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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14

편지 |2003.05.07 12:38
조회 139 |추천 0

"나도 5분전에 나오는데 너가 일찍 나오니까,

상대적으로 내가 늦는 기분이야."

"나도 방금 나왔어~ 점심은 먹었어?"

"응 대강~"
"안먹었구나? 순대 좋아해? 근처에 깔끔하고 맛있는 순대집이 있거든."

 

한옥집을 개조한 조용한 순대전문집이었다.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면 상과 상 사이를

창호지 문짝으로 가림판을 만들어 놓은 단정한 곳이었다.

잔잔하게 들리는 국악이 애처로운 느낌이었다.

 

"시험은 잘 봤어?"

"대강~"

"너 대강이라는 말 참 잘쓴다!"

"그래?  저기 나 오늘 할 말이 있는데.."

"지금 하지 말고 이따 집에 들어갈때 하면 안돼?"

"그래.."

"순대 먹고 어린이 대공원에 가자.. 오늘 친구들과 모임이 있는데

애들이 너 데리고 나오래. 저녁에 시간 괜찮지?"

"고딩 동창들?"

"응 저번 미팅때 내옆에 앉았던 짧은 머리 남자애 기억나?

걔가 성수고, 길현이라고 진짜 말 재미있게 하는 친구랑

인제 라고 공부가 특기인 친구가 있어."

 

그날 나는 왜 정희의 친구들을 만나러 간걸까?

정희의 의지에 따라서?

어쨋튼 처음 보는 사람들과 그렇게 재미나게 놀기도 처음이었다.

"성수랑 목욕탕을 같이 갔는데요, 목욕전과 목욕후가 3킬로가 차이가

나더라니까요! 그래서 성수에게 얼마만에 목욕 온거냐니까

이녀석이 대답을 안하더라구요. 목을 조르니까 그제서야 3개월 전에 왔었다대요~"

썰렁한 이야기 였는데 길현의 입에서 나오니

안 웃을 수가 없는 이야기로 둔갑하였다.

 

"오늘 재미있었어?"

"응  한참을 웃었어."

"근데 왜 어린이 대공원 안에서 모이는거야?"

"그냥 날도 좋고, 또 성수 어머님께서 거기서 가판을 하시거든..

아까 과자 엄청 많이 가져 왔잖아? 그거 어머님이 먹으라고 많이 주신거래."

"친구들이 선한 사람들 같아."

"아니야! 악독한 놈들이야.. 농담이고, 착하지~

녀석들 너가 아주 맘에 드나봐.. "

"나를 맘에 들어한다니 흐뭇한걸!"

"오늘은 집에 데려다 주어도 돼?"

"오늘이 세번째 만남인걸로 알고 있는데?"

"세번 이상이라고 하지 않았어?

'이상'이면 세번도 속하는 거야!"

"어디 가까운 호프집 없을까?

내가 할 이야기가 있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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