
그리고 현주가 다가와 책상으로 서자, 조용하게 의자를 빼주는 민에게 현주는 미소로 인사를 대신하며 가방을 내리고 앉았다.

 

"역시 의대생들이라 다르네요."

 

나지막한 현주의 목소리에 민혁과 민은 빙그레 웃으며 짜고 그리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브의 자를 만들어 보였다.

 

현주는 그 모습에 작게 웃다가 가방에서 책과 노트를 거내 펼쳤다.

 

*

 

[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하시고..]

 

무현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사라져 버린 소진...

 

다시 가보았던 가게에서도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만 할뿐,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도무지 가르쳐 주지 않던..

 

무현은 이 모두가 자신의 실수인 것 같았다.

자신을 피하기 위해 준비해온 사라처럼 일제히 모든 연락처조차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 소진이 걱정이 되어 무현 자신의 탓으로 돌아왔다.

 

"네, 들어와요."

 

노크소리에 무현은 생각을 접었다.

 

"실장님, 회의 들어가실 시간입니다."

"고마워요."

 

무현은 잠시 후 의자에서 일어나 서류를 챙겨들었다.

 

회의 자료를 브리핑해서 말하는 무현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자료를 다시 검토해 보기도 하는 이사진들의 눈에는 이렇게 잘 할거면서 왜 여태 방탕한 생활을 했는지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었다.

 

*

 

"가장 설치더니, 제일 늦네.. 준이랑. 채현이."

 

민혁은 손에서 자판기 커피를 현주와 민이에게 건네주고는 입에 물었던 자신의 컵을 손으로 들며 말했다.

 

"이 정도로 늦을 줄은 몰랐는데, 점심이 훨씬 지났죠?"

 

현주가 복잡한 도서관 휴게실의 중앙에서 한적한 곳을 찾아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채현이랑 통화는 한 거였어?"
"네. 아침에 같이 나가자고 전화했더니, 채현이가 조금 늦을 것 같다면서 먼저 가 있으라고 했거든요."

 

민혁이가 궁금해하며 묻자, 현주는 민혁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대답해 주었다.

 

"일 닜나보지.. 준이도 작업이 잘 안 되는지, 어제는 술까지 마시고 새벽녘에 들어오더라.. 아마 지금도 자고 있을 거야. 분명히."

"그 자식 이번에는 꽤 진지하게 준비하네?"

 

민혁이 민을 보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도 그래 보여. 예전하고는 분위기도 달라졌구."

 

민도 민혁의 말에 동조하는 눈빛으로 대답했다.

 

현주는 그 둘의 말은 그냥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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