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맏며느리이신가요? 제사가 무척 많네요. 어린이날, 생일 챙겨줘야 할 조카들도 많겠군요. 님의 자녀도 있을 테고..
저희 시댁은 제사가 1년에 한번, 명절 두번, 합해서 세번이죠.
어머님, 아버님, 할머님 생신까지..
님의 시댁에 비하면 정말 몇번 안되지만 그래도 피곤한데..
효자신랑 때문에.. 처음에는 맞사위가 돼가지고선 사위노릇은 안하고 아들노릇만 끔찍하게 잘 하려고 해서 정말 미웠죠. 근데 지금은 어머님 막내아들보다는 처가집 큰아들노릇 잘 하고 있습니다. 1년 넘게 교육시킨 끝에(정말 힘들게 교육시켰죠. 어머님한테는 오빠 말고도 아들이 셋이나 더 있지만 엄마는 동생들도 서울 올라가 있고 나 말고 누가 있어? 없잖아~~~!!!)..
님은 얼마나 힘들까 생각이 드네요.
저도 처음에는 잘 하면 예쁘게 봐 주시겠지..
하면서 정말 잘 하려고 애썼는데 아무리 잘 해도 저를 밉게 보는 분이 계셔서..
전에도 언젠가 썼던 얘기인데 시당숙모님. 내가 어디 문제 있어서 자기 조카가 나 불쌍해서 결혼해 주는 것처럼 말씀하시더이다. 한마디로 난 모자라고 부족하고 자기 조카는 완벽하다는 거였죠.
그리고 처음 인사갔을 때 웃으면서 인사했더니 하시는 말씀이 제 이빨 싹~ 다~ 뽑고 새로 하라고 하시데요. 여자 이빨 그렇게 생기면 안된다고.
내가 어케 생겨서? 앞니와 송곳니 사이에 있는 이 하나가(왼쪽만) 약간 들어가 있는데(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걸 덧니가 난 걸로 보신 거죠. 정말 예리하시죠?
자기 조카가 나한테 먼저 놓치고 싶지 않다, 결혼하자고 한 걸 모르고서는..
지금은 얌체같은 짓(?) 많이 합니다. 잘 해도 예쁘지 않고 못해도 밉고.. 어차피 똑같은 말 듣는 거 내 할 말은 하고 살자 하는 생각을 결혼 6개월만에 하게 됐죠.
지금은 결혼하고 2년이 지났는데 하는 일 없이 얼굴만 봐도 예쁜 게 막내며느리라고 했던가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동서들 안 가는 때에 저 혼자 갈 때가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런 저를 보고 신랑은 항상 '미꾸라지'라고 하네요. ㅎㅎ
큰딸은 엄마 팔자를 닮는다고 하더니만 제가 꼭 그러네요.
한 가지 다른 건 엄마는 큰집가서 맏며느리노릇하시지만 난 시댁가서 막내로 사는 거죠.
처음에는 조금 힘들겠지만 이젠 님 목소리도 크게 내시고 감정 표현도 하고 사세요. 우리나라의 며느리들 모두 따뜻한 피가 흐르는 사람이지 로보트 태권브이가 아니니까요. 힘내세요.
그리고 시누이가 뭐라 그러면 당하고만 계시지 마세요.
이건 어떻다, 저건 어떻다, 부당하다 생각되면 아가씨(형님)가 너무 억지부리는 거 아닙니까? 라는 말도 하시구요.
처음이 어렵지 한두번 하다 보면 나중에는 어렵지도 않습니다.
집에도 키우는 강아지도 식구들이 이뻐해야 남들도 이뻐하는데..
님을 강아지에 비유하는 건 아니구요.. 자기를 자기가 아끼지 않으면 남도 자신을 아껴주지 않는답니다.
그리고.. 님이 행복해야 시댁이고 친정이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겠죠?
님 자신을 지금보다 더 사랑하세요.
님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