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를 여러 가지로 규정할 수 있겠지만, 나는 진정한 호통이 사라진 시대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또 다르게 스승이 없는 시대, 어른이 없는 시대로 표현되기도 한다. 소위 이 시대의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미 그 권위를 잃어버렸다. 누구도 잘못을 보고 잘못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정신이 번쩍 들도록 호통을 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호통이 개그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누가 이 시대를 정신차리게 할 수 있을까?
축구 선수 박지성이 활약하고 있는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세계적인 명감독이다. 세계 최강의 프로축구팀인 맨유에서 20년이 넘게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자체가 그의 위치를 말해 준다. 그의 별명은 '헤어 드라이어 트리트먼트'다. 화가 나면 선수들의 얼굴에 입을 가까이 댄 후 머리카락이 휘날릴 만큼 욕설을 퍼붓는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훈련이나 경기 중 조금이라도 선수가 딴 짓을 했다 하면 바로 얼굴에다 대고 뜨거운 입김을 내뿜으며 머리가 멍할 정도로 쉴 새 없이 고함을 지른다고 한다. 선수들은 퍼거슨 감독의 호통을 한 번 듣고 나면 윙윙거리는 헤어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난 듯 멍한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선수들이 하나같이 그를 존경하고 따른다. 올해의 선수로 뽑힌,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호나우두(호날두)도 호통을 듣는다. 호나우두는 퍼거슨 감독의 호통에 대해, "정확히 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의 선을 정해 준다. 감독님의 호통은 나를 더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란 걸 잘 안다. 감독님의 말은 언제나 맞다."라고 말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정확히 지적할 수 있고,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헤어 드라이어 트리트먼트'라는 별명을 얻기 마련이다. 그것은 한 사람을 바르게 고쳐서 성장시키고자 하는 열정이다. 헤어드라이기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인해 흐트러진 자세가 바로 교정될 것이다.
가끔 버릇 없는 아이들을 볼 때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만약 헤어드라이기처럼 스위치가 있어서 내 마음을 켤 수 있다면 아이들 머리카락을 다 태워버릴 만한 열이 아닐까싶다. 그런데도 나는 아무 대책이 없다. 그런데 나는 집에서 불호령을 내리는 아빠다. 하지만 내 자식에게 호통치듯 그 아이들에게 호통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내 자식 같이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식 같이 사랑한다면 자식 같이 호통 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사랑이 없었기 때문에 진정한 호통이 사라진다. 이 시대와 나는 호통칠만큼 사랑하지 못하고, 간신히 선생님 흉내, 어른 흉내만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