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알바이야기 #Prologue(3)

Ren。 |2007.06.13 13:02
조회 116 |추천 0

주환이놈 집앞에서 잠복하길 2일째,

이색히가 미쳐서 집에 잘 안들어 온다는 걸 알고서도 차마 찾으러 돌아다니지는 못하겠고,
길가다가 만났는데 연장들이대는건, 솔직히 당시에 순진했던 저로써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잠복을 진행했습니다.

 

잠복 4일째,
학원에 4일빠지고, 엄마가 알게되던날. 이미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습니다. 하하하
-_- 아놔 솔직히. 그당시엔 엄마한테 뭐 걸리는게 조낸 무서웠거든요. 다들 그렇잖아요. 어릴땐데.


하여간 결전의 날은 도래했고,
그날 아침 저는 제가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검은색 비니모자를(...뭐 원래 가진게 없어서 이런게 소중합니다.) 눌러쓰고
여름 화창한 날의 풍경으로 뛰어나왔습니다.

그리고, 저녁 6시 30분.

네 학원 5일째 빠져서 이미 난 죽은목숨.
어짜피 한번 살다가는 인생인데, 이런들 어떠하리.
마음을 굳게 먹고 기다리는데,


놈이 오는게 보였습니다.
꼴에, 여자친구인지 모여고 교복을 입은 생물학적 여성을 데리고..하여간 둘이 정말 사랑하긴 할것 같은 어울리는 면상들.

 

아파트 오른쪽에 등나무 우거진 곳에서 그냥 서있었는데, 앞에서

아니 이색히가 좀사는지 벤치에 앉아서 여자친구인지 뭔지를 더듬으면서 전화통화에 열중하는 겁니다.

시바..핸드폰이라니 부럽다. 아 이게 아니지.

매너좋은 저는 기다렸습니다. 통화시간 20분가량.

 

이건뭐 보는사람 없으면 치마라도 들어올릴 기세라서.
조심스럽게 배트끝에 매어둘 고무끈을 감싸쥐고 풀스윙.

 

말은 안했지만, 남자만의 운동으로 다져진 제 팔뚝은 지금까지도 져본적이 두번을 안넘어가는 꽤 좋은 근육으로 소문이 나있습니다.

당시에 휘둘렀던 배트가 머리에 맞았으면 아마 다시는 녀석을 볼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었겠습니다만. 평생 야구 경기 한번 본적없는 제가 배트의 무게를 제대로 가늠했을리 없는터.

벤치윗부분에 맞고 나무가 부러지고, 주환이는 깜짝놀라서 벌떡일어나 저를 바라봤답니다.

눈이 마주쳤을때, 나는 할말이 없어서 배트를 다시 뒤로 감은다음 뻘쭘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어. 어.. 안녕?"


놈은 도망갔습니다.

아마, 본의아니게 천연덕 스러운 내 인사를, 듣고는 공포에 질린건 아니었을까.

그 여자친구인지 뭔지 알수 없는 생물학적여성분께서는, 벌벌떨다가 그자리에서 한시간을 울었습니다. 

 

왜 내가 그여자를 집에 데려다 줬는지 알수 없으나
하여간 참 손해보면서 살수 밖에 없는 성격을 타고 태어난 나는 전생의 업보라는 사실도 깨닫았습니다.

 


예상들 하셨다시피.
그 이후에는 잠복하러 못갔습니다.

 

맞았으면 홈런맞고 뇌진탕으로 가실지도 몰랐다는 걸 깨닫은 뒤로, 그렇다고 담그는 것도 무리고,
또, 맞았던 기억이 며칠이 지났다고 희석이 되는지 원.

 

하여간 그냥 학원 다녔습니다.
공부는 안했구요. 네. 뭐. 다들 그랬듯이 저도 무의미 하게 지내다가.
방학 끝날때쯤 모 만화방 앞에서 놈을 만났습니다.
놈은 또 도망갔습니다.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일이라는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여름방학뒤로 나는 맞지는 않고 살았고,
다만,

미친개니 건딜지 말라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알수 없는 세상이에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