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효주에게 웃을 일밖에 없다.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해야 할까.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KBS 1TV 일일극
‘하늘만큼 땅만큼’(극본 최현경. 연출 문보현) 시청률이 30%를 넘는 고공비행을 하고 있고.
지난달 말에는 영화 ‘아주 특별한 손님’으로 싱가포르 국제영화제에서 생애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일본에선 드라마 ‘봄의 왈츠’가 NHK 위성 채널을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우울한 이미지를 싹 걷어내고 활짝 웃는 일만 남았다.
‘하늘만큼 땅만큼’에서 90회가 다 된 현재까지 줄곧 무영(박해진)??탁 터놓고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못하고 마음고생하는 지수 역에 갇혀 있었지만 10회만 더 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 얘기가 나오자 한효주는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쾅쾅’ 친다.
"연기하면서도 답답해요. 게시판에 ‘무영 지수. 웃는 얼굴 보고 싶다’는 글도 많고요.
둘 사이의 관계 정리가 너무 길었잖아요. 극 중 웃는 모습이 없는 건 아닌데 꼭 마지막에는
‘담담한 지수’라는 지문이 붙어요. 그러니 모두 우울한 지수만 기억하죠."
한효주는 100회가 넘어가면 보여줄 미소를 미리 보여준다."원래 저 잘 웃어요.
말이 많진 않지만. 100회부터는 잘 풀린대요. 기대가 커요." 최근 들어 시청률뿐만 아니라 연기가
좋아졌다는 칭찬까지 받고 있어 기분이 산뜻하다.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처음으로 시청률 30%를 넘어 보니 작품에 대한 애정과 욕심이 더 생겨요.
연기 못한다는 소리 듣는 게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잘 한다는 얘기를 들으니 점점 더 편해지는 것
같아요."
영화제 수상은 전혀 기대하지 않은 복권에 맞은 느낌이랄까.
아주 특별한 손님’에서 불안정한 20대 초반의 여자 역을 소화해냈다.
"영화제에 나간다는 정도만 알았어요. 생각지도 못한 데서 행운이 날아드니 얼떨떨하더라구요.
감독님(이윤기)과 스태프??크게 한 번 쏘려고요." 인기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까. 일주일에 7일
촬영(‘하늘만큼 땅만큼’)이라는 빡빡한 스케줄이 있다.
"드라마에 모든 걸 바치는 거예요. 몇 컷 찍으려고 몇 시간씩 대기해요.
여유 시간이 있으니까 책도 많이 읽어요. 공부한 적은 없지만 혼자서 그림도 그리고요."
나이에 비해 ‘속 깊은 아이’로 소문이 자자한 한효주는 인터뷰가 끝날 무렵 환한 얼굴로 왼팔에
차고 있던 은색 금속 팔찌를 풀어놓았다. 마음의 짐을 덜고 이제는 편히 웃을 수 있다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