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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사랑

푸른솔 |2003.05.28 23:48
조회 752 |추천 0

아직도 잠이 덜깨서 졸린 눈으로 현관을 들어서며 인사를 합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된장찌게 끓였다. 냉장고에 있던 고기 넣고."

"맛있겠다. 아들들 밥묵자. 할머니가 된장찌게 끓이셧대"

맛나게 끓여진 된장찌개가 올려진 밥상에서 네식구가 오손도손 밥을 먹습니다.

"할머니 오늘 오실거지요~~"

"어딜? "

"야..니가 밥을 빨리 묵고 말을 잘들어야 가시지. "


"열시 반까지냐? 삼반 교실이 뒤쪽이더냐?"

" 네. 꼭 오셔요"

사학년 공개 수업날입니다. 출근하는 엄마 대신 할머니를 모시고 가랫더니

아침부터 졸라 댑니다. 아들의 체육복 살돈과 자습서 살돈을 맡기고 나섭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해서 살살 다녀라."

점심시간이 되어서 도시락을 열다가 그만 가슴 한구석이 아릿 해집니다.

혼자 살땐 밥하랴

씻으랴.

애들 깨우랴

동동 거리다 보면 도시락을 풀때 쯤이면 이미 밥이 식어 버려서

미지근한 밥을 먹곤했었는데 ,어머님이 도시락을 싸시면서는 늘 따끈한 밥이 들어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운밥을 먹이시려고 압력솥에서 김이 빠지면 바로 퍼서

담으시는 덕이지요.같이 담긴 된장찌개 속에는 고기가 소복히 담겨 있네요

고기 좋아하는 며느리 생각에 일부러 찌개냄비 속을 휘저으면서 건져 담으시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어머님의 마음이 가득 들어 있는 밥을 보면서 한참 생각에 잠겨

수저를 들지 못하고 앉아 있었습니다.아무리 내리사랑 이라지만 이렇게 받기만

해도 되는지,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닮는다는데 정말 그렇게 되려는지

걱정되기도하고 고맙기도한 마음입니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어머님은 길에서 기다리십니다.주차하기 좋은 자리에

물통하나 가져다 놓으시고 다른차가 주차하는것을 막으시며 기다리시다가

내차가 보이면 환하게 웃으시면서 통을 들어 내시고 손짓을 하십니다

반듯하게 차를 대고 내리면 비로소 웃는 얼굴로 오늘있었던 일을 말씀하십니다.

참관수업 사십분동안 손주가 두번이나 발표를햇다는것부터, 학교의 상황,

할머니는 당신 혼자 여서 좀 쑥스러웠다는 이야기까지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집에서는 말썽만 피우는 손주가 학교에서는 제몫을 다하는것이 대견하신 모양입니다

아들은 아들대로 할머니께서 참관수업에 와주셔서 신이 나서 싱글 벌글 입니다.

수양산 그늘이 천리를 간다던가요?

늘 베풀어 주시는 어머님 덕에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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